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저자부터 살펴보자.
저자 안승빈
어느덧 20년 가까이 청소년지도사와 상담사로 활동 중.
자녀들은 아버지가 소설가보다 상담사로 불리길 원함.
주목받지 않는 평범함을 원하지만
특이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흐뭇함.
주된 행동 동기는 귀찮음 회피.
청소년 지도사와 상담사라. 쉽지 않은 직업이다.
저자 스스로 ‘작가의 말’에서 ‘심리상담도 기대와는 달리 마찬가지로 질보다는 양, 그리고 5점 척도의 만족도 점수를 요구했다.’고 쓸 정도로 만만한 직업은 아니다.
아.... 저자에 대해서 쓰기가 쉽지 않다.
아는 사람이기에.
그럴수록 더욱 냉정하게.
나는 의경으로 군대를 늦게 갔다.
군사훈련을 마치고 중앙경찰학교 교육을 마치고 서울 기동단에서 교육을 받던 중 녀석을 만났다. 그것도 식당에서 식판들고 이동하다가. 나는 후줄구레한 기동복, 녀석은 일찍 지원해서 간 고참이라 번질번질(다림질은 많이 한 고참 옷은 이렇게 된다. 다림질을 안하는 요즘 군복을 입는 사람은 모른다.)한 기동복차림으로 식당에서 만났다.
“승빈아”
자연스레 이름을 불렀다.
녀석은 일찍 지원입대를 했고 나는 늦게 갔고, 녀석이 서울에 있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혹시 녀석을 볼 일이 있을까 조금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
적잖이 많이 놀랐을거다. 군 생활을 하느라 내가 언제 입대했는지도 몰랐을테니.
“빨리 밥 먹고 저쪽으로 나와. 너 아직 담배 피지?”
부대 배정도 안된 신병과 제대를 앞둔 고참이 함께 담배를 피며 얘기를 나눴다.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담배 펴. 여기 나보다 고참 별로 없어. 다 내 쫄따구야.”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같은 식당에서 2주간 밥을 먹었지만 다시 만날 일은 없었다.
녀석은 군대도 일찍 가더니 졸업도 빨리 해서 IMF에 맞게 졸업을 했다. 그러더니 여러 번 대기업을 옮겨 다녔다. 졸업을 늦게 해서 학생 신분인 나와 동기들은 “취업 절벽 IMF맞냐”며 친구에게 비법을 묻기도 했다. 취업 절벽에도 인재는 취업에 문제 없던 시기였다.
나도 취업을 한 후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낄 때 쯤 녀석을 만나 맥주 한 잔 했다. 어떻게 그렇게 회사를 옮겼는지 궁금했다. 대기업에 다니던 그 녀석은 그 와중에도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본인이 가고 싶던 길을 갔다.
그런 녀석이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나와 다르다.
(이후로는 스포가 좀 있습니다. 소설 특성 상 안 보신 분은 여기까지)
깔 건 까고 가자.
저자는 책에서 본인에 대해 표현하기를
‘처음 만나도 1년 만난 사람처럼, 10년 만나도 1년 만난 사람처럼’이라고 주위사람들이 말했다고 한다.
저자를 안 본지 20년은 된 것 같은데
지금 본다 해도 그래, 저런 느낌일 것 같다.
‘툭툭’
아무리 잊으려 발버둥 쳐도 끈질기게 비집고 나오는 기억과
떠올리려 안간힘을 써도 여전히 잠겨있는 기억 중
어느 것이 사람을 더 미치게 만드는 걸까?
프롤로그
보통의 책보다는 약간 작은 사이즈에 222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얇은 책이다.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무감각과 무신경으로 더 큰 아픔이 드러나는 것을 막아왔다.
그러나 모든 일에 마지막이 있듯
고통에도 끝이 있어야 한다.
그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릴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 줄 누군가가 되고프다.
에필로그
내가 소설을 쓴다면 쓰고 싶은 구성 형식을 갖고 있다.
시간상으로 봤을 때 A시간과 B시간이 있을 때
A1, B1, A2, B2, A3, B3 로 구성을 해서 결국에는 모든 걸 이해하게 만드는 구조이다.
소설을 쓴다면 이렇게 쓸 것이다.
이 책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읽어 볼 만하다.
이 책 읽고 나서 한국드라마 <아저씨>가 생각났다.
서로가 서로에게 치유가 되고 희망이 되는.
책 안에서는
책 안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오 자히르>라는 책이 등장한다. 여러 등장인물과 여러 말(馬), 다음으로 비중 있게 나오는 책이다. 이 책도 읽어 볼 책 리스트에 올려본다. 누군가가 추천하는 책은 그 분야를 불문하고 읽어볼 만 하다.
“나도 용서를 빌 사람이 하늘나라에 있어. 근데 소원을 하나만 빌어야 한다면 용서를 구하기보다는 내가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주고 싶어.” (171쪽)
저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문장이었다.
확인해보니 울란바토르의 위도는 북위 48도이며, 내가 가장 많이 방문했던 유럽의 도시는 45도이다. 새벽 5시에 울란바토르 공항에 도착했는데 여명에 희미했다고?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했는데 날이 어슴푸레 밝아오고 있었다고? 이건 좀 아니다. 백야를 아는가. 북반구 지역에서 위도가 높을수록 낮이 긴 백야 현상이 있다. 위쪽일수록 해가 엄청 일찍 뜨고, 엄청 늦게 진다. 북위 48도면 새벽 5시면 벌써 훤하다. 이건 소설적 요소이며 사실 관계와는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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