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

(도서) 불편한 미술관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2. 7. 5.
반응형
SMALL

책 표지를 보면 책 제목, 저자 이름, 부제, 번역서의 경우 원제(없는 경우도)등이 나온다.

이 책은 특이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저자 이름 밑에 ‘국가인권위원회 기획’이라고 되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단체인지는 잘 모르지만

책 출판에 기획을 했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

어쨌거나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에 대한 내용을 본인이 직접 정리하셨다.

 

이 책의 주제를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권 문제에 있어서 누구나 ‘잠재적 가해자’라는 것이다. (4쪽)

 

이 책은 미술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내용은 사회학적 성격이 아주 강하다.

저자 스스로 저렇게 주제를 정의했다.

그래서 책 제목에서 말하듯 이 책은 불편하다.

책이 안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인권에 대한 독자의 생각을 끌어내는 책이다.

인상파, 바로크 몰라도 상관없다.

 

 

 

그림속에 숨은 인권 이야기

 

그림에 관한 책 답게 중간중간에 그림이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 빽빽하게 가득채운 책이 아니고 글이 어렵지 않아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머리말의 마지막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 지었다.

 

모쪼록 미술관을 거닐 듯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책장을 덮은 후 독자님 마음에 불편함의 아주 작은 불씨가 남아있기를 바랄 뿐이다. (7쪽)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의 목차만 살펴보자.

 

1부. 우리가 기억할 사실들

01 여성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02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03 장애인 인권과 비장애인의 편견

04 이주민, 국민 이전에 인간

05 성폭력,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

06 미술 속 성소수자의 인권

07 제노사이드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08 사슬에 묶이지 않을 권리

09 내 마음대로 표현할 자유를 달라

 

목차만 봐도 어떤 내용일지 대충 상상이 될 것이다. 목차만 본다면 완전 사회학 책이다.

 

 

 

여성을 나타내는 ‘♀’ 기호는 베누스의 상징이고 손거울 모양이라고 한다. 남자 기호 ‘♂’는 둥근 방패와 뾰족한 창, 즉 전쟁의 신 마르스를 상징한다. 참 내 이걸 또 이제야 알았네. 여성의 상징이 거울이라는 것 또한 고민해볼 문제다.

 

전에도 미술에 관한 책을 몇 권 본 적 있는데, 그 속에서도 유명한 작가들은 대개 책의 일부를 차지한다. 과거 읽었던 책과 이 책에서도 등장하는 작가 중 하나가 고갱이다. 내 수준에서는 고갱의 그림을 감상하기에 바쁘다. 그래서 고갱 그림의 문제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고갱은 타히티 사람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고갱은 위대한 예술가지만, 여성, 특히 식민지 여성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그의 시선은 두고두고 욕을 먹는 중이다. (26쪽)

 

피카소의 그림도 하나 등장한다. 우리가 늘 생각했었던, 보아왔었던 그런 피카소의 그림이 아니다.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이다. 1951년 작품이다. 피카소가 한국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피카소 미술관에 있다고 한다. 피카소 미술관에 갈 일이 있을까.

 

성소수자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 부분은 읽으면서 약간 갸우뚱했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많은 동성애자들이 있었다. 책에서는 알렉산드로스 대황, 카이사르, 사자왕 이처드, 레오나르도 다빈치, 차이콥스키 등이 예시되었다. 지금은 노예도 없고 여성의 참정권도 당연한 것으로 인정되고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도,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 인권의 측면만 본다면 적어도 과거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성소수자에 대한 부분은 아직 그렇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보다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기도 하지만.

 

 

 

공룡 이름 하나만 떠올린다면?

티라노사우르스. 아닌가? 이 공룡의 이름이 tyranny, tyrannos에서 왔다고 한다. 티라노사우르스의 이름을 이제야 이해했다.

 

루브르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 다빈치는 피렌체를 떠난 뒤 프랑스에서 숨져서 그의 걸작이 르브르에 많다고 한다. 다른 관광객들이 「모나리자」에 몰려드는 동안, 비교적 보는 사람이 적은 다빈치의 다른 작품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루브르를 갈 예정이라면 참고하자.

 

김태권의 책은 실망시킨 적이 없다.

 

시대와 사조를 뛰어넘어

명작 속에서 ‘인권’을 생각하다.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