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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내 말이 그 말이에요 : 김제동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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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단어는 ‘소소’

소소한 일상들, 소소한 얘기들

그리고 笑笑(소소) - ‘웃을 소’자다.

 

김제동의 토크를 자주 들은 사람이라면

들었을 듯한 얘기들도 있고

최근 얘기들도 있고

 

그냥 평범해보이는 듯한 그런 얘기들이

읽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위로의 말을 전해주는 책들에 비하면 훨씬 낫다.

비슷한 책들, 아마 대충 아실 듯.

어설픈 위로의 책 보다는

그냥 읽었을 때 미소 짓게 되는 그런 책이다.

 

책 내용 중에 두부 짜글이가 나온다.

한 번 도전 해봐야겠다.

마파두부도 해보고 싶다.

어려운 요리라면 모를까. 이 정도는 해볼만 하다.

다만 맨날 할 줄 아는 것만 하고

편한 것만 해서 그렇지.

 

뒷 표지에는 두 분의 추천사가 있다.

한 분은 유홍준이다.

진정한 이야기꾼의 이야기에는 세 가지 조건이 구비되어야 하는데, 첫째는 재미있어야 하고, 둘째는 아주 평범한 것이어야 하고, 셋째는 그 속에 반드시 인생이 녹아 있어야 한다.

라고 하면서 김제동을 진정한 이야기꾼으로 추천한다.

 

다른 한 분, 정혜신김제동의 공감과 위로는 천하제일이라며 추천했다.

 

 

 

 

책 속으로

 

여러분, 나침반 본 적 있으시죠?

나침반은 계속 흔들립니다. 계속 흔들리면서 방향을 찾습니다. (43쪽)

■ 이 글을 보면서 살짝 피식 했다.

초등학교 문방구에서 파는 나침반은 흔들린다.

그러나 OL용 나침반은 흔들리지 않는다.

제동은 실바, 순토 나침반을 못봤구나 싶었다.

 

-책에서는 제동의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가 제법 나온다.

“중성화 수술은 했어?”

우리 통장님 진짜 웃기거든요.

제가 “네, 하고 왔어요.”라고 하니까

통장님이 뭐라고 하신 줄 아세요?

“같이 하지 그랬어.”

통장님도 고소하려다 참았습니다. (81쪽)

 

친구하고 사이가 안 좋으면

잠깐 안 보다가 다음에 또 만나면 되고,

학교가 정 마음에 안 들면 전학 가면 되지만

자기하고 관계가 안 좋으면

평생 어디 갈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친절해야 합니다.

자기에게 가장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95~6쪽)

■ 갈 데가 없다.

 

김제동은 누나가 다섯이고,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다.

1, 2 누나는 시집을 가고 다음 누나가 제동의 도시락을 준비해주셨다는 얘기기 나온다.

지금도 제동이 대구에 내려가면 누나들이 음식을 해 준다고 한다. (30~1쪽)

나도 도시락에 관한 추억이 있다.

당시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여중 여고 남중 남고 전문대, 5개 학교를 거느린 사학재단이었는데

전문대가 이전을 하고 남중 남고가 전문대 자리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 외로 남는 공간이 많았다.

소수 정예 학생을 위한 공부 공간,

제2외국어 선택 학생을 위한 공간 등.

(대부분 암기과목인 공업을 선택했고, 제 2외국어를 선택한 학생은 많지 않았다.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서 따로 수업을 했다.)

고등학교 점심시간, 장난 아니게 난리다.

이걸 못 견딘 몇 학생들이 고3 때 점심 도시락은 제2외국어 교실에서 먹기로 했다.

몇 명만 모여 따로 도시락을 조용히 먹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친구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야, 너희 어머니 계모냐?”

(이 얘기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한 적이 없네)

나는 일주일 내내 같은 반찬을 싸고 다녔다.

어머니께서는 날 잡아서 반찬을 산만큼 만들어 놓고는 그 반찬을 매일 똑같이 싸주셨다.

GOD의 <어머님께>처럼

‘부자집 아들 녀석이 나에게 화를 냈어

반찬이 그게 뭐냐며 나에게 뭐라고 했어’

같은 일은 절대로 생길 수가 없다.

내 성적은 당시 전교 2% 이내였고

전국 석차는 1% 안이었다.

이런 나에게 내신 3등급이 넘어가는 것이 확실한 녀석이

(내신 3등급 안에 들어야 특설반에 턱걸이로 들어오는데, 공부는 못해도 착한 그 녀석은 평반이었다.)

반찬이 그게 뭐냐며 화를 낼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여인의 상황은 이해한다.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 싸는 건 이 새끼가 마지막이니까.

아침 챙겨주고 도시락 챙겨주면 일과가 끝나고 이 새끼는 밤 12시쯤 오니까.

대입 시험을 마친 후 그 여인에게 얘기 드렸다.

“이젠 도시락 안 싸셔도 되요.”

(정권에 따라 방송 생활이 왔다갔다 하면서도 사는 김제동과, 살지 못하는 나의 차이가 이런 거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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