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위 책은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이다. 일본에서만 16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일본에서 이 책이 얼마인지는 몰라도 한 권에 인세 1500원으로 계산하면 총액 2억4천만 원이다. 21개국에 번역되었다고 한다. 미니멀하게 불필요한 걸 없애고 통장만 두둑하게.) 저 책도 뻔한 내용 같지만 그래도 관심이 좀 생긴다.
책의 앞 날개에는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저자 소개가 나온다.
특이한 것은 저자 소개 아래에 저자의 습관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사사키 후미오가 이 책을 쓰며 버린 습관은
□ 술을 마시는 습관 □ 단 것을 먹는 습관
새로 만든 습관은
□ 아침 5시에 일어나기 □ 요가, 명상
□ 일기 쓰기 □ 블로그 운영, 원고 쓰기
□ 근력운동 □ 10km 달리기
이것을 보고는 ‘오잉’ 술을 끊다니. 일본 사람들도 술을 좋아한다. 물론 주량으로는 한국을 따라올 수 없겠지만. 적어도 한국은 우동을 먹으며 술을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엔 우동에도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식사와 함께 술 한 잔 정도 곁들이는 걸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책 내용 중에서도 점심에도 국수에 맥주를 즐겼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술을 끊다니. 대단해 보였다. 독감에 걸려 술은커녕 식사도 제대로 못하다 보니 술을 끊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한다.(98~99쪽)
저자의 새로 생긴 습관 중 요가, 명상, 일기, 운동 등은 본받을만하다. 그러나 ‘5시 기상’은 따라하고 싶지 않다. 나는 아침에 알람을 쓰지 않는다. 알람이 없어도 새벽에 눈이 번쩍 떠지는 사람은 아니다. 외부 자극(알람)에 따라 일어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잠의 리듬에 따라 일어나고 싶다. 그렇게 일어나는 것이 훨씬 잠이 개운한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물론 내가 아침부터 출근해야 할 일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물을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고 경제 상황을 체크 하는 등 어느 정도의 루틴은 유지하려고 한다. 일기 쓰는 건 생각 외로 잘 안되었다. 손 가까이에 일기가 있기는 하다.
작년에 달리기를 좀 해볼까 생각했는데 2km 정도만 뛰어도 너무 힘들었다. 달리기를 안한지 너무 오래되었다. 달리기는 고민 중이다. 뭐 어쨌거나 오늘 하루에 턱걸이만 60개(6개 10세트)를 했다. 다른 운동은 계량화가 힘들어 언급하지 않는다.
대개 서구권 저자의 책을 보면 책을 시작하면서 ‘사랑하는 ..........에게’ 이런 것과 비슷한 문구가 먼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스스로 의지가 약하다고 믿는 모든 사람에게
책의 내용 대부분은 제목을 생각하면 예상되는 내용이다. 즉 뻔하다. 그러나 그 뻔한 내용을 세세하게 살펴보고 싶었고, 습관을 통해 나를 변화시키고 싶었다.
혹시 이 책을 읽지 않은 분이라면 다음의 실험을 한 번 살펴보자. 196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의 빙 유아원에서 4~5세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심리학자 월터 미셸이 시행한 마시멜로 실험이 아주 자주 언급된다. 책 앞부분에서 나온다. 마시멜로 실험이 뭔지 모르면 검색해보자.
책의 마지막 ‘마치며’ 부분에서는 월터 미셸이 육아에 관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부모가 과도하게 제어한 아이가 아니라 선택과 자율성을 존중받은 아이가 마시멜로 실험에서 성공하는 기술을 얻었다고 한다. (306쪽)
‘시간표’라고 하면 무슨 생각이 나는가? 초등학교 때 방학을 시작하면서 둥근 원에 기상부터 시작해서 부채꼴을 채워가며 그렸던 게 기억나지 않는가. 저자는 시간표를 작성해서 규칙적으로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한다. 그런 시간표 뿐만 아니라 날을 정해서 특별한 일을 하라고 조언 한다.(179쪽) 저자의 생각에 따라 나는 매일 1일을 청소하는 날로 정해봤다. 잘 될지는 모르겠다. 일단 스케줄표에는 매월 1일 반복 일정으로 등록했다.
책을 보다가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벌칙을 만든다’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한다. 금연(꼭 금연만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목표, 행동 등도 해당되겠지만) 중에 담배 1개비를 피우면 자신이 아주 싫어하는 정치단체에 기부를 하는 걸 예로 들었다.(194쪽) 아, 이런 벌칙은 정말 기발했다. 나도 그 당에 기부하기는 싫다.
의문점 하나.
2019년 2월 11일 초판 1쇄
2019년 2월 12일 11쇄 발행
발행하는 첫날 1쇄를 찍으면서 10쇄까지 하루에 다 찍었다고?
10쇄를 하루에 다 찍으면 그 양이 어마어마한데.
이게 가능한 건가? 나는 내가 잘못 본 건 줄 알고 이 부분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프로 작가는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아마추어이다.”
리처드 바크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 인류본사 : 이희수 (서평) (0) | 2023.03.23 |
---|---|
(도서) 평범히 살고 싶어 열심히 살고 있다 (서평) (0) | 2023.03.16 |
(도서) 수학을 품은 야구공 (서평) (0) | 2023.03.05 |
(도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평) (0) | 2023.03.04 |
(도서)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 (서평) (0) | 2023.0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