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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용품

로프에 대하여

by 안그럴것같은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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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등반은 추락을 전제로한 모험이다.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등반이란 있을 수 없고, 누구나 갑작스런 추락을 할 수 있으며, 때로는 추락을 각오하고 오르기도 하는데, 떨어져도 안전하다라는 확신이 없다면 등반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안전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은 로프이다. 로프(Rope, 독:Seil)는 등반자가 추락을 하였을 때, 지면이나 바위로 충돌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생명줄이며, 등반자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절대적인 장비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로프는 오랜 등반역사 속에서 발달해온 로프의 메커니즘(Mechanism)이 숨어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이 로프가 단순히 ‘튼튼한 밧줄’의 역할을 넘어서 추락충격의 대부분을 흡수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난이도를 높여나가고 등반을 발전시키는 원천이 되고 있다.

로프를 사용하는 등반자라면, ‘로프가 과연 얼마나 튼튼하며, 어느 정도의 충격까지 견딜 수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취약한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로프의 메커니즘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로프의 발달

등반을 목적으로 처음 만들어진 로프는 1864년 영국 알파인클럽의 마스르스 버킹햄(Massrs Buckingham)이 마닐라(Manila)삼으로 만든 것이었고,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마닐라삼이나 사이잘(Sisal)삼 같은 천연섬유로 만든 로프를 사용하였다.

이러한 천연섬유 로프는 무겁고, 굵었으며, 쉽게 마모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추락충격을 흡수해 주지 못했다. 그래서 지면이나 바위에 충돌을 하지 않아도 몸에 직접묶은 로프가 등반자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기도 하고, 확보물이 파괴되거나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2차 세계대전중에 나일론(Nylon)이 개발되어 선박용으로 나일론을 꼬아서 만든 로프가 등반에 사용되었는데, 천연섬유 로프에 비해 매우 가볍고 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늘어나며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까지 있었다.

그러나 꼰 나일론 로프는 내마모성이 약해서 쉽게 마모되고, 사용중에 로프가 꼬이며, 때로는 추락충격으로부터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 예상외로 더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꼰 로프의 단점을 보완하여 나일론 섬유가닥을 직조, 즉 짜서 만들기도 하였으나 많이 늘어나는 단점이 보완된 반면, 뻣뻣하고 더 쉽게 마모되었다.

1970년대 초 유럽의 등반가들에 의해 속심은 나일론 섬유를 꼬아서 만들고, 외피는 짜서 감싼 케른맨틀(Kern Mantle) 로프가 개발되었는데, 이 로프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프와 같은 구조로서 적당한 부드러움과 높은 강도, 그리고 내마모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필요이상 늘어나는 단점이 보완된 것이었다. 이후 직조방법과 구조, 그리고 가공기술이 발달하며 성능이 더욱 우수해진 오늘날의 로프로 발달했다.

 

 

 

 

 

로프의 재질과 구조

로프는 합성 고분자 화합물인 폴리아미드(Polyamides)의 총칭인 나일론(Nylon) 섬유로 만들어진다. 나일론은 미국의 듀퐁사가 개발한 타입6.6(Type 6.6)과 미국이외의 나라에서 개발한 타입6(Type6)이 있는데, 내마모성과 녹는 점이 높은 타입6.6이 로프의 재질로 더 적합하다.(타입6.6의 녹는점은 250°C, 타입6의 녹는점은 210°C)

극세사(極細絲)인 나일론 섬유의 한가닥 한가닥은 신축성이 거의 없다. 여러 가닥을 모아 꼬면 신축성과 강도가 높아진다. 로프의 내피는 여러 가닥을 모아 꼰 다발 3개를 모아 시계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다시 꼬은 여러 개의 속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꼰 것은 사용 중에 로프가 말리는 것을 방지하고 꼬임이 팽창될 때, 신축성을 지니게 하기 위해서 이다.

외피는 1가닥 또는 2가닥으로 모은 12줄의 가닥을 서로 반복적으로 교차시켜 짠 직조형태를 하고 있다. 단단하고 촘촘하게 짤수록 내마모성과 강도는 좋아지나 잘못하면 너무 뻣뻣해져서 사용하기 불편해 질 수 있다.

이와 같이 꼰 내피와 짠 외피를 지닌 로프를 케른맨틀((Kern Mantle) 로프라고 한다. 케른 맨틀은 속심이란 뜻의 케른(kern)과 껍질이란 뜻의 맨틀(mantle)이란 독일어로된 합성어 이다. 로프의 강도, 신축성, 부드러움, 내마모성 등은 속심과 외피를 어떤 방법과 기술, 그리고 구조로 꼬고 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로프의 종류

로프는 크게 굵기와 신장율로서 그 용도가 구별된다. 굵기는 강도와 무게에 영향을 주며, 등반형태에 따라 적합한 굵기와 길이가 사용된다. 등반용으로 사용되는 로프의 굵기는 8mm - 11mm까지 다양하며, 길이는 50m, 55m, 60m, 90m, 100m 등이 사용된다.

보통 굵기가 10mm 이상인 것을 싱글(Single)로프로 사용하고, 10mm이하는 더블(Double)로프, 트윈(Twin)로프로 사용해야 한다. 간혹 우리나라에서 9mm 로프를 싱글로프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최근에는 로프 제조기술이 향상되어 9.5mm의 싱글로프도 개발되었다.

신장율은 로프가 늘어나는 정도를 말하며, 신장율에 따라 다이나믹로프(Dynamic Rope ; 動的)와 스태틱로프(Static Rope ; 靜的)가 있다. 동적로프는 약 5-8%의 신장률을 지니고 있어 추락의 충격을 흡수하는 로프로서, 등반 중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로프이다. 정적로프는 신장률이 3-4% 이하로 잘 늘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지는데, 구조용, 동굴탐사용, 원정등반의 고정 로프용 등에 사용된다.

이 스태틱로프는 잘 늘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졌기에 충격흡수 기능이 없어 등반용 로프로 사용하면 위험하다. 보통 다이나믹로프는 부드러우며 화려한 색상으로 만들어지며, 스태틱로프는 뻣뻣하고 검은색, 흰색, 노란색 등 단일색상으로 만들어져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굵 기
용 도
비 고
8.0mm 스태틱 로프
원정등반 루트 고정용
 
8.0mm 다이나믹 로프
알파인등반용, 트윈(Twin)로프 등반
싱글로프 등반금지
8.8mm 다이나믹 로프
암벽등반, 빙벽등반의 더블(Double)로프 등반
싱글로프 등반금지
9.0mm 다이나믹 로프
빙하지대나 위험이 적은 곳의 등반로프
싱글로프 등반금지
10.0mm 다이나믹 로프
암벽등반, 빙벽등반을 위한 가벼운 등반로프
 
10.5mm 다이나믹 로프
암벽등반, 빙벽등반을 위한 보통 등반로프
가장 많이 사용
11.0mm 다이나믹 로프
암벽등반, 빙벽등반을 위한 등반로프
무겁다.
12.0mm 스태틱 로프
동굴탐사용이나 구조용
등반에 사용 금지

 

로프의 성능검사

국제산악연맹(UIAA : Union Internationale des Associations d'Alpinisme)에서는 로프에 대하여 강도, 충격, 신장도, 매듭 등에 대한 검사를 하여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가급적 UIAA마크가 표시된 로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추락 검사(The Drop Test)는 10.0mm - 11.0mm 로프의 경우, 약 2.8m의 로프에 80kg의 추를 달아 5m 추락을 연속으로 5분간격으로 5회 실시하여 절단되지 않으면 합격이다. 이 때 충격은 젖소 한 마리를 90m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충격에 해당되며 추락계수는 약 1.78이다.

또한 이 실험은 떨어진 사람이 받는 충격과 확보물에 전해지는 충격의 힘에 영향을 주는 로프의 충격력검사도 한다. UIAA 기준은 1차 추락 때 로프가 받는 충격력(Impact Force)이 12KN(약1,224kg重)을 넘지 않아야 한다. 추락이 연속될수록 로프는 늘어나는 성질이 점점 저하되어, 충격의 흡수성능이 떨어지므로 로프가 받는 충격력은 점점 더 커진다.

더불로프 기술에 쓰는 굵기 8mm - 9mm 로프는 추의 무게를 55kg으로 하며, 충격력은 8KN(816kg重)을 넘지 않아야 한다.

 

충격력이란 추락시 등반자에게 전달되는 힘을 말한다. 이 힘은 로프를 통해 확보지점, 카라비너, 그리고 확보자에게 전달된다. 로프는 그 추락으로 발생한 힘을 흡수하고 충격력을 감소시켜 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성능이 우수한 로프는 추락시 낮은 충격력을 유지

하며, 연속적인 추락에도 낮은 충격력을 유지한다.

신장도(Elongation)란 등반자가 로프에 매달렸을 때 로프가 늘어나는 정도를 말하며, 신장도 검사는 로프 끝에 80Kg의 무게를 10동안 매달아서 로프가 늘어나는 정도를 측정한다. 로프가 고무줄처럼 많이 늘어나면 떨어질 때 충격을 많이 흡수하지만, 떨어지는 거리가 그만큼 길어져서 더욱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고, 하강을 하거나 쥬마(Jumar) 같은 등강기를 사용할 때 너무 많이 출렁거린다.

싱글로프(9.8mm-12mm)는 8% 이상 늘어나서는 안되며, 더불로프(8mm-9mm)는 10% 이상 늘어나서는 안되는 것이 UIAA 표준이다. 신장률이 낮은 로프는 인공등반, 빅월등반에 편리하고, 신장률이 높은 로프는 하드프리등반, 스포츠 클라이밍과 같이 자주 떨어질 때 충격을 많이 줄여주면서 등반자를 보호해야 하는 등반에 좋다.

충격력과 신장율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 추락시 추락자, 확보자, 확보물 등이 받는 충격력을 작게 하기 위해서는 로프가 잘 늘어나도록 부드럽게 만들어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신장율이 높아지고 마찰이나 꺽임에 약해져서 내마모성이 떨어진다. 좋은 로프를 만들기 위해 제조업자들은 적은 충격력을 지니면서도 신장율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기술적 과제 안고 있다.

매듭검사(Knotability Test)은 로프에 옭매듭(Overhand Knot)을 하고 10kg의 무게를 매달은 뒤, 1분후에 매듭의 안쪽 크키를 재는 것으로 크기가 작을수록 부드럽고 다루기 편한 로프이다. 추락 검사와 신장도 검사를 통과한 대부분의 로프는 이 검사를 통과한다. 이 검사로 사용중인 로프의 폐기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충격을 많이 받아 신축성이 줄거나 오염과 손상을 받은 로프는 유연성이 저하되며, 이 매듭검사를 해서 직경이 로프의 직경보다 크다면 로프를 폐기하는 것이 좋다.

 

(참고) "KN" 이란?

1N은 1kg의 질량을 가진 물체를 1m/sec(1초당 1m를 이동)의 속도로 1m 이동시키는 힘의 량이다. 이해하기 쉬운 "kg중(重)"이란 단위로 환산하면 1N은 약 0.102kg중이 된다. 따라서 1kg중 = 9.80665N, 1KN = 102kg중, 10KN = 1,020kg중이 된다. 1daN = 10N = 1.02kg중

방수로프

젖은 로프는 사용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무겁고 얼어붙기라도 하면 다루기가 더욱 어렵다. 또한 하강기나, 확보기구의 제동력이 저하되어 추락을 멈추기가 어려워지고, 로프자체의 강도도 약 10-15% 정도 저하된다. 로프의 방수처리는 외피와 속심에 실리콘(Silicon), 테플론(Teflon), 파라핀(Parafin) 코팅을 한다. 이 코팅 처리법은 로프의 내구성을 높여주고 카라비너나 바위와의 마찰을 약 30% 정도 줄여 로프를 오랫동안 쓸 수 있도록 하며 자외선을 막는 효과도 있다.

 

 

 

 

 

로프관리

로프를 밟으면 흙과 먼지 같은 입자들이 로프 속에 파고 들어가 마찰을 일으킨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입자들이 아주 작은 칼처럼 작용하여 로프의 나일론 섬유가닥을 자르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조금씩 상한 로프가 날카로운 모서리나 카라비너 등에 꺾여 충격을 받으면 크게 손상을 입는다.

나일론은 약한 열에도 녹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로프도 열에 매우 약하다. 직접 불에 닿지 않아도 등반 중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마찰 때문에 로프는 열을 받아 상할 수 있으며, 간혹 이러한 마찰열 때문에 절단된다. 특히 로프에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더욱 열에 약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하강속도는 느릴수록 좋다.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에 아주 약한 것도 큰 단점이다. 등반에 사용하는 동안 로프는 대부분 강한 자외선을 받는데, 이 자외선이 나일론을 삭게 하여 강도를 떨어뜨린다. 어둡고 서늘한 곳에서 포장한 채 보관했던 새 로프는 8년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는 실험결과가 있지만, 장비점 진열장에서 오랫동안 햇빛을 받은 것은 새 로프일지라도 아주 약하므로 사용하면 안 된다.

요즈음 자주 내리는 산성비도 로프에 좋지 않다. 산성은 나일론 로프의 강도를 떨어뜨린다. 가급적 로프는 비에 젖지 않도록 조심하고 비에 젖었을 때에는 꼭 로프를 깨끗한 물로 씻는다.

로프는 가끔 연성세제로 미지근한 물에 손빨래나 세탁기로 빨아주어야 한다. 로프를 빤 다음에는 깨끗한 물에 몇 번 행군 다음 그늘진 곳에 서 말려야 하며 로프를 보관하기 전에 완전히 말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로프를 보관할 때는 매듭을 모두 풀고 느슨하게 사려서 직사광선이나 배터리 산(酸), 강한 화학물질이 없는 시원하고 건조한 장소에 보관한다.

 

 

 

 

 

로프의 수명

보통 로프의 외피상태는 로프의 전체 상태를 알려 준다. 만약 로프에 크램폰 또는 낙석에 상하였거나, 심한 마찰로 외피가 너덜너덜한 부분이 있을 때에는 로프를 계속 쓸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

로프에서 가장 많이 상하는 곳은 떨어질 때 충격의 약 30%가 전달되는 선등자가 묶은 매듭 부분과 끝에서 약 10m 정도이다. 중간부분은 상태가 좋고, 로프의 끝 부분만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잘라내서 사용할 수 있다.

선등자가 추락하여 큰 충격을 받은 로프는 늘어나는데, 다시 원래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약 10분 이상)를 두고 사용해야 한다. 늘어난 로프가 다시 충격을 받으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끊어질 위험성이 높다.

로프에 눈에 거슬리는 흠이 없으면 그 로프를 언제 버려야 할 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로프를 그만 써야할 때를 결정하는 것은 그 로프를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자주, 얼마나 잘 관리했나?, 몇 번의 큰 추락충격을 받았나? 등의 많은 요인을 살피고 현재의 상태를 검토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아래 지침은 언제 로프를 버리는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반적인 지침이다.

* 날마다 쓴 로프는 1년 안에 사용 중지.

* 주말마다 쓴 로프는 2년 정도 사용.

* 가끔 쓴 로프는 4년이 지나면 사용 중지 (시간이 흐를수록 나일론섬유는 삭는다.)

* 아주 큰 충격을 받은 로프는 버리는 것이 현명함.

* 새 로프는 다섯 번의 충격에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지만, 헌 로프라면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하여 언제 그만 써야할지 검토해야 한다.

* 이 지침은 로프를 잘 관리하고 보관한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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