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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을 떨어뜨리는 요인들

by 안그럴것같은 202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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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을 떨어뜨리는 요인들

 

조난(遭難), ‘어려움을 만났다라는 뜻이다. 산에서 벌어지는 어려움이나 사고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바로 내려올 수 있다면, 큰 문제될 것이 없다. 현장에서 사망한 경우는 이미 끝난 것이지만, 골절 등의 부상을 입어도, 길을 잃어도, 탈진이 되어도 구조대가 즉시 도착하여 바로 산을 내려올 수 있다면, 생명유지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산에서 예정된 시간 내에 내려 갈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오랫동안 산에서 지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그것도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여분의 식량, 보온 옷 그리고 침낭을 비롯한 막영구를 지니지 않았다면, 가장 먼저 직면하는 문제는 바로 체온저하다. 그래서 산에서 벌어지는 모든 조난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저체온증이다.

 

책이나 인터넷 등에 있는 저체온증에 대한 대처요령은 보통 이렇다. 텐트를 치고, 스토브를 켜고, 건강한 사람과 함께 침낭 속에서 알몸 마사지하고, 따뜻한 것을 먹이고... 말은 그럴듯 하지만 현실성이 없다. 요즈음 누가 당일산행에 그런 장비들을 가지고 다니는가? 보온병도 겨울철이나 휴대하지만, 보통 저체온증은 겨울이 아닌 계절에 더 많이 빠져든다.

위의 방법과 같이 즉시 가온조치를 할 수 없을 때의 현명한 대처법은 가장 빠르게 구조되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체온증은 1~2시간이내에 사망할 수도 있어 일단 빠져들면 속수무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대책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 저체온증에 대하여 정확히 이해를 하고, 체온저하의 요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사전에 잘 대처해서 빠져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산에서 체온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보통 외적인 요인이라고 하는 자연의 악조건과 내적인 요인이라고 하는 사람의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자연적인 요인은 산에서 만나는 한습풍(寒濕風)환경인데, 산에 높이 올라가면 기온이 떨어지고(), 비나 눈을 맞아 몸이 젖거나, 바람을 맞으면 체감온도가 떨어지게 된다.

높이 올라가면 태양으로 덥혀진 지표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기온이 저하되는데, 이것을 기온감률이라고 하며 100미터 올라갈 때마다 0.5~1.0씩 떨어진다. 이것은 계절, 지역, 고도에 관계없이 산에서 누구나 만나는 현상이며, 평균 0.7로 계산해도 1,000m 정도의 산에서는 평지보다 약 7정도 기온이 떨어지므로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기온감률은 높이 8,000m이상이 되면 다시 올라가는데, 보통 그 정도 높은 곳까지 가는 일이 흔하지 않으니, 거기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겠다.

 

바람이 불면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기온은 공기의 온도, 바람은 공기의 이동이므로 바람이 아무리 세게 불어도 기온은 변화가 없다. 다만, 바람은 우리의 체온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춥게 느끼는데, 이것을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 저하라고 한다. 바람이 초속 1m의 속도로 불 때 체감온도는 약 1.6씩 떨어진다.

산에 높이 올라가면 바람은 늘 분다. 즉 기온감률과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 저하는 산악인이 늘 겪게 되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설악산 바로 아래 해발 10m정도인 속초기온이 0인 겨울철, 높이 1,708m인 설악산 대청봉에는 초속 5m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고 대청봉 정상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를 계산해 보자. 기온감률 0.7 * 17 =  12이므로 대청봉 정상은 바람이 하나도 안 불어도 속초 기온이 0이므로 기온자체가 영하 12정도로 떨어진다. 그리고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는 풍속 5m/ * 1.6 =  8가 된다. 따라서 영하 12 - 8하면 대청봉 정상의 체감온도는 영하 20이다.

초속 5m정도의 바람은 선풍기의 바람세기 조절중 정도의 바람이다. 대청봉에는 늘 이 정도의 바람이 부는 것은 기본이고, 다른 산도 높이 올라가면 좋은 날씨에도 늘 바람은 불게 되어 있다. 기온감률에 의한 기온저하, 그리고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 저하는 이렇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정도인데, 이러한 상식이 없는 사람들은 보온에 대한 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비나 눈 그리고 땀으로부터 몸이 젖게 되면 수분이 증발하며 체온을 빼앗아 가는데, 건조할 때보다 무려 240배정도 많은 체온은 빼앗아 간다고 한다. 이것은 물과 같은 액체가 기체로 증발할 때 기체가 주변의 엄청난 열과 에너지, 즉 증발열(蒸發熱) 또는 잠열(潛熱)을 빼앗아가는 화학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냉장고의 원리도 증발열을 많이 빼앗아 가는 냉매를 사용한 것이며, 태풍이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은 바닷물이 수증기로 바뀔 때 발생한 잠열로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비나 땀에 의해 몸이 젖게 되면 마치 몸을 냉장고처럼 차갑게 만들기 위한 급속냉각 상태가 되는 것이 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래서 등산의 기본 노하우로 항상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라(Keep Dry)'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체온을 떨어뜨리는 내적인 요인, 즉 사람의 문제는 매우 다양하다. 보온을 부실하게 했거나, 바람막이 옷이 없었다거나, 몸을 젖게 했거나, 체력을 과다하게 소모시켰다거나, 식량섭취가 부족했거나 그리고 불필요한 땀을 많이 흘리는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체온저하 요인들은 결국 몸 안에 있는 열과 에너지를 잘 생산하지 못하고, 잘 보존하지 못하고, 잘 절약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결국 앞서 강조한 등산의 기초기술인 에너지 생산, 보존, 절약기술의 문제인 것이다.

 

여기서 땀 문제를 더 짚고 넘어가 보자. 땀은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높아진 체온을 식히기 위해 흘린다. 그래서 등산 중에 땀을 안 흘릴 수는 없더라도 가급적 적게 흘리도록 해야 한다. 불필요한 땀을 많이 흘릴 경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증발열을 빼앗아가 가 내부 체온과 에너지의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매일 동네 뒷산에서 땀을 흠뻑 흘리며 등산을 하는데, 나쁠 것이 없다고 반박을 하는데, 그것은 운동이며 등산은 운동의 요소 외에도 더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기에 운동 중에 흘리는 땀과 다른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여름철 같은 산을 올라가는 두 사람을 비교해 보자. 숲속에서 모자 쓰고, 수건을 목에 두르고, 조끼입고, 긴팔 남방, 긴 바지, 긴 스타킹, 그리고 무거운 중등산화를 신고 올라가며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 모자 벗고, 반팔과 반반지에 통풍이 잘 되는 시원한 경등산화를 신고 올라가는 사람. 이 둘을 비교하면 당연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 체력과 에너지의 손실이 클 것이다. 불필요하게 땀을 흘리면 더 힘들고, 더 쉽게 지칠뿐더러 1%의 불운, 즉 악천후를 만났을 때, 내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항상 간직하고 있어야 하는 30%의 예비체력을 낭비하는 잠재적 위험에 빠져드는 것이다.

불필요한 땀을 적게 흘리며 올라가는 방법, 천천히 가고 옷을 시원하게 입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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