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KBS 1라디오 <한국인을 읽는다> 제작팀에서 방송 내용을 책으로 편찬한 것이다.
진행자는 정관용이다.
나는 방송 <EBS 초대석>을 통해서 접했었고,
과거 알프스 오뜨루트를 가려고 하는 인천 공항 출국길에 수속 라인에서 본 적이 있다.
이분이 나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지 않아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방송에선 매번 앉아 계시는 모습만 봤는데
생각보다 키가 많이 작으셔서 살짝 놀랐다.
대담자로 나오시는 분들은
최재천, 공우석, 제임스 후퍼, 강헌, 박성준, 유성호, 정상훈, 홍익희, 유인경, 김상균, 강유정, 전범선 12명이다.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낯선 이름이 훨씬 많다.
제목이 <한국인을 읽는다>인데 제임스 후퍼는 뭐지.
이 사람들과 무슨 얘기를 했을까?
제작진은 먼저 주제 선정에 관한 논의를 했고
환경, 메타버스, 운명, 생사, 돈
다섯 가지 주제를 선택했다.
그에 따라 패널은 바뀐다.
당연히 책 내용은 (그리고 방송의 주제였겠지만)
주제가 바뀌고 패널이 바뀔 때마다 달라진다.
옴니버스식 구성이라고나 할까.
돈과 관련해서는
어느 분은 국내, 국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투자와 관리에 관한 전반을 아우르는 반면,
다른 분은 주구장창 집 얘기만 하셔서 올바른 패널 선택인가 생각이 들었다.
운명과 관련하여
제왕절개술이 늘어나니
수술을 밤중에 하지 않고, 낮에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화(火)’의 기운을 갖은 아이가 많고
또 그러다보니 밤에 자지 않고 학원을 가고 야식을 먹는다 라고 설명하는데
이건 좀.
9시에 잠을 자도 되던 시절과 지금을 태어난 시간으로 설명하기엔.

책 속으로
(생사, 죽음이라는 주제에 있어서)
죽음이 언제든 내 곁에 있고, 편안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면 비로소 삶이 겸손해지고 자유로워진다는 명제를 잊지 않고 되새기려 나름 노력해왔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지만... 죽음을 자주 떠올리는 삶이 죽음은 없을 것처럼 사는 삶보다 훨씬 충만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9~10쪽)
■ 죽음을 떠올리는 삶이 충만하고 행복하다고?
그건 죽음이 멀리 있을 거라 생각될 때 죽음을 떠올리면 그렇지.
죽음이 가까이 와 있는 것이 뻔한데, 죽음을 떠올리는데 충만하고 행복할까.
먹을 빵이 없다고 하니 고기를 먹으면 되지 않냐는 명언이 떠올랐다.
(이 책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에 나왔다.)
저는 기후 위기를 생각하면 더 무서운 게 코로나는 저희가 공격을 받는 느낌이지만, 기후 변화는 인간이 바이러스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공생을 하지 않고 지구라는 숙주를 결국에는 인간이라는 바이러스가 죽이는 거죠. (74쪽)
■ 걱정마시라. 지구는 화산의 대폭발, 거대 운석의 충돌로 삼엽충도 사라지고 공룡도 멸종했지만 지구는 살아남았다.
인간이 죽이려는 건 지구가 아니라 인간 자신이다.
지구에 인간이 없으면 지구도 없어진다는 생각은 엄청난 교만이다.
프랑스 하원에서는 이미 ‘프랑스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항한다’라는 조항을 헌법에 넣겠다는 내용을 하원이 통과시켰어요. (중간중간 팍팍 생략) 우리나라도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헌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79쪽)
■ 프랑스 헌법이 개정되었는지는 모른다.
한국 헌법에도 기후위기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다면.
헌법 개정 얘기는 예전부터 나오고 있는데 쉽지 않네.
어렸을 때는 굉장히 착하고 말을 잘 들었는데 20세가 넘어간 후부터는 반항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한다고 얘기하는 부모도 있는데 그건 사실 아이에 대해 잘 몰랐던 거거든요. (중략) 자신의 감정 표현은 안 하면서 억눌리고 배려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착해 보이지만 그게 분노가 돼서 뒤늦게 터지는 경우도 있어요. (152쪽)
■ ‘너 왜 그러니?’라고 하지 말기
그래서 그때 결정을 했어요. 예술을 하겠다고요. 그리고 당장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것처럼 행복하게 살아야 죽기 전에도 만족스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169~170쪽)
■ 이 얘기를 하신 분은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다는데
무슨 돈으로?
전액 장학금과 보조금, 연구보조비 및 알바로 모든 비용을 본인이 조달해서 유학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내 손모가지와 전 재산을 건다.
부모님 돈이 있다면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것처럼 밴드 리더를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유대인 문화를 언급하며)
서민 자녀들은 성인식이 끝나면 평균 6만 달러 정도가 모이고요. 잘사는 집의 아이들음 몇십만 달러가 모입니다. (부모 친척 포함 금액)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돈을 불리기 위해 돈의 흐름과 경제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244쪽)
■ 한국에서는 취업한 아들에게 대출을 종용하여 그 대출금으로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사는 것을 부모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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