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이 책은 제목부터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목차를 살펴보자
목차
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2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3 루소처럼 걷는 법
4 소로처럼 보는 법
5 쇼펜하우어처럼 듣는 법
6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7 시몬 베유처럼 관심을 기울이는 법
8 간디처럼 싸우는 법
9 공자처럼 친절을 베푸는 법
10 세이 쇼나곤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
11 니체처럼 후회하지 않는 법
12 에픽테토스처럼 역경에 대처하는 법
13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14 몽테뉴처럼 죽는 법
이렇다.
14개의 장에 걸쳐 서로 다른 철학자들이 소개된다.
소크라테스는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영어 원제도 SOCRATES EXPRESS인 듯하다.
‘소크라테스’는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14명의 철학자 중 한 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왜 책 제목에서부터 소크라테스를 앞세웠을까? 의문이 든다.
고전 철학자 중에 대표되는 인물이라? 이 외에는 다른 의미를 못 찾았다.
그 다음 ‘익스프레스’
여기서 익스프레스의 의미는 ‘급행열차’정도 될 것 같다.
저자는 여행을 좋아하며 각 철학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을 통하며 그 철학에 대해 논한다.
굳이 내가 제목을 바꾼다면 ‘철학여행’정도
소크라테스에 집중된 책도 아니고, 철학 전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다.
이런 책의 장점은 여러 생각, 여러 사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단점은 각 사상에 대해 깊이가 없다.
나는 후자를 지적하고 싶다.
소크라테스, 간디, 공자 정도는 어느 정도 아니까 그 부분은 그럭저럭 이해하며 볼 수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루소, 소로, 쇼펜하우어 정도 되면 이름은 알고 있지만, 그리고 어떤 행적을 보였는지는 알고 있지만, 솔직히 별로 하는 게 없다.
시몬 베유, 세이 쇼나곤, 이렇게까지 나오면 이름도 첨 들어봤다. 그런데 그 사람의 철학을 말하고 있다. 시몬 베유, 세이 쇼나곤의 철학과 삶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내 상식으로는 ....... 요즘엔 학교에서도 이런 사람들에 대해 가르치나?
“걷기는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제공한다.”
- 루소
각 철학자에 대해 소개하면서 보통 일반적인 책에서 접하기 힘든 이야기도 많다.
대충 이름은 들어본 철학자들이지만 이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 이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알기 힘들었던 이 철학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간디가 벌인 실험에 관해 말하자면, 도를 넘은 것들이 있었다. 일흔다섯 살에 간디는 자신의 금욕 서약을 시험해보겠다며 증손녀 마누를 포함한 어린 여성들과 나체로 잠자리에 들었다. (277쪽)
간디에 관해 이런 일화를 아는 사람은 없을 듯
처음 접하는 저자이니, 저자 소개
저자 : 에릭 와이너
에릭 와이너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다. 무엇보다 철학적 여행가다. 저서로 베스트셀러 《행복의 지도》와 《신을 찾아 떠난 여행》 등이 있다. 두 책은 스무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NPR의 해외통신원으로 일했으며 〈워싱턴포스트〉와 여행잡지 〈어파〉 등에 기고했다. 아내와 딸, 사납게 날뛰는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 워싱턴D.C.에 살고 있다.
저자 스스로 철학적 여행가라 표현하고 있다.
NPR이 뭔가 궁금해서 검색해봤다. National Public Radio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이라고 한다.
이 저자의 글 자체는 참 재미있다. 여유와 위트가 느껴진다.
간디 하면 뭐가 생각나는가? “비폭력주의”
나는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지만, 산책하다 보면 개가 움직이지 않고 떼쓰는 경우 있지 않은가? “이쪽으로 가자”이러는데 개는 전혀 갈 생각 없고 뚱한 표정으로 바닥에 달라 붙어 흘끔 주인만 쳐다보는 개. 저자는 자신의 반려견과 산책하며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개는 주인인 저자를 물지도 않고 짖지도 않고 대들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만 있는 것이 목줄을 당기는 저자에게 의사표현만 하는 상황을 들어 반려견의 비폭력주의라 표현하며 ‘저 개는 간디고, 나는 영국이다’ ㅋㅋㅋ 라고 표현했다.
초기 인류는 약 600만 년 전에 양손을 땅에서 떼고 자리에서 일어나 두 발로 걷기 시작했다. 전에 없던 이 직립 자세는 예기치 못한 여러 이득을 불러왔다. 두 손이 자유로워져서 도구를 만들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손가락질, 애무, 팔짓, 손잡기, 손가락 욕, 코파기, 손톱 물어뜯기도 가능해졌다. (97쪽)
- 인간의 직립보행에 대해 이렇게 말 한 사람 있었던가.
목차에 나온 저 철학자들의 철학을 조금씩이라도 알고 있다면 재미있는 책
아니라면 쉽지 않은 책
위트있는 저자 덕에 쉽게 읽힐지라도 쉽지는 않은 책
20만 부나 팔렸다는데,
나는 솔직히 이해안된다.
책 속으로
“바그너의 음악은 마약의 효과가 밀려드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감각적”이다. 베토벤과 말러, 브람스는 좀 더 까다롭다. “저 사람이 내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 바그너는 무언가에 관해서 말을 해. 베토벤과 발러, 브람스는 그냥 말을 하고 그게 차이점이야.” (168쪽)
- 바그너와 베토벤의 음악. 이렇게 이해하는 사람 손 들어주세요.
에피쿠로스는 결핍과 부재의 측면에서 쾌락을 규정했다. 그리스인은 이러한 상태를 아타락시아라고 불렀다. 말 그대로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를 만족으로 이끄는 것은 어떤 것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불안의 부재다. 쾌락은 고통의 반대말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를 뜻한다. 에피쿠로스는 향락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평정(平靜)주의자였다. (197쪽)
- 이 문단은 에피쿠로스에 대한 내 생각이 잘못되었단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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