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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땀

by 안그럴것같은 202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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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중에 땀을 흘리는 것은 운동량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며, 가장 중요한 기능은 체온의 조절이다. 신체는 항상 37를 유지해야 하는데, 운동량이 많아짐에 따라 신체내부에서 발생한 열을 땀으로서 배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땀 자체가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배출시키는 것은 아니다.

 

땀의 주성분인 물은 액체상태에서 기체상태로 변화될 때 많은 에너지()을 흡수하여 수증기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을 잠열(潛熱) 또는 증발열이라고 하며 물뿐만 아니라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다른 물질도 같은 현상을 나타낸다. 땀을 흘리면 시원한 이유는 신체의 열을 흡수하며 증발하기 때문이다.

냉장고의 원리도 증발열을 많이 빼앗아 가는 냉매를 사용한 것이며, 태풍이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은 바닷물이 수증기로 바뀔 때 발생한 잠열로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땀을 흘린다는 것은 마치 몸을 냉장고처럼 차갑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문제는 땀이 마르면서 신체의 열을 많이 빼앗아 간다는 것인데, 그 양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많고, 필요이상 땀을 지속적으로 흘리게 되면 등산 중에 항상 비축해야 할 예비체력 30% 조차도 땀과 함께 빼앗겨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등산 중에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체중감량이나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이 운동을 목적으로 비교적 낮은 산을 몇 시간 정도 오른다면 최대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 높은 산에서 악조건과 만났을 때 이것은 위험한 습관이 될 수 있다.

 

등산 중 땀을 관리하는 원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불필요한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쉬운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 산에 가보면 불필요한 땀을 흘리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햇빛이 없는 숲 속을 오르며 모자를 쓰고 땀을 줄줄 흘리는 사람, 무더운 여름철인데도 긴 바지, 목이 긴 스타킹양말, 그리고 조끼까지 입고, 목에 수건을 둘러 신체를 찜통으로 만드는 사람, 겨울철에 춥다고 우모복을 껴입고 오르며 내복까지 땀을 흥건히 적시는 경우, 이것은 고의적인 열손실이며, 비상시에 사용할 예비체력의 보존을 포기한 경우이다.

 

동일한 조건을 오르더라도 무리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기온과 자기 신체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면서 체온을 관리하면 같은 운동량으로 산을 오르더라도 땀을 최소한으로 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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