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내용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내용이다. 기존 지배세력과 신흥세력의 충돌을 설명하는 내용이며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이야기다. 즉 과거 그리스 도시국가의 충돌을 최근의 세계사에 빗대어 설명한다.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백 년 넘어가는 역사를 가진 국가가 기원전 그리스의 역사를 들먹이며 패권경쟁을 설명하는 것이 좀...... 미국인의 자격지심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단점. 500페이지가 넘어간다.
그리고 또 단점. 최근 500년 이내 세계사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 사례가 나온다.
예를 들면 15세기 말 포르투갈과 에스파냐의 갈등, 16세기 전반 프랑스와 함스부르크의 갈등, 17세게 중엽 네덜란드와 영국의 갈등 등 총 16개의 사례가 제시된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끝난 청, 러와 일본의 갈등, 미, 일의 태평양전쟁, 미소의 냉전시대 등 어느 정도 한국과 관련이 있는 몇 가지의 사례를 제외하면 솔직히 세부 내용은 잘 모르는 갈등상황이 너무 많이 제시된다.
미 중의 경쟁을 다루기엔 너무 많은 다른 사례들이 제시된다.
혹시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가 이 블로그를 본다면 관심 없는 다른 세계사 부분은 그냥 건너뛰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이런 점을 제외하면 아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17년에 원서가 출간되어서 조금 시간이 지난 감이 없진 않지만 미중의 갈등상황은 계속되고 있으니 아직 유용한 내용이 많다.
“잠에 빠져 있는 중국을 깨우지 마라. 중국이 깨어나는 순간 온 세상이 뒤흔들릴 테니.”
책의 서문 첫 줄은 이백 년 전 나폴레옹이 한 말로 시작한다.
책 속으로
책에서는 PPP라는 개념이 나온다.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y) 환율은 해당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평가한 환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관련 당사국간 물가수준(또는 물가상승률) 차이 즉, 당사국 화폐간 실질구매력(가치)의 차이에 의해 균형 환율이 결정된다는 구매력 평가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이 개념에 따라 GDP를 계산하면 이미 2014년 중국의 GDP는 미국을 앞질렀다고 한다.
영국의 처칠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1911년 서른 일곱의 나이에 영국 해군 전체를 책임지는 해군장관이 되었다.(102쪽) 해군장관? 그런 부처도 있나 싶었다. 확인해보니 영국 최초의 해군 장관이라고 한다. 영국스럽다. 그리고 아무리 백 년 전 이야기지만 서른 일곱에 장관이라. 처칠이 2차대전에서만 활약한 줄 알았네.
미국의 해군 전략가 머핸(Mahan)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121쪽) <지정학의 힘>에서는 ‘마한’이라고 나왔다. 발음상 머핸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러일전쟁을 통한 러시아의 몰락은 처음에는 영국에게 희소식이었다. 러시아가 덜 위협이 되었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가 독일과 맞서는 동맹국이 되지 못하는 뜻도 되어 독일의 부상을 불러일으켰다. (128쪽) 복잡하다.
책에서는 먼로독트린도 자주 등장한다. 먼로 독트린(먼로주의)은 1823년 미국의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의회에 밝힌 미국의 고립주의 외교 방침으로서 유럽열강이 아메리카 대륙 문제 간섭을 거부하면 미국도 유럽 문제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북미는 물론 중남미까지 미국의 세력권에 두겠다는 외교 정책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미 중의 차이를 체스와 바둑으로 비교해서 설명한 부분은 흥미롭다. 체스가 상대를 무너뜨리는 게 목표인 것에 비해 바둑은 상대를 둘러싸는 게 목표다. 바둑은 상대의 힘을 꺾어 놓는 게 아니라 상대적인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235쪽) 이렇게 중국과 미국의 전략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근데요, 동양에는 장기도 있어요^^ 장기는 왜 바둑이나 체스 만큼 인기가 없을까 궁금하다.
미국인인 저자는 바둑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중국어로는 ‘웨이치’라고 하고 일본어로는 ‘고’라고 한다.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관해서는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대만 문제, 제3자에 의한 도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제3자 – 한반도의 문제다. 경제적 갈등에서 무력 갈등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봤다. 이 부분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는 가장 그럴듯한 분쟁 가능성으로 보였다. (8장)
뒤에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많은 다양한 전략도 제시한다.
닉슨이 냉전시대에 소련을 고립시키기 위해 중국과 국교 정상화를 한다. 닉슨은 말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324쪽)
“우리가 프랑켄슈타인을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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