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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시위진압 특수부대

by 안그럴것같은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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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기동대 1중대의 사진이며, 이 방패는 내가 복무하던 시절 전후에 사용하던 방패이다. 소재는 FRP 이며 파이에 대항할 때는 각도를 잘 잡아야 한다. 어설프게 각을 잡으면 종이 찢어지듯 쭈-욱 찢어지며 간이 콩알 만해진다. 지금은 이런 방패를 사용하지 않는다. 나 처럼 키가 작은 사람은 가슴 높이까지 올라온다. 위 사진은 이 블로그와 상관 없다.)

 

1996년 연세대 사태 후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시위진압 특수부대를 만들겠다고 발표 한다.

오지게 함 붙고 나니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물론 위 사진의 1중대도 뭐 나름 1기동대의 선봉 중대로서 '특수부대'라 할 만 하지만, 실질적 활용도는 그러하였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시위진압용으로 '창설된' 특수부대는 아니다.(특정 기사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어 이 글을 쓴다.) 시위진압용으로 '훈련된, 혹은 경험된, 특화된'부대 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1중대이기에...

 

어쨌거나,

서울시내 각 부대에서 신체조건이 우수한 무술 유단자를 중심으로 부대를 창설하니 인적으로 협조하라고 하여 각 부대에서는 이를 두고 고심한다.

 

군대 갔다온 사람은 알지만

그래도 몇 개월 근무한 부대가 좋다.

다른 부대 가는 것 보다는...

 

지휘관도 내 새끼 차출해서 남의 집 보내는 거 좋을 리 없다.

똘똘하게 성실하게 복무 잘하는 쫄따구, 생활 잘하고 고참역할 잘하는 유단자 부대원 보낼리 없었다.

각 소대장은 분대장급 고참들과 상의한 결과

.

.

.

그 결과.

내가 속한 부대에서는

어리버리하고 멍청하고 말 잘 못알아듣고 사고나 치는 멍청한 쉑

이름하여 '고문관'을 '시위진압 특수부대'로 보냈다.

 

나중에 시내에서 다른 부대에 있는 동기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다른 부대에서도 똑같이 대처하였다.

 

그리하여 창설된 시위진압 특수부대......

각 부대에서 가장 멍청하고 병신같은 놈들만 모인 집단이었다.

(간혹 한 두 부대에서 충성심이 가득한 지휘관이 유단자 대원을 보냈다고 한다.)

 

사실 우리끼리도 그랬다.

1중대가 옆에 지나가면

'야, 1중대야. 1중대...'

 

시위진압 특수부대 지나가면

'야, 저것들봐. 저것들. 저 어리버리 한 것들...'

 

얘네들 선봉에서 먼지 날리는 꼴을 보면 얼마나 웃기던지...

 

(병하야, 너 거기서 무사히 제대했냐? 내가 보낸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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