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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드 죠라스 북벽 등반자료

by 안그럴것같은 2021.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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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드 죠라스 북벽 

- 출처 허긍열의 고알프스

 

필자가 알프스에서 아마도 가장 수려한 거벽중 하나인 이 북벽을 처음 대한 것은 90년 여름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 거대한 북벽은 늘 나에게 위압감을 주며 당당히 버티고 서 있다. 이 북벽에서 필자가 등반한 루트는 워커능과 끄로능, 그리고 맥킨타이어 루트이다. 그만큼 이 북벽에 친근감이 가지만, 쉽게 대할 상대가 아님은 분명하며, 가끔씩은 두려움도 이는 게 사실이다.

몽블랑 산군 깊숙이 렛쇼 빙하가 끝나는 지점에 병풍을 펼쳐놓은 듯 수려한 북벽 하나가 버티고 서 있다.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알프스의 3대 북벽들 중 하나인 이 거대한 북벽은 옛부터 알피니스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을 수 없었다. 3대 북벽중에 아이거북벽이 장엄함을, 마터호른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면, 바로 이 그랑드 죠라스 북벽은 이 둘을 모두 합치고도 남는다고 할 수 있겠다. 이 거대한 단일 화강암 봉우리는 모든 형태의 등반미를 제공한다. 동서로 이태리와 불란서의 국경선을 이루는 암릉은 거의 1km에 이를 정도로 길며, 거대한 북벽은 여러 갈래의 스퍼와 꿀루와르에 수많은 등반 루트들을 잉태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대부분의 루트들은 불량한 암질의 바위과 믹스 루트들이며, 낙석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서봉인 윔퍼봉(Whymper 4184m)의 초등은 1865 6 24일에 에드워드 윔퍼와 M 크로, C 알머, F 바이너가, 동봉인 워커봉(Walker 4208m) 1868 6 30 H 워커와 M 안데렉, J 제운, J 그랜지 등이 초등하였다.

이 북벽엔 현재 30개에 달하는 루트가 개척되어 있는데, 거의 모든 루트들이 낙석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특히 크로(Croz) 스퍼 좌우측의 거대한 벽면에 위치한 루트들은 하나를 제외한 모든 루트가 낙석에 아주 심하게 노출되어 있는데, 이러한 믹스루트 하단부는 어려운 빙벽과 혼합등반 선들을 제공하는 반면, 상단부엔 불량한 암질에 얼음이 얇게 덮인 아주 기술적인 등반을 요한다. 따라 이들 루트는 여름시즌엔 지극히 위험스럽지만 동계엔 아주 멋진 등반선을 제공하고 있다. 주로 이 북벽에 개척된 루트들의 등반조건이 완전한 상태로 갖춰지는 시즌은 거의 없으며, 그러한 좋은 등반조건일 경우엔 이름난 등반선들은 금새 수많은 알피니스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1998년 여름, 필자는 그랑드 죠라스 북벽 등반을 위해 렛쇼 산장 아래 야영장에 있었다. 때마침 옆엔 한국 등반대 2팀이 워커능을 등반하고 있었는데,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70년대부터 이제껏 한국산악인들이 알프스 등반을 떠나면, 으례 이 그랑드 죠라스 북벽의 워커능은 단골 메뉴였었는데, 필자가 90년도에 워커능을 등반할 때 참고한 자료보다 오래된 자료를 참고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우리 산악계의 현실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피니즘의 커다란 한 발전 단계였고 앞으로도 그럴 알프스의 벽등반을 우리가 너무 등한히 하지나 않았는지 반문해 보며, 앞으로 보다 더 세밀한 산악정보가 한 층 더 보충되길 기대해 보도록 하자. 여기에 표기된 등반 난이도는 참고문헌에 따라, 등반 당시의 상황에 따라 각기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절대적인 것만은 아님을 밝힌다. 그리고 등반소요 시간은 참고문헌에 따른 것이지 알프스 등반에 익숙치 않은 이들에겐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끄로 스퍼(CROZ SPUR) / TD+

그랑죠라스 북벽에서 최초로 열린 이 루트는1990년 여름 필자가 이상수 선배와 함께 2박 이틀만에 오른 루트다. 한낮에 등반을 시작하여 도중에 비박한 다음, 하루종일 쉼없이 등반하고서 다음날 새벽에 북벽을 넘어갔으니 말이다.

이 루트는M 메이어와 R 페터스가 1935 6 28-29일 초등하였으며, 1971 2 10-13 J 마르미에르와 G 노미네가 동계초등하였다. 비록 기존화된 고전루트이긴 하지만 오늘날 워커 스퍼보다 훨씬 드물게 등반되고 있으며 상당히 낙석의 위험이 커 보다 신중하게 등반에 임해야 하는 루트이다. 가을이나 봄처럼 얼음이 잘 형성될 땐 아주 훌륭한 믹스 루트가 된다. 그랑드 죠라스 북벽의 동계 등반은 알프스에선 가장 위대한 모험들 중 하나가 분명한데 아마도 끄로 스퍼가 가장 논리적인 루트일 것이다. 위에 매겨진 난이도는 최상의 등반조건하에 전제한 것으로서 종종 보다 어려울 수 있다.

이 북벽은 워커능과는 다르게 아주 낙석이 심한 상태였다. 렛쇼 산장에서 북벽 하단까지 빙하를 거슬러 올라(2시간 반 소요) a) 중앙 꿀루와르의 오른편 설사면 하단의 설계를 넘어 설사면을 오른 다음, 첫번째 타워 뒤의 갭으로 이어지는 꿀루와르를 등반하거나 b) 보다 안전하지만 좀더 어려운 경우로서 첫 타워 밑을 횡단하여 갭까지 타워의 오른쪽 면(60)에 위치한 좁은 꿀루와르를 등반하면 된다.  40m 리지 위를 등반하고선 오른편 위로 난 설사면을 따라 올라 두번째 타워 뒤의 갭까지 직등한다. (2-3시간 소요, 낙석의 위험이 상존하기에 가능한한 일찍 등반해야 한다) 스퍼 위를 120m(쉽고, 그리고선 IV) 등반한다. 오른편으로 횡단하여 중앙 설원(50)을 가로지르면 정상까지 이어지는 디에드르 형태의 꿀루와르에 도달하게 된다. 2시간 소요.

그 디에드르(IV)의 오른편까지 바위를 등반하여 25m 후에서 다시 만난다. 25m를 더 올라가 왼편으로 횡단한 다음, V급의 2-3피치 가파른 슬랩을 직등하여 55도의 상부 설원에 도달한다. 2시간 반 소요. 설원들 사이의 구간은 낙석에 노출되어 있다. 이 설원을 등반하여 상단부 바위 밑까지 비스듬히 올라가면 침니 모양의 꿀루와르에 도달하는데, 끄로 봉 아래 약 150m 지점의 아주 두드러진 갭까지 믹스지대가 이어진다. 계속해서 좁은 바위구간의 통로(강빙도 얼어있는)를 등반하면 정상에 이른다. 등반표고 1000m, 산장에서 13-16시간 소요.

 

 

끄로 스퍼 직등 / ED

1974 H 캐인과 K 베르너가 초등했다. 이 변형루트는 낙석으로부터는 안전하지만 스퍼의 중단 400m 구간은 불량한 암질의 어려운 등반을 요한다. 두번째 타워 뒤의 갭에서부터 가파른 구간(IV/V+, 가끔 얼음 덮임) 아래의 테라스까지 스퍼 위를 등반한다. 오른편에 위치한 하나의 짧은 디에드르(IV)를 올라 V(A1)의 오버행 구간이 있는 벽 하나를 등반하면 일련의 디에드르(V)를 오르며 아주 어려운 인공 피치를 지나 상부 설원에 닿는다. 설원 위의 가파른 벽을 다섯 피치(VI/A1) 오르면 스퍼 꼭대기 밑의 작은 타워에 이른다. 크랙을 계속해서 4피치 더 오르면 정상이다. 

 

 

워커 스퍼(WALKER SPUR) / TD+ 

1990년 여름 필자가 배효순 선배와 함께 1 2일만에 오른 루트이다. 그당시엔 날씨상황이 아주 좋았지만, 늘 뜻하지 않는 기상이변에 대비하고서 등반에 임해야 하는 알프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거벽 등반 루트중 하나이다.

R 캐신, L 에스포지토, U 티쪼니가 1938 8 4-6일 초등반함. 동계초등은 W 보나티와 C 자펠리가 1963 1 24-30일 등반함. 이 거대한 루트는 주로 알프스 최상의 고전 루트들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결코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워커스퍼의 고도감 있는 직벽과 크랙 등반은 연속적인 흥미를 자아내고 있으며, 대부분 구간의 암질이 양호한 편이다. 90년에 끄로능과 워커능을 등반해본 필자는 두 루트가 같은 북벽에 위치해 있지 않는 것처럼 너무나 암벽의 등반조건이 달랐다. 그만큼 일단 하단부의 레뷰파 크랙만 넘어서면 상대적으로 낙석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 그리고 기존확보물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벽 하단부가 낙석에 노출되어 있기에 가능한한 렛쇼산장에서 새벽 일찍 출발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빠른 등반조는 하루만에 워커능을 넘어가지만 하산시 하룻밤 비박은 해야 할 것이다. 초등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건만 여전히 알프스 거벽 등반의 잣대 역할을 하는 등반들 중 하나이며, 초등자의 위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렛쇼산장에서 2시간 반만에 스퍼 하단에 도착한다. 스퍼의 오른편으로 2피치 빙설사면을 등반하여 왼편 상방향으로 믹스지대를 횡단한다. 스퍼 바로 위로 난 걸리를 직상할 수도 있지만 권할만 하지 않다. 계속해서 푸석바위의 혼합지대를 오르면 레뷰파 크랙이 나타난다. 이후 계속해서 암벽화를 착용하고서 정상 아래까지 오르면 된다.

 

 

 맥킨타이어 루트(MACINTYRE ROUTE) / TD

1998년 하계에 필자와 차성재씨가 등반한 루트로서 멋진 빙벽 루트인 반면 하산로를 잘 선택해야 하는 루트이다. 이 루트 등반을 끝내고서 정상 능선에선 워커봉으로 계속 올라가던지 아니면 이론델 리지를 따라 꼴로 내려가야 한다. 우린 정상능선에서 바로 이태리쪽으로 하산하여 엄청 고생하였다.

1976 6월에 A 맥킨타이어와 T 로데스, W 토드가 초등함. 동계초등은 1982 2월에 L 크리제와 B 므로젴이 등반함. 이 루트는 쉬라우드 바로 왼편의 거대한 바위기둥 아래의 긴 빙사면으로서 낙석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받을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등반선이다. 루트에 많은 눈이 덮여야 보다 등반이 용이해지는데, 그렇지 않고 강빙이 형성되면 많은 체력을 요하고 정상부 구간이 아주 어려운 믹스등반이 되며 아주 가파른 좁은 아이스걸리가 형성된다. 능선에 올라서는데, V자의 통로로 빠져 나온다. 스코티시 4+급이며 등반표고 600미터. IV

 

 

 

하산루트 <남면 하산 개념도>

그랑드 죠라스 북벽 등반후, 하산길은 여러 개가 있다. 만일 기상이 좋고 눈사태의 위험이 적다고 판단될 시의 가장 일반적인 하산길은 워커봉 서쪽 수백피터 떨어진 약간 더 낮은 윔퍼봉에서 하산하는 길이다. 바위 립을 따르다 거대한 설사면으로 이어지는 남벽의 베르그 슈른드를 가로지르기 전까지 남쪽으로 곧바로 빙설벽을 내려간다. 아래 계곡을 마주보며 몇 개의 빙벽 아래로 오른쪽 방향으로 설사면을 가로지는다. 이 설사면 끝엔 또다른 바위 립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하산루트인 그랑 죠라스 남쪽 사면. 왼편 눈덮인 워커봉 정상사면에서 대각선 좌측으로 하산하여 다시 중앙으로 내려 온다>

여기서 자일하강을 한 후, 설면을 가로지르면 또다른 바위 립이 나타나며, 한두 구간 자일 하강하면 계곡으로 이어지는 설사면이 펼쳐져 있다. 끄로봉 주변에서 등반을 마쳤을 때, 마침 날씨가 나쁠시엔 약간 더 안전한 방법으로서 끄로 봉 바로 아래서 곧바로 자일 하강을 하여 일반적인 하산루트를 따른다. 또다른 하산은 꼴데지론델을 경유하여 렛쇼빙하로 돌아오는 경우이다.(29번 참고) 이 하산은 신중해야 하며, 쉽게 여겨선 안된다. 만일 쉬라우더나 맥킨타이어 루트를 등반한다면 이 하산길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꼴데지론델에서 이태리측으로 하산할 수도 있는데, 제르바슈티 산장을 경유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포인떼 영에서 가까운 루트를 등반할 시엔 깐지노 산장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그랑드 죠라스 정상에서 만일 악천후에 휩싸인다면, 쉬운 하산길은 없으며 최상의 선택은 설동을 파고서 눈보라가 멈출 때까지 대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렛쇼 빙하로 하산 루트 / AD

꼴에서 북서 방향으로 걸어 내려오면 렛쇼 빙하로 이어지는 긴 바위 립 꼭대기에 닿는다. 여기서 자일하강을 계속하면 된다. 바위면이 푸석하여 낙석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렛쇼 빙하에서 꼴에 접근하기 위해선 이 바위립 오른편의 꿀루와르 설사면을 직등할 수 있지만 낙석과 낙빙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깡지오(Canzio) 비박산장(3825미터) / AD

(Pt. Young)봉 서면 근처, 꼴데 그랑드 죠라스(Col des Grandes Jorasses)의 동쪽 끝에 위치한 이 비박산장은 이태리 산악회 튜린 지부 소유이다. 항상 걔방되어 있는 이 비박산장은 10명이 묵을 수 있는 침상이 구비되어 있다. 렛쇼 산장을 경유하는 불란서에서의 접근은 심하게 크레바스가 형성된 빙하지대를 가로지르며 올라야 되고, 길고 표고차가 큰 힘든 루트이다. 하지만 이태리 측에서 접근할 시엔 낙석의 위험에 심하게 노출되기에 불란서쪽 접근이 단연 안전하고 자주 이용되고 있다.

 

레쇼 산장(2431미터)

에귀 디 따귈 건너편, 렛쇼빙하의 오른쪽 뚝에 위치한 이 알루미늄 박스 모양의 산장은 12명이 묵을 수 있는 침상이 구비되어 있으며, 7월초부터 9월초까지 산장지기가 거주한다. 9월 중순에 마지막으로 방문해 보니 확장공사를 준비해 두고 있었다. 며칠간 지낼시엔 산장 밑 야영장에 캠핑하는 것이 저렴할 것이다. 1 1 90프랑이며, 비시즌엔 45프랑이다. 접근로는 몽땅베르 역에서 메르데 빙하로 내려서서 약 한 시간 가량 빙하를 가로지르면 렛쇼 빙하와 만나는 모레인 지대가 나타난다. 이 모레인 지대를 지나 렛쇼 빙하에 접어들면 저멀리 빙하 왼편의 뚝 위로 올라가는 표식이 눈에 뛴다.  3시간 소요. 겨울엔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에귀디미디 케이블카역에서 스키를 이용, 발레브랑쉬로 스키하강하면 된다. 왼편 사진에서 렛쇼 산장의 위치는 왼쪽 저 멀리 렛쇼빙하가 꺽여 들어가는 사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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