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는 이 책을 ‘기초의학’책으로 분류하였다.
나라면 ‘여성사회학’책으로 분류하고 싶다.
책 제목 <편견 없는 뇌>
원서의 제목 <the Gendered Brain>
옮긴이의 표현에 의하면 <젠더화된 뇌>
‘젠더’라는 단어는 생물학적 성(sex)이 아닌, 사회적인 성을 이르는 말이다.
즉 한국어 제목 ‘편견 없는 뇌’는 살짝 낚시.
나는 책 제목에 낚시성이 있는 책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 책의 서론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이 책은 18세기에 뿌리를 둔 채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어느 사상에 관한 것이다. 이 사상은 뇌를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 ‘성감별’하여 묘사할 수 있고 행동, 성취, 성격, 심지어 희망과 기대에서 개인 간의 차이를 하나의 유형 아니면 다른 유형의 뇌를 소유한 탓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것이 뇌과학을 수 세기 동안 잘못 주도해 왔고, 악영향을 끼치는 많은 고정관념을 지지하며, 사회 발전과 기회 평등의 길을 가로막는 관념이라고 생각한다. (11쪽)
서론의 첫 단락에서 책의 내용에 관한 설명이 다 되었다.
책에서는 세 페이지에 걸쳐 추천사가 나오는데 그중 일부를 본다.
“성차 연구의 역사는 무수히 잘못된 해석으로 가득 차 있다. 성차라는 나쁜 신경과학에 반대하는 지나 리폰은 이 야심찬 책에서 성차가 왜 잘못된 과학인지에 대한 수 많은 예를 소개하여 성으로 나뉜 뇌에 대한 믿음을 깨뜨린다.”
- 네이처
“연구와 관점으로 밀도가 높은 이 책은 과학이 너무 오랫동안 남성과 여성이 다른 뇌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 잘못된 논리를 따랐다고 주장한다. 성 차이의 중요성에 대한 틀에 박힌 가정들을 다시 생각해보라는 요청이다.”
- 워싱턴포스트
추천사에서도 책 내용이 대충 추정된다.
대학교 때 남자 학부생 중심의 전공을 공부했다.
심지어 한 학번 위는 여학생 선배가 한 명이었다.
두 학번 위는 세 명이었을 거다.
학과 교수님은 다 남자였고.
그러다 보니 여자 강사님의 수업도 거의 없었다.
‘거의 없다’는 말은 있기는 했다는 말이다.
2년 위 여자 선배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여 교수님이 하는 수업은 *******이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그래서 그렇겠죠?”
여선배도 인정했다.
이 사회에서 여자라는 사회적 위치는 그렇다.
앞서 이 책의 제목 <편견 없는 뇌>를 언급했다.
다른 제목을 제시한다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본 남성과 여성의 뇌’
‘뇌의 성차(性差)에 관하여’
삐딱하게 제목을 제시한다면
‘페미니스트의 눈으로 본 뇌’
‘페미’라는 단어가 부정적 의미가 있다는 건 안다.
당연히 이 책의 저자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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