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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어둠의 저편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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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저자에 대한 소개가 필요 없는 사람이다.

 

그는 1979년 군조의 신인상을 받고 등단 한 이후, 소설 22종 27권을 비롯한 에세이집, 산문집, 번역서 등 총 31권의 저서를 간행, 연평균 3.1권을 펴냈는데, 이런 경이적인 문학적 성과는, 그의 탁월한 작가적 역량과 세계 어느 작가에게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억센 체력에서 우러난 것으로 보인다.

 

- 연평균 3.1권이라. 이게 가능한 수치인가. 어느 정도의 리프레쉬 할 시간도 생각해본다면, 정말 대단한 수치다. 조깅이나 마라톤 간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단련을 한다고 한다.

 

내가 하루키의 글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90년대 <양을 쫓는 모험>을 통해서였다. 당시 <상실의 시대>를 통해 한바탕 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 그 때에는 사회과학 서적만 읽었지 소설은 읽을 생각도 하지 않던 때였다. 외국에 유학을 간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양을 쫓는 모험>을 영어로 읽었는데 느낌이 오지 않는다고 한국 책을 보내달라고 했다. 유학 간지 얼마 안 된 때였기에 그럴 만도 했다. 그래서 책을 사서 읽고 우체국을 통해서 보내줬다. 20대에 읽었던 나의 첫 소설이었다. 나도 아무 느낌이 오지 않았다. ‘이게 뭐지?’

당시 월급이 2만원 정도였는데 (그래도 보너스 있는 달에는 3만원 정도 나왔다) 한 달 월급을 책 구입과 해외배송에 다 쓴 셈이었다.

 

그 뒤에 읽어 본 책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다. 이 책은 일종의 하루키의 자서전이라고 보면 된다. 소설가인 본인이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서 썼다라기 보다 자신이 소설가이므로 나는 이렇게 살아왔고 나에게는 이런 일이 있었고 나는 이렇게 산다 라는 식의 이야기이다. 그럭저럭 읽을 만 했다. 이 책은 블로그 리뷰에 없다. 리뷰를 쓰기 전에 읽은 책이다.

 

 

 

 

 

간만에 소설을 접했다. 하루키 책이 보이길래 집어들었다. 일단 저자빨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외국 서적 중에는 일본 서적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도서관에는 일본 서적보다 서구권의 서적이 훨씬 더 많다. 일본 서적을 선호하는 이유는, 일단 서양과 동양의 사고방식과 문화의 차이 때문이고, 다음으로는 일본어와 한국어의 구조가 비슷해서 번역을 해도 번역의 오류, 오역이 적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H씨의 번역은 한글을 너무 이상하게 써놔서 번역서를 읽어도 내용이 이해하기 힘들다. 이 책 또한 번역이 읽기에 무난했다.

 

이 책을 소개하는 문구를 보면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 이라고 되어 있다.

저 문구를 누가 만들었을까?

하루키가 “나의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입니다”라고 출판사에게 말했을까.

내 생각에는 그냥 출판사가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만들어낸 문구라고 생각하는데.

진실이 뭔지는 모른다.

 

소설이 끝난 뒤에는 어느 한국 문학평론가의 평에 의하면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의미와 가치를 영상 기법으로 완성한 야심작

이라고 표현했다.

 

나라면

하루키의 소설에 열광한 사람이라면 추천

하루키의 소설에 실망한 사람이라면 비추천

이라고 간단하게 말하고 싶다.

 

 

 

 

 

책에 대한 소개를 위해 목차를 살펴보자.

대개의 소설은 목차가 중요하지 않다. 목차를 본다고 내용이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대출할 때는 이 책의 목차를 보지 않았다.

읽으려고 책을 펼쳤는데

 

목차

1. 오후 11:56 / 도시는 거대한 생명체

2. 오후 11:57 / 잠의 수렁속에 빠진 미녀 에리

.

.

.

17. 오전 05:38 / 자매의 원초적 일체감의 순간

18. 오전 06:52 / 다음 어둠이 깃들기까지는

 

이렇게 나와 있다. 그렇다 밤 12시 전부터 아침 7시까지의 일어난 이야기이다. 마치 미드 <24시>처럼. 매 시간마다 각 주인공이 각각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이 시간에 얘는 여기서 이러고 있고, 몇 분 뒤에 쟤는 저기서 저러고 있고...이런 식이다.

인물별 상황별 전개되는 이야기의 구조는 나도 한 번쯤은 써보고 싶은 형식이다.

 

책의 내용은 주인공의 입을 통해서 나온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 설령 형제일지라도.”

“또 하나는, 사람이 뭔가를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에 걸맞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28~29쪽)

- 이렇게 써도 읽지 않으면 내용 파악은 힘들다.

 

이 책에서 특이한 것 중의 하나는 남자 주인공이 트럼본을 연주하는 연주자인데,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간간이 나온다. 카페에서도 나오는 음악에 대한 묘사를 하고. 책의 제일 마지막 세 페이지를 할애하여 각 페이지 별 언급되었던 음악가, 밴드, 악단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참고로 하루키는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라는 음악에 관한 책도 썼다. 여기서 말하는 스윙은 골프 스윙이 아니라, 스윙 재즈의 의미다. 몇 번 만지작 해봤지만 내가 모르는 얘기가 많을 것 같아 매 번 다시 꽂았다.

 

 

 

 


 

 

그리고 재미있는 번역을 발견했다.

언젠가 한 번 이렇게 밤샘 연습을 하고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신주쿠에서 주오선(中央線)을 탔거든 (254쪽)

음, 주오선이라.

다시 일문과 전공자에게 연락 할 일이 생겼다. 이거 일어로 읽으면 발음이 어떻게 되냐?

“츄오센”

中이라는 한문은 일본에서 ‘쥬’ 또는 ‘츄’로 읽힌다.

즉, 역자가 ‘주오선’이라고 쓴 건

中을 ‘주’라고 쓴 건 ‘츄’를 잘못 쓴거고

線을 ‘선’이라고 쓴 건 ‘센’이라는 일본 발음을 무시하고, 한국식 발음으로 썼으니,

결론을 내리자면 ‘잘못된 일본어 발음과 한국어 발음을 조합한 단어’로 보면 되겠다.

다른 예를 들자면 ‘신간선’도 아니고, ‘신칸센’도 아닌 ‘신칸선’으로 번역했다고 보면 되겠다.

 


이 책에서 아주 특이한 것이 있는데

가끔 굵은 글씨가 나온다.

 

이렇게.

근데 저게 강조를 할 내용도 아니고. 왜 굵은 글씨를 썼는지 이해가지 않는다.

원서에도 저렇게 되어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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