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클라이밍

(도서) 클라이머를 위한 1001가지 팁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10. 18.
반응형
SMALL

(이 책은 도서 리뷰로 분류하지 않는다.

앞에서 나오는 번호는 1001가지 팁의 번호이다.)

 

이 책은 일반 도서가 아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산에 좀 다니는 사람에게 권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사용 설명서가 아니다.

- 뒷표지

 

이 책은

해외 원정도 좀 다녀보고(해외 트레킹을 말하는 게 아니다.)

피피와 헤드에도 좀 매달려보고

유마링은 기본이고

포탈렛지에서 잠도 좀 자보고

해외 등반(워킹을 말하는 게 아니다.)도 좀 해보고

50만원 넘어가는 등산화를 신고 등반도 하고

적어도 국내에서는 몇 일 이상의 산행을 연속적으로 해 본 사람을 위한 책이다.

 

어설프게

불수사도북 갔다오고

천화대 해보고

용아장성 갔다오고

공룡능선 해보고

태극종주 해본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적어도 표지사진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방금, 위에서 언급한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기독교 신자가 코란을 읽는 것과 다름 없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등반을 모두 해봤다면

그 사람에게는 꼭 필수적인 책이다.

 

누군가에겐 꼭 읽어야 하는 책이지만

어설프면 아무 도움도 안되는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저자의 경험과 위트가 책에 너무 많이 묻어나 있다.

 

(524. 의류 신발 장비) 산악용으로 가장 좋은 베이스레이어는 단연코 그물로 된 노르웨이산 속옷으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제품이 브린제의 슈퍼 써모다. 하지만 할아버지들이나 입게 생기긴 했다.

 

- 이 브린제 속옷...... 속에 입었을 때는 모르지만, 옷을 갈아입으며 그 모습을 보면 좀 그렇다. 멘트가 더 웃기다.

 

(615. 수리키트) 단추 세 개. 지금 이 시대에 왜 단추가 필요한가? 글세, 텐트나 침낭, 재킷의 지퍼가 부서지면 상당히 편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포자기 심정이라면 ‘단추 축구’를 할 수도 있다.

 

- 군복에 왜 단추로 많이 여미는지 아는가? 이런 이유에서이다. 단추는 바늘과 실만 있으면 현장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지퍼라면 수선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단추를 갖고 다닌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가 얘기한 ‘단추축구’가 무엇이겠는가? 최양락이 생각난다.

 

 

 

(762. 눈에서의 이동) 스키와 설피가 없는 깊은 눈에서의 이동은 악마가 직접 고안한 운동으로, 엄청난 심신의 체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몸이 더 좋고 강하면 그만큼 더 좋다.

 

- 신설 심설 등반으로 올라가는 건 정말 힘들다(하산은 그나마 좀 낫다). 저자는 이걸 ‘악마가 고안한 운동’으로 표현했다.

 

‘능동 확보물’, ‘수동 확보몰’......

번역은 좀 아쉬웠다.

남조선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능동확보몰, 수동확보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번역자는 이걸 어떻게 생각했을까? 한국사람이 이해한다고 생각했을까. 앞으로 한국에서도 이런 용어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최근에 읽었던 책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이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이 책 적극 추천한다.

다만 클라이밍에 관한 모든 걸 다 섭렵한 사람에게.

 

책 속으로

 

저자는 책 머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형편없다.

그러면서 영화 스타쉽트루퍼스를 언급한다.(13쪽) 그 영화에서는 외계인이 지구인의 머리를 빨아먹으며 아이디어와 기억을 빨아먹는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빨아먹으라고 한다.

bon appetit!

(아는 사람은 알거고, 모르는 사람은 모를거고. 이 책이 그렇다.)

 

(14. 파트너쉽) 어느 누구와도 유머감각은 필수이다. 어떤 일에 차질이 생겼을 때 좀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유머감각은 필수다. 외국에 나가서 며칠간 계속 눈이 오는 텐트 안에서 진지한 사람 셋과 2인용 텐트를 계속 쓰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웃긴 놈 없으면 바로 내려오고 싶다.

 

(5. 학습) 일주일 잘 배우는 것이 일 년 동안 실수를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 잘 하고 싶은가? 그러면 배우러 가자. 자존심이 나를 죽일 수 있다. 나보다 나은 누구에게 돈을 주고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 162쪽에서는 프리드쇼프 난센 fridtjof nansen 이라는 속옷에 대해 우호적인 언급이 나오는데 안 입어봐서 모르겠다.

 

(669. 음식) 나는 마시기가 힘들었지만, 딘 포터는 속도등반을 하기 전에 항상 일반 스포츠 음료에 귀리 가루를 넣어서 먹는 것이 큰 효과가 있다고 장담했다.

 

- 귀리가루는 한국에서는 노멀하지 않고 ‘미숫가루’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름에 미숫가루는 칼로리와 갈증해소에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딘 포터 형님이 그렇다면 그런거다.

 

 

 

(693. 응급처치) 원정든반에서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것은 아주 작은 것들이다. 그러므로 외상용 키트를 가져가는 대신 작은 무좀약을 가져가는 것을 잊지 마라.

 

- 내가 정말 이걸 보고는 무릎을 탁 쳤다. 이 사람의 경험 정말 대단하다. 평소에 신발을 잘 신지 않는(슬리퍼를 신으면 되니까) 나로서는 보통 무좀이 없다. 그러나 며칠 산에 갔다 오면 무좀이 장난 아니게 생긴다. 요즘에 일이 잦아지면서 평소 신발을 신는 시간이 길어졌고 다시 무좀이 도지기 시작했다. 이 사람 진짜 현명하다.

 

- 글에서 퀵클랏QuickClot과 퀵클랏스포츠라는 지혈제를 소개하는데 검토해봐야겠다. (703. 응급처치)

 

(893. 앤디 커크패트릭의 지도원리) 웃어라. 만약 24시간 동안 미소를 짓거나 웃은 적이 없다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 이걸 보고는 정말. 등반이든, 일이든, 웃으면서 하고 싶다. 돈 때문에 하는 일은 정말 괴롭다. 요즘 사람이, 시간이 돈으로 보인다. 그러지 말아야지. 일을 웃고 즐기면서 하던가, 웃고 즐기면서 일을 하던가, 모르겠다.

 

- 저자는 말미에서 ‘짐싸기’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노트북 가방에 짐을 넣는 걸 추천한다. 대부분의 클라이머는 큰 짐을 보내고 작은 배낭을 무겁게 해서 기내 반입을 한다. 거기에 노트북 가방을 더 추가하라는 얘기다. 대부분의 공항에서는 이걸 무게도 재지 않으며 쉽게 기내 반입할 수 있다.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