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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나를 부르는 숲 Walk in the Woods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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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에 제주도에서 행사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비자림을 걷는데 한 분이 이 책을 추천했다. 숲을 걷다보니 이 책이 생각나셨나보다.

 

아주 친하지 않은, 서먹서먹한 관계에서도 추천할 만한 책. 누구에게 이 책을 추천해도 욕 먹지 않을 그런 책이다.

 

원제 Walk in the Woods

 

이 책 주의 할 점.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읽을 경우 조심하자.

예를 들면 도서관이나 대중교통 같은 곳.

혼자 실실 쪼개고 소리도 못내고 웃다가 미친 놈 취급 당할 수 있다.

 

이 책이 나왔다는 건 사실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 이제야 이 책을 접하게 된 게 너무 아쉽다. 더 일찍 볼 수도 있었는데.

 

 

 

 

 


먼저 저자를 주목해보자.

 

책 표지에서 저자를 이렇게 소개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

 

빌 브라이슨

저자 빌 브라이슨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인 빌 브라이슨은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났다. 유럽 여행을 하다가 영국의 매력에 빠져 스무 살부터 20년 동안 거주하다가 미국으로 돌아가서 15년 동안 살다가 다시 영국으로 가서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거의 모든 것의 역사』,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여름, 1927, 미국?:?꿈과 황금시대』, 『빌 브라이슨의 셰익스피어 순례』,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등 그의 책들은 전 세계 30개 언어로 간행되었다. 그는 명실상부한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작가이다.

 

책을 읽어보면 이 사람에 대해 푹 빠져든다.

사진을 보면 이 사람이 산에 갈 사람처럼 보이는가? 전혀 아니다. 그렇다. 이 사람은 산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다.

 

 

 

 

 

이 책 <나를 부르는 숲>은 3천 km이 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 등반기이다. 그런데 저렇게 생긴 아저씨가? 물론 전 구간 종주를 마치지는 못했다.

 

이 책의 산행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이 저자의 다른 책이 아마도 다음 언젠가는 읽을 책 리스트에 오를 듯 하다.

 

스모키 산맥을 통과하는 트레일은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주의 경계를 이룬다. 언제나 내가 원할 때마다 왼발은 이 주에, 오른 발은 저 주에 걸칠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테니시 주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 앉을 수도 있고,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바위에 앉아 쉴 수도 있다. 또 주계를 가로질러 오줌을 갈길 수도 있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 (149쪽)

 

- 주 경계를 걸으면서 양쪽에 오줌을 갈길 수 있다고 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 읽으며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다. 나는 저 주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솔직히 말해보자,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는 어디 있는 지 안다.

알래스카, 하와이, 로스앤잴래스, 뉴욕 정도는 어디 있는 지 안다.

워싱턴 DC가 어디 있는지는 아는 사람이 다수지만

워싱턴주(州)가 되버리면 달라진다.

내가 장담컨데

남조선 사람의 95%는 워싱턴주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책을 보며 흥미로웠던 것은 이 저자는 일부 구간을 카츠라는 친구와 산행을 하는데 둘이서 텐트를 2개를 사용한다. 서구의 문화라 그러하겠지만, 과연 저것이 더 합리적인가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친구와 둘이 간다면 2~3인용 텐트 하나를 사용할 듯 하다.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안좋겠지만 무게를 생각한다면.

 

3천킬로를 넘는 구간(물론 저자는 다 하지는 못했지만)을 산행하는 등반기라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 이 책은 구간별 종주 요령이나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의 역사와 각 구역별 특징에대한 설명은 나온다. 그러나 정보서라기 보다는 그냥 유쾌한 산행기이다. 이 책을 보고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필이 받을 수는 있겠지만 이 책을 들고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레게 등산이란 그저 출발 전의 안락한 곳과 멀리 떨어진 안락한 곳을 연결하는 지루하고, 지저분하며, 이유 없는 고투(苦鬪)에 불과했다. 한편 나는 그냥 걷는 일에만 전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그리고 만족스럽게 몰두했다. (145쪽)

 

- 친구를 잘못 만나 힘들었던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걷는 것에 집중해서 만족하는 저자의 차이가 느껴진다.

 

 

 

 

 

400m 떨어진 대학 체육관에서 러닝 머신에 올라타기 위해 차를 몰고 가서는 주차할 공간을 찾을 수 없다고 심각하게 열을 내는 여자를 알고 있다. 언젠가 그녀에게, 차라리 체육관까지 걸어가서 러닝 머신을 5분 정도 덜 타는 게 어떠냐고 물어 본 적이 있다. (206쪽)

 

- 운동은 평소에 하자. 습관이다.

 

“이봐! 내가 총 맞으면 부탁 좀 들어줘. 내 동생한테 전화를 걸어서 커피 캔에 담긴 1만 달러가 그의 집 마당에 뭍혀 있다고 전해줘.”

“네 동생 집 마당에 1만 달러를 묻어 놓았다고?”

“아니야, 물론 아니지. 하지만 그놈은 좀 귀찮은 놈이거든. 그를 골탕먹일 수 있을거야. 가자.”

 

- 저자랑 친구랑 별 차이가 없다.

애팔래치안 트레일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고르라면

저런 유머있는 사람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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