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

(도서) 인간과 그밖의 것들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11. 25.
반응형
SMALL

러셀 아저씨의 책이다.

학창시절 이 아저씨의 글 때문에 머리 좀 아팠다.

문장을 복잡하게 쓰는 편이라 글을 읽고나도 뭔가 글의 주제가 잡히는 느낌이 없게 쓴다. 읽기는 읽었는데 뭔지 모르겠는. 마치 H모씨가 번역을 한 한글 문장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나마 번역본을 읽으니 좀 낫기는 한데, 조금.

표지에 나와있는 그림, 딱 저 느낌이다.

러셀이 누군지 모르는 분을 위해

 

----------------------------------------------

 

지은이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1872~1970 


20세기 최대의 사상가라 불리는 러셀은 수많은 저작을 남긴 철학자이자, 사회비평가이다. 그의 인생은 사회참여활동으로도 돋보인다. 영국의 수학자, 철학자, 논리학자, 과학자, 사회사상가로 알려진 러셀은 1950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큼 일평생 다작한 문필가로서의 삶을 살았다.《런던타임스》지가 “500년 만에 나올까 말까 한 위대한 인물”이라고 극찬할 만큼 그는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40여권에 이르는 저서와 수백에 달하는 그의 논문에서 알 수 있듯이 청년기에 출간한 첫번째 저작 『수학의 원리』를 시작으로 그칠 줄 모르는 정열로 왕성한 집필활동에 전념했다. 그 분야는 철학에서 수학, 과학, 사회학, 교육, 여성, 정치, 예술 종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는 특정집단들과 마찰을 빚었던 대가로 투옥의 고초도 겪었지만 그의 글쓰기 방식을 바꿔놓지는 못했다. 러셀은 영국의 캠브리지대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저서로는 『게으름에 대한 찬양』『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수학의 원리』『서양철학사』『결혼과 도덕』『교육과 사회질서』『라이프니츠철학에 대한 비판적 해설』『행복의 정복』『상대성의 ABC』『인간의 지식, 그 범위와 한계』『러셀자서전』등이 있다.

 

책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1930년대 초반에 '뉴욕 어메리컨'을 비롯한 여러 신문들의 문예면에 기고했던 버트런드 러셀의 에세이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 한 줄의 설명이면 이 책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할 것 같다.

 

당시 많은 기고를 하셨는데 미 발표된 에세이를 모아서 책으로 만든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1930년대 초반'에 쓴 글이라는 점.

 

주제가 사랑, 결혼, 자유, 개성, 인격, 부모자식관계, 전쟁과 평화, 형제애, 진보, 지식, 진리, 과학, 윤리, 교육 등 영속적인 테마뿐만 아니라 당대의 주요 사건과 문제들을 함께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잡다하다.

 

원제 Mortals and others

'인간과 그밖의 것들' 이 정도 제목이면 양호하다.

 

--------------------------------------------------

 

책 속으로

 

아담과 이브가 타락하자 그 벌로 그들에게 섹스가 주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오늘날 그것의 작용을 지켜본 바로는 이 견해에 동의하고 싶어진다. (…) 독자 여러분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할 수 있는가? 나는 섹스와 그 결과들에서 고통보다는 기쁨을 더 많이 느낀다고. 남성이 지배했던 구시대에는 문제가 간단했다. 남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졌고 여자는 복종했다. 이런 방식에서는 인류의 절반이 행복하고 절반은 불행했다. (…) 어쨌거나 우리 시대의 계율과 관습이 어떤 면에서 잘못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의 결혼이 남편과 아내에게 행복을 제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결혼이란 제도의 목적으로 여겨지는 자녀의 생산면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 

― 「섹스와 행복」(32, 35쪽) 

 

 

 

 

 

 

 

스위프트(걸리버여행기 작가)는, 여든이 되어도 부당하게 장수할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선거권과 재산을 박탈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훌륭한 제안이긴 하지만 지금도 벌써 노인들이 권력을 꽉 움켜잡고 있으니 내가 볼 때 스위프트의 안은 현실성 있는 정책이 못되는 것 같다. 

「노령의 위협」 (41쪽)

 

- 이 글 을 쓸 당시 러셀의 나이는 59세였다.




종교계의 여자 성직자들은 당연히 몸을 정갈하게 해야 하며, (…) 근무중인 병원간호사들도, 자신이 돌보는 환자의 건강 외에는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는 척 보여야 한다. (…) 이 기묘한 타부의 가장 큰 희생자집단은 바로 교사들이다. (…) 내가 볼 때 이 견해는 아주 심각하게 잘못된 것이다. 신체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또 모를까, 젊은 사람이 자신과 반대의 성에 무관심할 수 있는 경우는 딱 하나밖에 없다. 뭔가 폭력적인 억압이 수단으로 동원될 때. 이러한 억압은 필연적으로, 아동들의 즐겁고 자발적인 발달에 아주 해로운 징벌위주의 엄격한 태도를 낳게 되어 있다. 
― 「립스틱을 써도 좋은 사람은?」(46, 47쪽) 




과거에는 세상이 정직한 사람들과 악당들로 분명하게 나뉘어졌다. 정직한 사람들은 법을 지켰고 악당들은 법을 어겼다. 정직한 사람들 중의 일부는 부자가 되지 못하기도 했지만, ‘가난하더라도 정직하자’는 문구가 입증해주듯 그 경우는 예외로 인식되었다. (…) 현대인들을 흔들리게 만드는 분명한 선의 모호함, 그런 이유로 고통받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 일련의 긴 맥을 형성해온 반항적인 작가들은, 번창하는 것은 악한 자들이고 부자들은 법을 어기더라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점을 우리에게 납득시키고자 애써왔다. (…) 범죄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악한가? 만약 그게 아니라면 과연 어떤 특성이 그들을 감방 신세로 만드는가? 
― 「범죄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악한가」 (55~56쪽) 

 

 

 

따라서 나는 은행지점장들에게 대접받고, 친구와 이웃들에게 존경받고, 세상에서 진정한 시민의 귀감으로 인정받다가 신성한 향기 속에 죽고자 하는 야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는 바이다. 당신의 견해를 표명하지 말고 당신 상관의 견해를 표명하라. 당신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실현하고자 애쓰지 말고 백만장자들의 지원을 받는 단체가 정해놓은 목표를 추구하려고 노력하라. 사적인 우정에서는 될 수 있는 한 영향력 있는 사람들로 가려서 사귀되, 혹시 실패할 경우에는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사귀어라. 이렇게만 하면 당신은 공동체의 최고인물들 전원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게 될 것이다.

나무랄 데 없는 충고이긴 하지만, 나 자신으로 말하자면 이 충고를 따르느니 차라리 죽고말겠다.

-「비겁의 이점」 (61쪽)

 

- 이 책에서 가장 러셀스러운 문단이었다.




불행하게도 순종은 독창성이나 지도력을 가진 사람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특징이 아니다. 아주 오래 전에 어느 바보―아마 로마인이었을 것이다―가, 지휘하는 법을 알려면 먼저 복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진실과 정반대이다. 복종하는 법을 배운 사람은 자기만의 독창성을 몽땅 잃게 되거나, 권위자들에 대한 분노가 점점 쌓여 결국 그 독창성이 파괴적이고 잔인한 쪽으로 변하게 되거나 할 것이다. 
―「착한 것에 관하여」 (69쪽) 




오늘의 세상은 두 가지의 불행으로 고생하고 있다. 자신이 살 수 없는 재화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팔 수 없는 재화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 일하는 습관이 배어버린 인간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더 나쁜 것은 일하는 습관뿐 아니라 일을 보다 생산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모색하는 습관까지 배어버렸다는 점이다. 인간노동의 산물을 누군가가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이라도 해보는 사람이 없다. 우리의 도덕성은 금욕적이어서 일을 미덕으로 보게끔 만든다. 그리고 거기에서 생산은 선하고 소비는 악하다는 생각이 나온다. (…) 개인적 이윤의 동기는 분명 무너졌다. 따라서 공적부문의 조직화된 노력만이 세계의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세상이 미쳐가고 있는가」(94~95, 97쪽) 




사람들은 왜 글을 읽는가? 거의 대다수 사람들이 ‘읽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인류의 과반수가 아무것도 읽지 않는다. 그리고 그 나머지 가운데 과반수는 그림이 들어간 종이만 읽는다. 그림 종이보다 나은 것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과반수도 절대로 책 수준까지는 가지 않는다. (…) 상당수의 독자들이 추구하는 것은 지식이나 자기소견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 모차르트는 빚독촉과 부채를 잊어버리기 위해 곡을 만들었고 환상의 세계로 달아날 수 있었다. 만약 그가 저명한 정신분석가들의 충고에 따랐다면 곡을 만들기보다는, 받는 돈과 지출의 대차대조표를 세밀하게 작성하고 (…) 그 짓을 하느라 수입마저 끊겨버렸을 것이니 우리는 그의 음악을 영원히 듣지 못했을 것이다. 
― 「현실에서 달아나기」(116~118쪽)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