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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김석철의 세계건축기행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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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트에서 유명인들의 추천 도서 목록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이 그 중에 있었다. 그래서 보게 되었다.

누가 추천했는지는 모른다. 추정컨대 유현준이 아닐까 예상해본다. 그냥 추정.

 

저자 김석철은 1943년생이고 2016년에 돌아가셨다.

주요 작품으로는 <예술의 전당>, <서울 오페라하우스>, <제주 영화박물관>, <베네찌아 비엔날레 한국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이 있다고 한다.

예술의 전당이 가장 인상적이다. 원래는 지하 문화가로를 통해 지하철에서 예술의 전당 곳곳으로 갈 수 있게 하는 안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도로로 인해 차단된 느낌이 든다.

 

굳이 제목을 바꿔본다면

<건축문화유산 답사기 : 세계편>

유홍준의 문화유산 답사기 같은 느낌이 조금 드는 책이다.

다만 유홍준의 책 보다는 좀 깊이감이 떨어진다.

유홍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책 뒤표지에 세 분의 추천사가 나오는데 그 첫 인물이 유홍준이다.

 

 

이 책은 1997년에 출간되었다.

옛날에 나온 책은 잘 안보는 편인데 누가 추천했다니 봤다.

도서관에 갔더니 이 책의 위치 분류표 뒤에 ‘직원문의’라고 되어있었다.

책꽂이에 있지 않고 별도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사서분에게 부탁을 드려야 책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적 처음이었다.

 

얼마 전 어느 학생이

“저희 학교에 필독서 목록이 있는데 다 옛날 책들이 많아요.” 그러기에

“야, 그런 거 다 보려고 하지마. 요즘 나온 책만 해도 볼 게 얼마나 많은데 옛날 책 보냐?”

지리의 힘 1권의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고, 지리의 힘 2권의 대통령은 바이든이다.

몇 년만 지나도 대통령이 바뀌는데, 훨씬 더 현대적인 얘기가 현실감이 든다.

 

이 책은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냈다.

책의 제일 뒤쪽, 또는 앞쪽에 지은이, 펴낸이, 펴낸곳, 초판발행일 등 도서 정보가 나오는 페이지가 있다. 이 책에는 앞쪽에 있다.

그 페이지에서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ID / Changbi

 

책에서는 피라미드를 포함해서 전 세계의 24곳이 소개된다.

나는 그 중 4곳 밖에 보지 못했다. 갈 데도 많고 볼 데도 많구나.

 

이 책에서 조금 거슬렸던 건 외래어 표기이다. 예를 들어본다.

끄렘린, 베네찌아, 비잔띤, 빤테온, 아끄로뽈리스, 싼마르꼬광장, 싼도리니, 헤로도또스, 까이사르, 꼴로쎄움.

뭐 이런 식이다. 외래어표기법에 맞지 않은 이런 표기를 왜 고집했을까 생각된다.

그 중 최고 백미는 ‘쁠라똔’이다. 플라톤을 이렇게 표기하는 건 처음 본다.

 

 

 

책 속으로

 

타지마할은 22년에 걸쳐 건축되었다고 한다. (50쪽) 한양 도성을 뚝딱 만든 정도전이 더 대단해보인다.

 

그리스의 빠르테논 신전은 1687년 터키군의 탄약고로 쓰이다가 베네찌아 군의 직격탄에 의해 크게 파손되었고 지금까지 복원되고 있다고 한다. (75쪽) 터키든 베네찌아든 그러지 말았어야지 인간들아.

 

베이징의 천단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글을 맺었다.

천단은 우리가 이루기 어려운 거대한 규모의 건축군이나 종묘가 가진 건축미학의 높은 완성도는 갖고 있지 못하다. 종묘 정전의 건축공간이 갖는 형이상학적 의미와 조형의지는 천단의 것과 다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알 때 천단의 참모습을 아는 것이다. (154쪽)

종묘 정전이 현재 보수 공사중이며 2024년 하반기에 공개 예정인 것이 아쉽다.

 

자금성과 관련해서 경복궁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자금성에는 인간이 만든 기하학과 빈 하늘만이 있는 반면 경복궁에는 북한산과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형국이 궁성과 하나가 되어 있다. 자금성은 자연을 가지려 하고 경복궁은 자연과 하나가 되려고 한다. 자금성은 스스로가 원점의 공간으로 주변의 자연에 상관하지 않는 독존의 질서를 가진데 비해 경복궁은 주변의 토지 형국과 자연으 흐름이 하나가 된 건축군을 이루고 있다. (239~240쪽)

자금성의 규모는 정말 대단하였다. 저자의 글을 보면서 우리 궁의 장점을 더 생각하게 되었다.

 

책의 뒷부분에는 저자의 작품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운데를 비워 남산의 흐름이 한강으로 갈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은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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