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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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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구입 한 예이다. 솔직히 어떤 책인지 몰랐다.

도서관에 계속 예약이 걸린 책이다. 내가 요즘 주로 가는 도서관은 한 책에 총 3명 대출 예약이 가능하다. 3명 예약이 되어 있으면 추가 예약은 불가능하다. 이 책은 대출 인원이 2명이라 예약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웹 상에서) 줄을 서서 읽어보니 나도 줄을 서봤고 덕분에대출하게 되었다.

 

이 책은 김제동과 7인의 전문가들을 맨투맨으로 만나서 나눈 대화를 정리한 책이다. 그래서 저자 소개는 총 8명이 나온다.

 

김제동을 제외한 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물리학자 김상욱, 건축가 유현준, 천문학자 심채경, 경제전문가 이원재, 뇌과학자 정재승, 국립과천과학관장 이정모, 대중문화전문가 김창남이다. 이름을 들어보고 책도 읽어 본 분도 계시고, 처음 듣는 이름도 있다.

 

그 중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대중문화전문가 김창남씨만 살펴본다.

일곱 번째 만남 대중문화전문가 김창남 교수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 신문학과 석사, 박사 졸업. 현재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및 문화대학원 교수. 1980년대부터 문화평론가, 문화연구자로 활동해왔고, 현재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사)더불어숲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신영복 평전』(공저), 『나의 문화편력기』, 『대중문화의 이해』 등이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분들이다. 다양한 분야의 분들과 대화를 진행하면서 주제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김제동의 능력이 돋보인다. 김제동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이 내용을 언급한다.

 

저는 이분들과 만나면서 “당신이 살아야 나도 산다”라는 게 이 세상이 이루어진 방식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 것 같아요.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곱 분 모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분과 경계가 아니라 관계임을 이야기했거든요. (7쪽)

 

대화를 책으로 엮은 책을 읽기가 편해서 좋다. 글이 술술 넘어간다. 각 전문가와의 대화는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관심 있다면 영상도 보자.

 

책을 보면 일단 앞뒤 표지를 보고, 앞표지를 넘겨 저자 소개를 보고 목차를 보고 머리말을 좀 읽어본다. 간혹 뒷표지에 언론사나 유명인의 추천사가 있다. 사실 추천사는 별로 눈여겨보지 않는다. 대개 그럴 것이다. 이 책은 추천사를 보고 빵 터졌다. 이 책에서는 두 명의 추천사가 있다. 한 사람은 ‘제주 독자 이효리’ 다른 한 사람은 ‘서울 독자 유재석’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효리가 유재석보다 위에 있다는 것. 유재석의 추천사만 보자.

 

이 책은 굉장히 어려운 주제들, 어쩌면 살면서 평생 관심도 없던 이야기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쉽고 재밌게 설명해줘서 읽을수록 더 재밌어진다고 할까. 물론 제동이가 우리 대신 질문을 잘해서 그렇겠지? (^^;) 광활한 우주의 지구라는 작은 별에 잠시 살다가는 우리 자기님들이 올해 꼭 읽어보면 좋을 그런 책이다.

- 서울 독자 유재석

 

책을 마무리 하면서, 존재론적 세계관과 관계론적 세계관을 생각한다.

 

책 속으로

 

“세상의 모든 불행은

그 총량만큼의 기쁨이나 행복이 필요한 게 아니라

한 뼘 햇볕만큼의 기쁨이면 된다.”

- 신영복

 

김상욱교수는 코로나에 관해 이렇게 언급했다.

지금도 우리가 의사들, 간호사들, 질병관리청에 계신 분들에게 박수 보내면서 정말 훌륭한 분들이라고 칭찬하잖아요. 그런데 정작 그분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휴가도 못 가고 아마 추가 근무까지 했을 텐데 그에 대한 충분한 보상 없이 말로만 훌륭하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신약 개발도 마찬가지에요. 지적재산권에 대해 “너희가 개발하긴 했지만 인류를 위해 필요하니까 다 내놔.”이렇게 요구해서는 안되죠. 이에 대해서는 UN이나 WHO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생길 것 같으니 팬데믹에 대처하는 초국가적 기구 같은 것이 필요할 수도 있고요. (55~56쪽)

 

그런데 왜 인공지능이 일을 더 잘하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거죠. 결국 우리를 구원할 길은 인공지능보다 더 뛰어난 일을 하거나 인공지능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비슷한 일을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105쪽)

- 사람보다 더 빠른 자동차가 있는데 사람끼리 뛰어서 더 빠른 사람을 찾는 것의 의미, 노력, 땀의 가치......

 

많은 전문가들과의 대화 속에 시대가 시대인지라 코로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예를들어 그 전에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었지만 직장 상사가 싫어해서 안 했잖아요. 온라인 예배도 가능했지만 교회에서 별로 안 좋아하니까 계속 모였던 건데, 지금은 전염병 때문에 좋든 싫든 온라인으로 해야 하니까요. 그러면 공간을 통해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이 권력을 내려놓게 되고, 그 구조가 해체되면서 재배치가 될 거에요.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빨리 공통의 목표를 정하고, 그 꿈을 이루는 방향으로 사회 구조를 재구성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141쪽. 유현준 교수)

 

 

 

공간 구조를 바꿔서 학교 옥상에 정원도 만들고 아리들이 하늘을 볼 수 있게 하면 좋겠네요. 지금은 다 잠가놓잖아요. 너무 끔찍한 얘기지만, 옥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뛰어내리니까 그 공간 자체를 막는 걸로 문제를 풀려고해요. 진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뛰어내리게 하는 교육 환경을 바꾸는 게 아닐까 싶은데. (168~169쪽. 김제동)

- 내가 나온 고등학교 옥상은 오픈되었다. 4층 건물의 옥상에서 바다와 백사장, 공장과 시내의 야경을 보면서 한 잔 하면 안주가 따로 필요없었다.

 

결국 우리가 보고 있는 하늘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생성된 스냅사진들의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별빛과 그 바로 옆에 있는 별빛이 서로 다른 시기에 생성되서 우리한테 기금 보여지는 스냅사진인 거에요. 그래서 우리가 하늘을 본다는 것은 서로 다른 시간들이 존재하는 하늘을 본다는 거죠. (274쪽. 심채경박사)

- 우주 물리학에 관한 아주 멋진 표현이라 생각 들었다. 요즘 밤하늘의 별을 보면 ‘저 별은 과연 지금 이 순간에도 존재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소득제에 관해 책을 통해 색다른 견해를 접하게 되었다.

공산주의는 모든 사람이 노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일자리를 다 보장하는 시스템이죠. 반면에 기본소득제는 지극히 시장경제적인 발상이에요. “아무 조건 없이 돈 드릴 테니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하세요.” 그럼 기본 소득이 생긴 사람은 그 돈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쓰기도 하고, 투자를 하기도 하고, 기부를 하기도 하고, 진짜 자기 마음대로 쓰는 거에요.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거죠. 지극히 시장 경제적인 발상이에요. (310쪽. 이원재 대표)

- 최근 몇몇 대선 후보들 사이에 기본소득제 이야기가 나온다. 참고하자.

 

“꿈은 다만 꿈일 뿐,

악몽이나 길몽으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지 마라.”

- 법륜

 

예를 들면 미세먼지를 제거하겠다고 집마다 공기청정기를 놔요. 그게 효과가 있을까요? 공기청정기를 만들기 위해 화력발전소 돌리느라고 미세먼지가 더 발생해요. 내가 있는 이 공간, 우리 아이가 공부하는 이 교실, 우리 식구들이 사용하는 이 거실의 공기를 깨끗이 하려고 지구 전체로 보면 더 많은 미세먼지를 만들고 있는 게 바로 우리에요. 우리가 기후위기나 미세먼지의 해결책으로 찾아낸 방법은 대부분 ‘나한테만’ 괜찮고 지구 전체로 보면 해결책이 아니에요. (534쪽. 이정모 관장)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라 합니다.

사상(cool head)이 애정(warm heart)으로 성숙하기까지의 여정입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여정이 남아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발은 실천이며, 현장이며, 숲입니다.

- 신영복

 

코로나에 관해 김창남 교수는 이와 같이 말했다.

“사람과 사람의 작은 만남이 모든 변화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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