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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빌 브라이슨 언어의 탄생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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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저자 중 추천할 만한 사람으로는 재레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리처드 도킨스, 마이클 샌델 정도가 꼽을만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학자들과는 조금 다른 부류이며 학자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빌 브라이슨도 추천한다.

저자 빌 브라이슨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타임스』와 『인디펜던트』의 기자로 일했다. 유럽을 여행하다 영국의 매력에 빠져 스무 살부터 20년을 거주, 미국으로 돌아가 15년을 살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제2의 국적을 갖게 됐다. 그는 2005-2011년 더럼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왕립협회 명예 회원이기도 하다.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베스트셀러인 『나를 부르는 숲』으로 잘 알려졌다.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태어난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더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신문에서 여행작가 겸 기자로 활동하다, 20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는 뉴햄프셔 주 하노버 시에 정착했다. 영국 [더 타임스]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저자소개에서 딱히 지적 활동이 없는데 여행작가 겸 기자로 활동한 사람을 대학총장으로? 쬐끔 이해가지는 않았다.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나도 <나를 부르는 숲>을 보고 이 저자의 책을 읽기로 했다. 이 사람의 책은 진지한 얘기도 아주 유쾌하게 표현한다. 이 분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은 언어에 관한 책이며 당연히 특히 영어에 관한 책이다. 언어학이나 영어를 전공하는 사람에게는 적극 추천하며, 영어를 공부하는 수험생에게는 머리를 식힐 겸 볼만하지만 언어 전공자가 아닌 누구라도 읽으면 재미를 느낄 것이다.

 

언어에 관한 빌 브라이슨의 지식과 유머가 가장 잘 녹아있는 책

 





 

번역 박중서

출판기획가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센터(KCC)에서 에이전트로 일했으며, ‘책에 대한 책’ 시리즈를 기획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 『지식의 역사』, 『신화와 인생』, 『끝없는 탐구』,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멍멍이 호텔』, 『더 원더풀 오』, 『만화보다 더 재밌는 시간 여행자의 일기장』, 『커럼포의 왕 로보』,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시어도어 스터전』, 『풀의 죽음』, 『트리피드의 날』, 필립 K. 딕 걸작선 『발리스』, 『성스러운 침입』,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셰익스피어 & 컴퍼니』, 배트맨 그래픽노블 『킬링 조크』, 『아캄 어사일럼』, 『허쉬』, 『롱 할로윈』, 『다크 빅토리』, 『헌티드 나이트』 등이 있다.

 

역자에 대해서도 써보는 것은 그에 대해 언급을 하고 싶어서다. 정말 최고의 번역이며 역자의 저자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있다. 중간 중간 역자의 주석이 있는데 역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역자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돋보인다.

책 내용 중에는 일본의 영어 사용에 따른 미국의 오해에 관한 일화가 나오는데 역자가 이 책의 일본어판도 확인해서 그 내용을 책에 실었다.(327쪽) 이 대목에서는 고개를 절로 흔들었다.

 

이 분 번역의 가장 백미는 다음이다.

낫썰고 불가피하게 독딴저긴 부뉘기를 풍기며 당여니 대부부느 독짜드를 걸려 너머지게 한다(224쪽)

‘낯설고 불가피하게 독단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당연히 대부분의 독자들을 걸려 넘어지게한다’라는 소절을 저자(빌 브라이슨)이 소리나는대로 적었고 그걸 저렇게 번역해서 써놓은 것이다. 저자의 위트와 번역자의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도 한국에 관한 언급이 잠깐 나온다. 미국 남부 사람들은 courier와 Korea를 뚜렷이 구별해 발음하지 못한다고 한다. 문맥 상에서 저 단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 단어만 제시한다면 그럴 것 같기도 하다.

 

대학교 4학년 때 영어 회화 교육을 받는데 강사는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둔 여자분이었다. 한 번은 이 분이 나의 남편은 남부 사람이며 나와는 억양도 다르니 내일 한 번 남편하고 같이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미대사관 직원인 남편하고도 얘기를 했었는데 솔직히 차이를 못느꼈다. 내 수준이 북부 말과 남부 말을 구분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거나 당시 나는 4학년이었고 취업 준비중이었는데 영어회화 수업은 별 거 없다. 그냥 수업 시간 내내 미국인과 영어로 말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 강사는 내 상황을 알고 있었고 대사관 직원인 남편이 왔다 간 다음 날 나를 괜찮게 봤다며 대사관에 일자리가 있으면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했다. 아......... 그래서 미 대사관에 취직하겠다고 대사관 직원 채용을 수시로 확인했는데, 대사관 직원의 기본 조건은 대부분 석사 이상을 요구했다. 나는 기본적인 자격이 되지 못했다. 한때는 주한미군철수를 외치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돌을 던졌던 내가 취업이라는 문 앞에 무릎꿇고 미국의 직원이 되려 자리를 알아봤던 씁쓸한 기억이 떠올랐다.

 

 

 

 

 

 

책 속으로

 

‘How do you do’ 영어를 배우면 거의 초기에 배우는 문장이다. 파파고 번역기로 확인하니 ‘잘 지내십니까’라고 번역된다. 그런데 무식하게 생각한다면 ‘하우두유두’는 ‘너 어떻게 해?’라고 번역해야하는 거 아닌가. ‘너 어떻게 해’를 왜 우리는 잘 지내냐는 인사말로 이해하고 있을까. 왜 이 간단한 해석에 대해 왜 여태 아무런 궁금증이 없었을까.

 

 

 

영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성장 산업이다. “영어는 공산품 못지 않게 거대한 수출 산업이다.” 옥스퍼드대학교의 랜돌프 쿼크 교수가 한 말이다. “한 가지 문제는 이 산업에 ‘애프터 서비스’와 ‘배송’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산 라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다. 실제로 이 언에어 대한 수요가 어찌나 큰지, 오늘날 중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학생 수가 미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학생 수보다 많다. (14~15쪽)

 

‘a cat with nine lives lives next door’(목숨이 9개인 고양이가 옆집에 산다)라는 문장에서 life의 복수형인 lives는 i를 [ai]로 발음하고 동사 live의 3인칭 현재형인 lives는 i를 [i]로 발음하게 되는 재미있는 현상도 소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사람은 당연 셰익스피어이다. 굉장히 자주 등장한다. 그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오늘날 전하는 셰익스피어의 친필 서명 6개 중에서도 철자가 똑같은 경우는 하나도 없다. 심지어 그의 유언장에서는 다른 철자로 두 번 적히기도 했는데, 한쪽에서는 Shakspere라고 적고 다른 쪽에서는 Shakspeare라고 적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늘날 표준으로 통용되는 Shakespeare라는 철자를 그 자신은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213쪽)

 

당연히 영국영어와 미국영어의 차이에 관한 내용도 나오는데

영국에서는 Royal Mail(영국체신공사)에서 post를 배달하지만, 미국에서는 US Postal Service(미국우편공사)에서 mail를 배달한다.(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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