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표지에서는 ‘싱아’를 설명하고 있다.
싱아 :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미터 정도로 줄기가 곧으며, 6~8월에 흰 꽃이 핀다. 산기슭에서 흔히 자라고 어린잎과 줄기를 생으로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나 예전에는 시골 아이들이 즐겨 먹었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지방에서도 살았지만, 대부분 도시에서 살아서 싱아를 모른다.
이런 이름 모를 풀들에 대해서도 잘 아는 사람은 살짝 부럽다.
이 소설은 일제 말기부터 6.25 전쟁 초기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저자는 개성 근처의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하여 전쟁을 맞게 된다.
전쟁 이후 전혀 가 볼 수 없는 고향인 개성. 저자는 얼마나 그리워했을까?
나도 어렸을 적 내가 살았던 곳을 가보고 싶다.
K도시는 몇 년 전에 가봤고
P도시는 나중에 가보려고 생각중이다.
나는 ‘가봐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실천은 안하고 있지만
아예 가 볼 수도 없었던 저자는 많이 아쉬웠을 듯 하다.
이 책은 뭐 일종의 시리즈이기도 하다.
이 책 이후의 시기를 다룬 책이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이다.
나는 거꾸로 읽게 되었지만,
순서대로 읽든, 나처럼 거꾸로 읽든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저자는 본문에 앞서 ‘작가의 말’에서 ‘자화상을 그리듯이 쓴 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저자의 기억을 기본으로 하여 일부의 내용이 소설적으로 추가된 글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역사책에서나 접했던 시기의 민초들의 생생한 삶의 기록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3월말에 학년을 끝내고 4월에 학기 초이던 일제 강점기의 학제가, 8월에 학년을 끝내고 9월에 새 학기를 시작하도록 한 것이 1949년까지 통용되었다고 한다. (222쪽)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학기 시스템이 있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6.25 전쟁에 관한 얘기는 가슴 아팠다. 피난은 생각도 못한 사이에 북한군은 서울을 점령하게 되고, 몇 개월 뒤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다시 서울을 회복하게 된다. 북한 점령기에 북한에 동조했던 사람들이 처벌을 받게 되는 과정이 상세하게 서술된다.
저자와 저자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중에 저자가 작가가 된 후 어머니와 함께 언론 인터뷰를 하게 된다.
기자가 신문 연재소설을 읽었냐고 물으니 어머니는 신문을 본다고 답한다.
기자가 소설을 읽은 소감을 물었다.
그리고는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원, 그것도 소설이라고 썼는지.” (221쪽)
전형적인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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