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서평)

 

뇌에 관한 책은 쉽지 않다.

어릴적에 공부 좀 해둘걸.

 

편도체, 안와전두피질, 해마, 측좌핵, 시상하부, 뇌줄기, 신피질, 배외측전전두엽, 변연계.

이러면 벌써 머리 아파진다.

게다가

세로토닌, 감마 아미노부르티산, 도파민, 코르티솔, 아세틸콜린,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프로락틴 이라는 놈들까지 이 책에서는 가세하고 있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는 2004년 출판된 이후 독일어권에서 마케팅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은 2010년도 독일 최고의 마케팅 책으로 선정됐고, 2011년 국제심사위원이 꼽은 역대 최고의 비즈니스 서적 100권 중 한 권으로 선정됐다. (4쪽)

● 서문의 첫 문단에서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아마 한 번쯤 들어봤을 얘기

콜라를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더니 펩시의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나 브랜드를 알려주고 테스트를 했더니 코카콜라의 선호도가 더 높았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이론적인 설명도 해주고.

 

영화는 정확히 말하면 한 장 한 장의 사진인데 그것을 연속으로 빠르게 틀다 보니 우리는 그것을 움직이는 영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 영화의 영상에 제품 사진을 한 장씩 넣었더니 영화를 본 후 사람들이 그 제품을 구매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영화는 1초에 24프레임이 나오는데 그 중 한 장 정도 다른 사진을 넣어도 제품 사진을 본 것으로 ‘인식’ 되지는 않는다.

이 얘기는 수업시간에 들었었는데, 이 책에도 나온다.

즉 내가 사고 싶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작용이라는 거다.

 

동기의식과 감정을 조절하는 뇌 구조와 신경전달 물질 및 호르몬이 소비와 구매를 결정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테마이다.

소비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제품 가격표를 빨간색으로 하면 구매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편의점, 슈퍼 등의 가격표를 생각해보자. 대부분 흰색이다.

마침 어제 저녁거리를 사러 마트를 갔었는데 마트제휴포인트 할인이 붙은 가격표는 빨간색이었다.

 

책에서는 많은 실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 그룹의 학생들은 노인의 삶과 운동에 관한 리포트를 작성해야 했고 다른 그룹은 반대로 청년들의 삶과 스포츠에 관한 리포트를 작성해야 했다.

노인에 관해 리포트를 작성한 그룹은 ‘마치 노인처럼’(책 본문에 이렇게 따옴표가 있다) 움직였고 청년에 관한 그룹은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146~7쪽)

내가 이래서 학생들을 만나는 일을 포기하지 못한다.

단순히 학생 강습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을 떠나서 학생들을 통해 내가 더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다.

 

남녀의 구매 차이에 대한 설명은 상상 가능한 상식적은 수준의 내용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이 부분은 좀 신기했다.

여성은 돌봄과 사교적인 태도를 주관하는 변연계 속 뇌 부위가 남성보다 거의 2배 정도 크다. 정신의학적 통계만 봐도 이런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전체 자폐증 환자 중에서 남성이 85퍼센트를 차지한다. 즉 다른 사람과 아무 접촉 없이도 생활이 가능한 사람은 남성이다. (191~2쪽)

 

최고의 요리사는 왜 남성일까? (214쪽)

궁금하면 책을 통해서.

 

소제목 ‘청과물 코너가 매장 입구에 있는 까닭’ (337쪽)에 관한 내용이 있다.

책 내용을 떠나서 조금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동네 슈퍼는 청과물이 입구에 있다.

내가 주로 가는 A마트는 청과물이 안쪽에 있고, 가끔 가는 B마트는 청과물이 입구 쪽에 있다.

청과물만 보면 B마트가 배치를 잘 한 것으로 보이는데, 전반적으로 내가 제품을 구매하기에는 A마트의 배치가 쇼핑하기 편하다. B마트는 제품이 중구난방으로 있는 느낌이다.

술만 본다면 A마트는 한쪽에 양주, 와인, 맥주, 막걸 리가 모두 한 곳에 몰려 있는데, B마트는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저쪽에도 있다.

하나는 롯데마트, 다른 하나는 이마트.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는 것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