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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에베레스트 등반의 전망

by 안그럴것같은 202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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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더 높이......!”

높이 오르고자 함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이다. 특히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보고 싶어 찾아오고, 오르고 싶어 찾아온다. 그리고 매년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또한 해가 갈수록 에베레스트는 점점 더 우리에게 가까워지고 있다. 입산신청만 하면 바로 허가가 나오고, 산에 접근하기도 쉽고, BC생활도 다른 고산보다 훨씬 편하고, 등산은 시작부터 하산까지 철저히 셀파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고, 성공률도 높으니 왜 아니 가겠는가!

 

1) 네팔정부의 고민

에베레스트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고민하는 데가 있다. 바로 네팔정부다. 다른 고산과의 형평성 때문이다. BC까지의 트레킹도 마찬가지다.

에베레스트를 찾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네팔의 다른 고산도 골고루 많아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여러 면에서 점점 더 차이가 벌어질 공산(公算)이 크다. 주변의 집을 보아도 에베레스트 쪽은 유럽알프스와 비교될 만큼 깨끗해져 가는데, 다른 지역은 옛날과 전혀 변함이 없다.

네팔관광성은 이 고민을 해소하기위해 NMA(Nepal Mountaineering Association)와 수차례 회의를 가졌다. 또 NMA는 이 해결책의 일환으로 2004년과 2005년에 각국 산악단체와 전문잡지에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고, 파키스탄의 대표산악단체인 ACP(Alpine Club of Pakistan)를 찾아가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바로 이 때문에 NMA내의 자체회의도 자주 하곤 한다.

 

파키스탄의 경우, 카라코람을 찾아오는 외국의 원정대가 대폭 줄어들자, 파키스탄관광성은 21세기에 들어서며 그 해결책으로 몇 가지 조항(Regulation)을 수정했다. 1986년에 삽입했던 “원정대에 고용된 네팔의 셀파도 대원과 똑같은 대우로 입산료를 내야한다.”는 조항도 삭제했다. K2 등 8,000미터 이상의 고산은 물론 그 이하의 산도 입산료를 파격적으로 50% 이상 인하했으며, 6,000미터 이하의 산에는 입산료가 무료다.

관광성과 각 지역정부가 엄격히 규제에 나서자 과거에 원정대와 트레커에게 폭리를 취하고 불친절하던 지역주민들의 자세도 많이 바뀌었다. 이 때문인지 파키스탄을 찾는 트레킹 팀과 원정대 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또 원정대가 몰리는 산의 폭이 네팔에 비해 훨씬 넓다. 즉 어느 산만 집중 등반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작년의 경우, 약 100여개의 산 중에서 43개의 산을 찾았다.

 

네팔도 요즈음 파키스탄의 완화정책에 자극 받아서인지 많이 변하고 있다. NMA는 입산금지인 산에서 상당수의 트레킹피크를 개방함은 물론, 일부 트레킹피크에 대해 이미 입산료를 면제하기 시작했다. 네팔관광성의 고충은 무엇보다 현재 개방한 493개 산 중에서 유독 에베레스트로만 원정대나 트레커가 너무 많이 몰린다는 점인데, 타 지역과 밸런스(balance)를 맞추기 위해 고심(苦心)하고 있다.

더더욱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랑탕계곡 등 몇 군데를 제외한 타 지역들은 트레커가 점점 줄어드니 막막한 지역주민은 바가지요금을 씌우려 하고, 또 마오이스트(Maoist)들의 횡포로 카트만두의 여행사들이 트레킹코스로 추천을 꺼리니, 이는 결국 악순환의 반복으로 점점 더 트레킹 팀은 줄어들고, 지역주민은 더 가난해지는 실정이기에 이 타파(打破)에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다.

심지어 차후 5년 간 에베레스트 등산허가를 발급하지 말자는 의견, 히말라야의 타 고산의 등반경험이 있는 자에게만 에베레스트 입산허가를 내주자는 의견, 아울러 타 지역 트레킹경험이 있는 자에게만 에베레스트 트레킹허가를 내주자는 의견 등 NMA 내부에서도 의견들이 분분하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들은 티베트의 TMA(Tibet Mountaineering Association)와 협상문제 등 많은 장애가 있어 실행치 못하고 있다.

 

 

 

2) 새로운 형태의 원정대 구성

서울이나 지방이나 등산도 열심히 하고, 재력도 있는 산악회를 보면 다음과 같이 말하는 선배산악인들이 아직도 무척 많다, “세계 최고봉을 우리 산악회(또는 고장이나 동문)에서 단독으로 오르자! 우리 회원들만의 똘똘 뭉친 팀워크로 멋진 등반을 펼쳐 보자!”라고.

한마디로 “난센스!”다. 앞서 설명했듯이 에베레스트 노멀루트에서는 우리만의 팀워크등반이 불가능하다. 히말라야의 모든 산은 원정대가 그 산악회의 독특한 스타일과 팀워크로 멋진 등반을 펼칠 수 있지만, 오직 에베레스트에서만 그렇지 못하다.

 

실질적으로 에베레스트 원정을 생각해보자!

전국의 대부분의 산악회는 대체로 고산등정이 가능한 능력 있는 회원을 그리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다. 에베레스트는 자주적 등반이 불가함 외에, 입산료 또한 턱없이 비싸다.

그렇다면 등반의 효율성과 경제적인 면을 생각할 때, 산악회 입장에선 가급적 소수정예로 팀을 구성해야 좋은데, 이러한 소규모 팀 몇 개가 합쳐 한 팀으로 신청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한 팀으로 조직하면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준다. 수년 전 모 산악회에서 자체 원정대를 구성했는데 결과는 단 한 명이 정상에 올랐고, 총 경비 3억 수천만 원을 소모했다. 이는 타 산악회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결코 간과(看過)하지 말아야한다.

반면에 금년 봄 ‘Flying Jump 김해 원정대’는 각기 다른 산악회에서 한두 명씩 모여 한 팀을 이루어 등반한 바 10명 이상이 등정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얼마나 경제적이고 효율적인가!

 

에베레스트에선 어차피 어느 팀이건 셀파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오를 수밖에 없으며, 등정여부는 결국 각자의 운과 능력에 따를 것이고, 정상에서는 각자의 깃발을 들고 사진촬영하면 만사OK다. 또 외국인 눈에는 모두가 같은 한국인일 뿐이다.

또 한 팀을 이루면 우리가 선호하는 고소포터, 쿡 등 능력 있는 셀파들을 경쟁적으로 고용할 필요가 없다. 시장에서 장보기도 편하고, 조직적인 관리도 유리하고, 기본 공동장비의 구입부담도 훨씬 줄어든다. 전체적으로 상당한 비용절감효과가 있으며, 국가적인 차원으로도 외화낭비를 크게 줄이게 된다.

 

 

 

3) 상업등반대

에베레스트는 현실적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우리나라도 작금에 들어 대부분 지역단위로 산악회들이 연합하여 원정대를 구성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상업등반대가 조만간 자리 잡으리라 예상된다. 특히 에베레스트의 경우, 상업등반대야말로 필요충분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비단 산악회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등산과 모험을 좋아하며 재력도 있는 사람들이 한두 명씩 짝을 지어 너나 할 것 없이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날이 곧 오리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당연히 세계 최고봉은 영원한 상징이자 꿈이며, 답답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각 기관이나 스폰서 업체들이 히말라야의 고산등반에서 등반성보다는 세계 최고봉에 더 인기와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2006년 봄 재미동포 김명준씨가 상업등반대에 끼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으며, 이로서 김명준(1943년생)씨는 7대륙최고봉 최고령 등정자로 기네스북에 등재(登載)되었다.

 

실은 우리나라도 이미 과거에 고산등반을 위한 상업등반대가 있었다. 93년 아콩카구아를 시작으로 칸텡그리, 포베다, 초오유, 시샤팡마 등에 상업등반대를 보낸 국제캠프가 그 대표적 예다. 이외에 몇 개의 트레킹 전문여행사가 아마다블람, 클류체브스카야, 레닌, 매킨리 등에 상업등반대를 구성하여 원정대를 보낸 바 있다.

히말라야의 6,000m 급 트레킹피크 외에 킬리만자로, 엘부르즈, 아콩카구아, 칸텡그리, 매킨리, 몽블랑, 따구냥 등 세계도처에 산재한 수많은 명산들은 이미 전국적으로 트레킹 전문여행사에서 수없이 많은 팀을 보내고 있어 그 숫자파악이 불가능할 정도다.

 

따지고 보면 히말라야를 포함한 전 세계 6대륙 산악지대 트레킹의 대부분이 이미 상업등반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이 많이 드는 남극대륙으로도 조만간 상업등반대가 생길 것으로 예견된다. 인기가 있고 가려는 사람이 많아지게 되면 상업등반대는 자연발생적이다.

자주적인 등반이 불가능한 에베레스트야말로 이미 선진국 상업등반대가 터를 잡은 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그 효율성과 합리성은 실로 대단하다.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려는 타 개별 원정대도 이젠 상업등반대와 함께 오르거나 그 뒤를 따라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상업등반대를 이끄는 트레킹회사는 회사의 이미지와 지속적 고객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국내준비부터 항공편, 제반 행정처리, 현지숙식은 물론 포터고용, 카라반, BC생활, 고소캠프, 유능한 셀파 확보, 고소등반까지 모두 책임지니, 대원입장에선 오직 자신의 고도순응과 정신적, 신체적 건강유지에만 몰두하면 만사여의(萬事如意)다.

 

반면에 상업등반대의 단점도 적지 않다. 참가자는 스스로 걸어가는 것 외의 모든 것을 다 회사가 해결해주니 재미도 반감되고 흥미도 줄어든다. 각자 돈을 내고 참가하다보니 조금이라도 불만족스러우면 불평이 심해지고 무리한 요구사항이 많아진다.

팀워크나 파트너십은 메말라가고, 서로 필요할 때만 뭉친다. 더더구나 다른 팀과는 함께 오를지언정 극히 비협조적이다. 누가 옆에서 사고를 당해도 좀처럼 도와주거나 희생하려 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정상등정만이 목적이라 산악인으로서의 따뜻한 인간성은 결여될 수밖에 없다. 또 각자 기본적인 영어를 못 알아들으면 왕따(?)되기 십상이다.

 

에베레스트가 아무리 오르기 쉬워졌다지만 그 높이만큼이나 기상조건이 나쁘다. 예기치 못한 날씨변동이 심하면 등정이 불가능하고, 극한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상업등반대에 속한 대원들도 특히 하산 중 사고위험성이 높음을 깨달아 각자가 스스로 안전에 유의하고, 보험 등 철저한 대비책도 스스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혹자는 히말라야에서의 상업등반대를 반대하는 분도 계실게다. 실은 나도 반대한다.

히말라야에는 산악인이 오를 훌륭한 대상이 너무나 많다. 훈련을 통해 똘똘 뭉친 팀워크로 낯선 미지의 세계를 찾아, 불필요한 고생도 감수해가면서 순수 알피니즘을 향한 진정한 도전과 그 낭만이야말로 산사람들에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러나 에베레스트는 아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려 어쩔 수 없다.

 

참고로, 요즈음 미국, 유럽 등 산악선진국에서는 무즈타그아타, 레닌, 포베다 등 중앙아시아의 고산등반은 물론, 대부분의 히말라야와 카라코람의 고산등반도 웬만하면 상업등반대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자체적으로 원정대를 꾸리는 것보다 국내준비부터 시간의 손실이 적으며, 낯선 현지의 행정처리 등 잘 몰라서 실수하기 쉬운 등반외적인 문제에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현재 에베레스트의 경우, 국제적으로 참가대원을 모집하는 국제상업등반대도 예상외로 신청자가 많아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물론,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훨씬 더 많은 산악인들이 순수 알피니즘을 향한 진정한 멋과 낭만을 추구하기위해 에베레스트가 아닌 다른 히말라야 고산을 찾아가고 있다.

 

 

 

4) 에베레스트의 미래등반

놀라운 일이 하나 생겼다. 제트엔진을 부착한 신형 헬기(Eurocopter, ASTAR 350B)가 이미 2004년에 8,000미터 사우스콜 착륙에 성공했는데, 2005년엔 10,210미터 상공까지 오르고 이어 에베레스트 정상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2,886m 고도의 루크라에서 출발한 헬기는 국제항공법의 기준대로 2분 이상 정상에 머문 후 무사히 루크라 공항에 귀환하였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이 헬기를 이용, 루크라에서 바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5분간 내려준다고 한다. 예상가격은 1인당 현금으로 미화 12,000~15,000불. 소문에 의하면 벌써부터 예약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용하려는 사람이 국내에도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복 입고 카트만두 비행장을 떠나 루크라에서 우모복만 걸치고,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기념촬영하고, 다시 루크라를 거쳐 당일에 카트만두로 돌아오게 생겼으니 문명의 혜택을 톡톡히 보게 된 셈이다.

등산의 진정한 의미는 그 과정에 있다지만, 어차피 셀파의 도움으로 줄지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세계 최고봉인데 차라리 헬기를 타고 정상에 간들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꽤 많다.

남극의 경우를 보자. 수많은 사람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비행기로 남극에 다녀온다. 남극점에 건설한 좋은 시설에서 며칠 잘 쉬면서 기(氣)를 받아 돌아온다. 남극점부근에서 며칠 썰매나 스키, 워킹을 즐기기도 한다. 이들에겐 굳이 해안선에서부터 수십일 걸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이라고 특별히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헬기로의 세계 최고봉 등정은 네팔정부에 의해 당분간 보류상태에 있다. 그 이유는 세 가지. 에베레스트 정상이 국경에 위치함으로 양국의 허가가 모두 필요하다는 점, 헬기의 굉음으로 눈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아래에서 등반중인 원정대가 죽거나 다쳤을 때 책임과 보상여부, 자연보호 측면과 정서적인 면에서 반대집단이 많다는 점이다.

케이블카 설치도 티베트 쪽으로 상당히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중국정부와 중국올림픽위원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성화(聖火, Olympic torch)를 그리스의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화(採火)하던 관례를 깨고, 세계 최고봉 초모랑마(에베레스트의 티베트名) 정상에서 채화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현재 중국의 과학기술단이 CMA (Chinese Mountaineering Association)의 전문등산가와 합류하여 현지에서 한창 그 준비작업 중이다. 이 성화 봉송에 엄청난 인구가 동원되어 전국각지를 돌면서 티베트가 중국영토임은 물론, 중국내의 단합과 대외과시로 이용하려 한다.

덕분에 무엇보다 초모랑마 주변의 도로가 좋아지고 있다. 대대적인 공사가 끝나면 바로 내년부터 네팔 카트만두와 티베트 국경의 장무, 니알람, 팅그리, 시가체, 티베트의 수도 라사를 거쳐 중국 사천성의 청두(成都)와 베이징(北京)으로 이어지는 전 도로에 아스팔트가 깔린다. 현재 팅그리와 장무 구간만 남은 상태다.

그 도로에서 초모랑마BC까지도 함께 아스팔트를 깐다. 이러니 히말라야 특히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은 점점 더 쉽고 가까워졌다. 아스팔트길로 승용차타고 세계 최고봉 BC로 가는 것이다. 티베트 쪽은 이미 트레킹의 개념이 달라진지 오래되었고, 이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의 에베레스트시대가 도래했다고 본다.

 

여기에 자연발생적으로 초모랑마BC를 관광지역화 하자는 미래지향적인 계획이 제시되었다. 이 계획에는 BC 바로 아래 롱북사원 부근에 거대한 관광단지를 건설하고, BC의 그 드넓은 평원에 호텔과 각종 오락시설을 갖춘 초현대판 리조트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케이블카 설치문제는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티베트 쪽으로는 자금력이 문제일 뿐, 현재 기술진으로 케이블카 설치가 충분히 가능하다.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은 티베트 쪽이 역사적으로 네팔 쪽보다 빨랐다. 네팔이 쇄국정치를 펴던 시절, 영국을 비롯한 외국원정대는 길도 없는 티베트의 험준한 고원을 통해 접근했었다. 지금 상상해도 참 대단한 모험이었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후 네팔이 외국원정대를 받아들이고, 티베트는 중국공산당에게 함락되자 수십 년간 에베레스트 등반은 오직 네팔 쪽 뿐이었다. 그러다가 티베트가 초모랑마를 본격적으로 개방한 이후에는 양쪽으로 비슷하게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앞에서 설명한바 티베트 쪽의 진출이 쉽고, 입산료도 네팔에 비해 싸고, 중간에 보급도 용이해 당연히 티베트 쪽으로 더 많이 몰리는 추세다.

 

기록으로 봐도 티베트 쪽이 네팔 쪽보다 앞으로 성공률이 높고, 등정자 숫자도 점점 더 앞설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나라 필요 없이 우리의 경우를 보자. 1977년부터 금년 봄까지 총 61개의 원정대 중 네팔 쪽 39개 팀, 티베트 쪽 22개 팀이다. 이를 2000년을 기준으로 나눠보면 이전은 네팔 쪽 23개 팀, 티베트 쪽 8개 팀으로 네팔 쪽이 월등히 많지만, 이후는 네팔 쪽 16개 팀, 티베트 쪽 14개 팀으로 비슷하다.

등정자를 보면, 연인원 93명 중 2000년 이전은 네팔 쪽 22명, 티베트 쪽 6명이지만, 2000년 이후는 네팔 쪽 30명, 티베트 쪽 35명으로 티베트 쪽 등정자가 더 많다. 이 차이는 앞으로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

 

상상해보자. 평소 친한 등산파트너와 티베트로 상업등반대를 이용하여 세계 최고봉 등산에 나서면, 등정예정일에 맞춰 온가족이 BC로 찾아온다. 가족들은 케이블카로 정상에서 합류하여, 모두 함께 기념촬영하고, 케이블카로 함께 하산한다. 그리곤 며칠 초현대식 리조트시설에서 신나게 놀다가, 라사주변 관광 후 청장열차(靑藏列車, 일명 通天열차)를 타고 북경까지 4,064Km 구간을 48시간 달린다.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의 일이다.

 

* * * * *

 

에베레스트는 세계 최고봉이다. 고로 앞으로도 영원히(?) 에베레스트를 찾아가는 사람은 많아질 것이다. 티베트 쪽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은 분명하지만, 네팔 쪽은 주변의 빼어난 경관과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트레킹 팀이 매년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세계 최고봉 등반!

물론 앞으로 에베레스트를 오르건 안 오르건 각자의 자유선택이다. 다만,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에베레스트 말고 다른 산을 찾기 바란다. 히말라야에는 산악인들의 열정을 불태우고, 개척과 도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훌륭하고 멋지고 좋은 산은 너무 많다.

 

 

 

 

맺으며. 원래의 이름 사용하기 운동

1852년, 이 산이 세계 최고봉임을 확인한 영국인들은 이 산의 기존이름인 사카르마타(네팔 명)와 초모랑마(티베트 명)를 무시하고, 전 인도측량장관 조지 에베레스트경의 이름으로 세상에 알렸다. 통치자의 특권이라지만 이는 엄연한 강대국의 언어횡포였다.

최근 들어 티베트에서는 에베레스트 이름사용을 불허하고, 초모랑마 이름을 사용해야 입산허가를 내주고 있다. 네팔의 경우 아직까진 워낙 에베레스트 이름이 보편화되어있고 이를 사용하는 업체 등도 많아 주저하지만, 조만간 사가르마타로 통일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국민적 자존심이다.

만일 일제치하 때 일본인이 우리의 한라산을 나까무라(?)산이라고 세상에 공표했다고 가정할 때, 해방 후 우리는 과연 어떠했을까! 이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우리야말로 이제부터라도 에베레스트 호칭은 자제해야하지 않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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