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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옛 그림이 쉬워지는 미술책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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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과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읽는 

옛 그림이 쉬워지는 미술책

 

제목도 괜찮고 책 표지의 질감도 마음에 든다. 

약간 거친 느낌이 있는 코팅지로 표지가 만들어졌다.

책을 잡으면 마치 한지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도, 동양화에 관심이 없더라도 읽어볼만한 책이다.

편한 문제로(반말)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저자에 대한 소개를 굳이 필요 없을 듯하여 생략하고.

 

예전에 리움미술관을 가 본 적이 있다.^^

그 규모와 작품의 질에 깜짝 놀랐었다.

그리고 궁금해서 중앙박물관을 갔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리움에 비교해서 옛그림만 본다면, 중앙박물관의 완패다.

'국립'이 '사립'리움에 비해 많이 초라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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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황묘농접>김홍도. 종이에 채색. 간송미술관

 

이 그림에는 아름다운 봄날의 풍경을 그렸다는 표면적인 요소 외에도 다른 뜻이 숨어 있어. 고양이는 중국어로 '마오'라고 하고 나비는 '띠에'라고 해. 그런데 중국에서 나이 많은 노인을 가리키는 '마오띠에'라는 말과 발음이 같거든. 그리고 패랭이꽃에는 장수를 축하한다는 뜻이 있지. 따라서 고양이, 나비, 패랭이꼿을 그린 이 그림은 김홍도가 어느 나이 많은 노인의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고 추측할 수 있어. (22쪽)

 

- 단순히 그림을 잘 그렸다는 것 이상의 저런 많은 의미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어부도>장로. 비단에 수묵. 일본 도쿄 호국사

 

장로는 그림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던 직업 화가였기에 그림을 팔기 위해서는 남의 눈에 잘 띄게 그려야했지. 그래서 먹을 짙게 써서 강한 인상을 풍기게 한 거야.

당시는 사회가 발전해서 유식한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 서민도 그림을 사서 많이 즐겼어. 서민에게는 부드럽고 은은한 것보다는 짙고 강한 것이 더 좋아 보이게 마련이었지. 그래서 당시의 점잖은 학자와 문인들, 특히 그림을 잘 그렸던 문인 화가들은 이렇게 남의 눈길만 끌려고하는 그림을 매우 싫어했어. (55쪽)

 

- 그림과 화가와 사회상, 그림의 배경까지. 어렵다.

 

 

 

<파교심매도> 심사정. 비단에 채색. 국립중앙박물관

 

옛 문인들은 관리로서 명성을 떨치는 것도 중요했지만 속세에 얽매이지 않고 풍류를 즐기는 사람을 더 격이 높은 사람으로 쳤단다. 그래서 나귀를 타고 매화를 찾으러 눈 덮인 산으로 갔다는 맹호연의 일화는 대대로 전해져 왔지. 이후로 사람들은 나귀를 탄 인물, 다리, 깊은 산 그리고 눈 오는 풍경 등이 그림 속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맹호연이다!'하게 된 거야. 옛 그림은 이처럼 그림에 보이는 것 외에 그 속에 들어 있는 이야기를 알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어. 옛 그림을 보려면 이런 옛이야기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초 지식이 필요한거지. (96쪽)

 

 

 

<달마도> 김명국. 종이에 수묵. 국립중앙박물관

 

이런 외모적인 특징 이외에도 화가 입장에서는 달마대사를 그리는 데에 염두할 점이 있었어. 신비로운 능력을 지는 달마대사였던 만큼 그림에 그 느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고민이 많았지.

그래서 옛 화가들이 달마대사를 그릴 때에는 좀 색다른 방식으로 그렸어. 꼼꼼하게 그리는 대신 먹을 듬뿍 찍어 '휙'하고 재빨리 그렸지.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그리는 것이 그림에 강한 힘을 느끼게 하면서 '일제의 허식을 버리라'는 달마대사의 정신과도 일치한다고 본 것이지. (100쪽)

 

 

 

<군선도> 김홍도 1776년. 종이에 수묵. 삼성미술관 리움

 

어째서 18세기에 신선 이야기와 신선 그림이 유행하게 된 걸까? 18세기 후반이 되면 사회가 발전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매우 풍요로워졌어. 사람들은 그런 행복한 삶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기를 바랐지. 건강에 신경을 쓴 것은 물론 오래 살고 싶어했어. 그래서 수백년씩 장수했다는 신선을 부러워하며 신선을 그린 그림을 찾았지. 김홍도는 바로 그런 때에 신선을 잘 그리는 화가로 주목받으며 큰 인기를 누렸고, 자신의 솜씨를 맘껏 발위할 수 있었지. 이렇게 보면 유명한 화가라 하더라도 그 실력 발휘는 시대적인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107쪽)

 

- 그림과 사회는 별개일 수 없다.

 

 

 

<송시열 초상> 작자 미상. 비단에 채색. 국립중앙박물관

 

사실 한국의 초상화는 서양인이 그린 초상화와 비교하면 특별한 데가 있어. 선비 복장을 한 초상화를 보면 대부분 옷은 대강대강 그렸지만 얼굴 표현은 매우 섬세하고 꼼꼼해. 전신 중에 일부에 불과한 얼굴만 집중적으로 표현하면서 그 인물이 가진 내적인 정신 세계를 담으려 했던 거야. (110쪽)

 

 

 

<석공> 강희언. 비단에 채색. 국립중앙박물관

 

성인이나 군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 생활에 충실하면서 주어진 삶을 즐겁게 사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여기게 되었거든. 이렇게 생각이 바뀌자 눈에 보이는 것이 달라졌어. 과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보통 사람들의 일상생활도 매우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고,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지. 이런 생각의 변화가 바로 풍속화가 등장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어. (140쪽)

 

 

 

- 박물관 미술관을 다시 찾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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