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아주 흥미롭다.
진화심리학이라는 흔히 접하기 힘든 분야이지만
내용과 서술은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심리학 관련 서적 중에는 최근 본 책중엔 가장 나은 듯 하다.
저자는 일본인이지만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어 원제 The Intelligence Paradox 로 보아 영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책으로 추정된다.
‘지능’에 관한 기존 상식을 깨는 내용이 많다.
지능은 키, 몸무게, 혈압과 같은 인간 척도의 하나에 불과하다.
키가 큰 사람이 있고 작은 사람이 있듯이
지능이 높은 사람이 있고 낮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지능이 높다고 해서 인간의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목차를 통해 책 내용을 알아보자.
책 앞부분에서는 진화심리학에 관한 일반론을 얘기한다.
제1장 진화심리학이란 무엇인가?
제2장 인간이 가진 뇌의 본질과 한계
제3장 지능이란 무엇인가
제4장 지능은 어떨 때 중요한가(혹은 중요하지 않은가)
책 중반 이후로는 지능과 개별 사안을 다룬다.
제5장 보수주의자보다 진보주의자 쪽이 지능이 높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제6장 신을 믿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사람 쪽이 지능이 높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제7장 지능이 높은 남성일수록 한 사람만 사귀는 경향이 강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리고 지능이 높은 여성에게는 그런 경향이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제8장 아침형 인간보다 저녁형 인간 쪽이 지능이 높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제9장 왜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보다 지능이 높은 것인가?
제10장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제11장 왜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술을 많이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가?
제12장 왜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결국 인생에 실패하는 것일까?
제13장 지능이 영향을 끼치는 것에는 그 외 어떤 것이 있는가?
5장부터 12장까지 각 장의 제목이 아주 흥미롭다.
몇 가지가 지능이 높은 쪽에 해당되는가?
아마 이 목차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는 몇 가지가 해당되는가 손꼽았을거라 추정한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동성애’에 관한 부분만 살펴보자.
이성애가 생존 번식을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이고 동성애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연스럽지 않은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인류사를 통틀어 마땅히 여기는 행동들, 자연스러운 일들이 보편적인 일이고
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처음부터 주장되는 내용이다.
12장의 제목은 약간 좀 쎄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인생에 실패한다니.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생명체의 가장 소중한 덕목인 ‘번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실패자라고 하는 것이다.
‘인생 실패’라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래서 나도 인생실패자다.
책에서는 ‘사바나 원칙’이 자주 등장한다.
내용을 살펴보자.
사바나 원칙 – 우리의 뇌는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나 상황은 잘 이해할 수 없으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이를 건강, 다이어트와 관련해서는
수렵 채집 시절에 섭취한 에너지를 몸에 잘 저장해야 살아남는 기술이 발달했다.
지금은 먹을 것이 주위에 널려 있어도 칼로리를 몸에 저장하는 시스템이 남아 그것이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아직도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수렵 채집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반응한다.
이런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원칙이다.
그리고 지능이 높을수록 자연스럽지 않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책 속으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지능’을 다룬다.
IQ 테스트에는 특정 인종이나 집단, 계층에 유리하다는 이론을 본 적이 있다.
이를 저자는 모든 집단이 같은 지능을 갖고 있다는 억측에 근거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는 지능이 인간의 가치를 측정하는 궁극의 척도라는 억측에 근거한다고 본다.
혈압을 예로 들어 흑인이 백인보다 혈압이 높다고 한다.
혈압엔 문화적 편견이 없고 그냥 과학적 측정치에 불과하다.
IQ의 신뢰도와 관련해서는 IQ 테스트의 신뢰도는 0.9~0.99(측정 오차가 1~10%)이고,
혈압이나 혈중 콜레스테롤 측정, 흉부 X선 검사에 의한 진단의 신뢰도는 0.5 정도란다. (91쪽)
유전율과 관련된 이야기. 키 큰 부모에게서 키 큰 아이가 나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지능의 유전율은 신장과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 (97쪽)
나의 키 뿐만 아니라 지능도 부모 탓을 하자.
지능의 역설이라는 말은 바꿔 말하면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진화의 과정에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지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쉽다’는 것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생물학적 설계를 외면하고 진화의 과정에서 뇌에 부여된 제약과 한계를 벗어나 부자연스럽고 때로는 생물학적으로 어리석은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쉽다. (136쪽)
흥미롭다.
5장에서는 진보와 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진보주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유전적으로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며 그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나누어도 좋다고 하는 태도’ (141쪽)
10장에서는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클래식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의 IQ는 평균 106.5인 것에 비해 클래식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의 IQ는 평균 93.3이란다. (253쪽) 그러면서 저자도 클래식을 싫어한다고 밝힌다.ZZ
이 책의 주요 목적은 ‘지능의 높이=인간의 가치’라는 방정식을 깨뜨리는 것, 즉 지능이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라든가 지능이 높은 사람 쪽이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든가 하는 신화를 부수는 것이다. (262쪽)
126, 127쪽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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