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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절약하는 10가지 보행기술 (1)

by 안그럴것같은 202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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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3대 기본기술인 에너지 보존-절약-생산 기술. 이제 에너지 절약기술을 생각해 본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팔팔하고 날렵했던 젊은 시절에는 산을 오르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여서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개념이 없었고 오히려 하중훈련을 한다고 돌을 넣고 다니기까지 했다.

세월은 가서, 몸은 조금씩 둔해지고 근력도 약해지는데, 체중은 늘어만 가니, 어느새 종아리가 뻐근해지고 숨이 차기 시작해진 것 같다. 빠짐없이 매주 산을 오르고 있었으므로 단련이 돼야 마땅한데, 더욱 힘들어만 가니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을까?라는 요령을 궁리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러나 산을 힘들지 않게 오를 묘수는 없다. 다만, 힘을 절약하며 오르는 기술이 있는데, 이것이 에너지 절약기술이다. 결국 에너지를 절약하며 오르다 보면 힘든 고통이 적어지게 되어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은 과정이며, 힘들지 않는 것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절약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산을 오르는 행위인 보행이며, 그 원리는 운동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원종민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10가지 보행기술은 바로 오르는 힘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기존의 보행기술에 필자만의 노하우를 보태 정리한 것이다.

“10가지 보행기술은 그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 수도 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등산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기 레이스이다. 아주 작은 부분이 시간이 흐를수록 쌓여 큰 결과를 나타낸다. 무시하고 조금씩 힘을 더 사용하다보면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1. 무게를 줄인다.

등산은 중력투쟁(Fight Gravity)이다. 둥근 지구에 거구로 매달려도 떨어지지 않는 것은 지구중력이 우리를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표면을 수평으로 이동하는 일상생활의 보행은 중력의 저항이 없어 힘든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산을 오르기 위해 발을 올려 딛는 순간, 우리는 중력이 잡아당기는 힘과 맞서 싸우며 우리의 체중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래서 올라간다는 것은 비슷한 거리의 평지이동에 비해 몇 배나 많은 힘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력투쟁에 사용되는 힘(에너지)은 신체의 무게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따라서 체중이 가벼울수록 힘은 적게 사용되기에 무게를 줄이는 것은 에너지절약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첫 번째 조건이다.

줄여야 하는 무게는 과도한 체지방만이 아니다. 모자, 등산복, 등산화, 배낭, 그리고 휴대하는 장비 등 우리가 짊어지고 올라가야 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무게를 줄이는 고민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 하나하나 마다 단 몇 십 그램의 무게를 줄여 합하면 몇 킬로그램은 간단히 줄일 수 있다.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몇 킬로그램이라도 줄여 본 사람들은 등산 중 훨씬 몸이 가뿐해진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산에 오를 때 마다 힘든 고통에 괴로운 사람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주 적은 부분이라도 무게를 줄이는 노력하면 즉시 효험을 볼 수 있다.

불필요한 것은 착용하지 않고, 가져가지 않고, 기왕이면 최대한 가벼운 등산복이나 장비를 선택한다. 최근 첨단소재가 발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장비와 의류는 더 무거워지는 경향도 있다. 이것은 소비자들이 가벼운 장비에 대한 인식과 요구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다. 신체가 우선 가벼워야 산을 잘 오를 수 있듯이, 등산장비와 의류도 첫 번째 조건은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장비를 가져가지 않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것을 가져가지 않으면 내가 산에서 생명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되는가?’

 

 

 

2. 불필요한 움직임을 없앤다.

출발지점에서 정상까지 가장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며 오르는 방법은 이론적으로 최단거리의 경사를 따라 흔들거림 없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오르는 행위는 등산로의 요철에 따라 신체가 좌우와 아래위로 흔들거리며, 옷자락과 배낭 그리고 배낭에 매단 작은 액세서리까지 흔들린다. 흔들거리는 만큼 에너지는 낭비된다.

우선 옷차림을 공기저항이 적도록, 옷자락이 흔들거리지 않도록 날렵하게 한다. 배낭은 자신의 등판에 밀착하여 한 몸이 되도록 하고, 배낭안의 짐이 흔들거리지 않도록 한다. 배낭 외부의 부착물도 최소화하고 잘 고정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작은 부분이라고 소홀히 하면 흔들거릴 때 마다 낭비되는 에너지는 하루 종일 매 걸음 누적되어 큰 차이를 낸다.

신체도 흔들거림을 적게 한다. 몸을 심하게 허둥대거나 흔들지 말아야 하며, 전진하며 올라가는 라인도 가장 효율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또한 등산로는 오르막이더라도 부분적으로 울퉁불퉁한 요철을 이루고 있다. 매 발걸음이 이 작은 요철을 오르내리게 되면 올라가는 길이가 연장되고 힘도 더 많이 소모된다.

작은 요철의 오르내림을 없애는 방법으로 마치 징검다리를 건너가듯이 한다. 요철의 아래 부분에 내려서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다. 효율적인 이동라인을 따라 올라가는 요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선이다. 우리가 평지를 걸을 때 시선을 어디에 두는지 생각해 보자. 발밑을 보지 않고 조금 멀리 5m~10m 정도에 둔다. 등산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멀리 두어야 한다. 시선을 발밑에만 두면 앞에서 펼쳐지는 지형에 따른 신체의 반응이 늦어진다. 우리 몸은 시선을 멀리 두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효율적인 이동라인에 맞게 자동으로 움직여 준다.

 

3. 발바닥 전체로 딛는다.

걸음은 발바닥 전체를 사용해서 디뎌야 힘이 가장 적게 들어간다. 당연한 얘기지만, 험하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오르다 보면 발끝만을 딛고 올라가는 경우도 많다. 발끝만을 사용해서 올라가는 동작과 발바닥 전체를 사용해서 올라가는 동작은, 계단에서 간단히 비교해 보면 힘이 소모되는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 발끝만 딛고 올라가면 심하게는 몇 배의 힘이 더 들어간다.

발바닥 전체를 편하게 딛는 것이 용이하지 않은 등산로에서 무심코 발끝을 자주 사용하며 오르다 보면 체력을 더 빨리 소모시키게 된다. 그렇다면 발바닥 전체를 사용하는 특별한 기술이 있는가? 요령은 간단하다. 가급적 발바닥 전체를 사용하도록 가벼운 노력을 해 주는 것이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가급적 전체를 딛을 수 있는 곳을 골라 딛는다.

어떤 사람들은 보행기술에서 걸을 때 발끝과 뒤꿈치 중 어느 쪽이 먼저 닿는 것인가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그러나 이 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보통 보행은 뒤꿈치가 먼저 닿는다. 그러나 험하거나 경사가 심하고 곳에서는 오르내릴 때 모두 발끝이 먼저 닿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 먼저 닿는 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한마디로 우리가 인지하지 않는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발이 알아서 해 준다. 그래도 의문이 간다면 당신의 발을 유심히 관찰해 보라.

 

 

 

 

산에서의 보행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신체와 휴대한 장비의 무게를 수평과 수직으로 동시에 이동시키는 물리 운동이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보행법은 이 물리운동을 효율적으로 최적화 시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힘을 최소로 사용하며 이동시키는 방법은 어느 구간의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가장 짧고 직선화된 경사선을 설정하고 좌우상하의 흔들거림 없이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방법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을 이쪽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며 걷는다면 직선화 라인을 벗어나는 만큼 힘의 낭비를 초래한다. 몸을 심하게 흔든다거나 배낭과 몸이 밀착되지 않아 흔들거릴 때, 그리고 배낭속의 물건이 조금씩 흔들거릴 때 힘의 손실이 발행한다. 물지게가 흔들거리면 매우 힘들었던 경험을 생각해 보자.

그것이 보잘 것 없는 작은 정도라고 무시할 수 없다. 배낭과 몸에 수통, 수건 등 심지어 종까지 달고 다니는데 매 발걸음마다 이런 낭비들이 모아져서 몇 백 그램 정도 씩 누적되어 결과적으로 힘의 손실을 초래한다. 등산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이 장거리운동이기 때문이다.

오르막이라고 해서 계속 상향운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돌을 올라섰다 다시 내려오고 또 턱을 올라선다. 이렇게 오를 때 몸의 무게중심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를 유심히 살펴보고 생각해 보면, 작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속되는 과정에서 내리막을 최소화하면 힘을 적게 사용할 수 있다. 징검다리를 올라섰다 내려섰다 하지 않고 돌 위를 연속해서 건너가면 더 빠르고 힘도 적게 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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