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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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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하자면

전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간략하여 <싱아>로 표현)의 부제는 ‘소설로 그린 자화상-유년의 기억’이고

이 책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간략하여 <그 산>으로 표현)의 부제는 ‘소설로 그린 자화상-성년의 나날들’이다.

전작의 후속작이다.

전작 <싱아>는 1992년 발간되었고, 이 책 초판은 1995년에 발간되었다.

최근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말머리에서도 ‘미완으로 끝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이렇게 완결토록...’이라 표현하며 후속작임을 나타낸다.

 

나는 사실 전작 <싱아>를 읽지 않았다. <싱아>는 유년기 시절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산>은 6.25를 배경으로 성년인 주인공의 이야기라 전작을 읽지 않고 <그산>을 읽어도 괜찮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싱아>는 나중에 읽을 계획이다.

 

그렇다. 이 책은 1.4후퇴 이후 서울에서 삶을 이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물론 주인공의 이름은 따로 있지만 대부분의 스토리, 내용은 박완서의 경험에 근거하고 있다.

 

6.25라 하면 대부분은 <태극기 휘날리며>로 대표되는 전쟁의 이미지를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고. 그럼 그 때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북에 치이고 남에 치이고. 어느 깃발이 걸리느냐에 따라 이쪽 저쪽을 오갈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 먹고 사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국민들.

 

 

 

 

 

나도 영화, 다큐, 역사책을 통해서 6.25를 볼 수 밖에 없다. 그런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속에서 살아가는 국민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고루한 표현보다는 이 책 한 권 읽는 것이 더 가슴에 와 닿을 것 같다.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치는 스무살 처녀 박완서

고통스런 삶의 공간을 생생하고도 눈물겹게 그려낸

1950년대 이야기!

 

 

“욕먹을 소리지만 이런저런 세상을 다 겪어 보고 나니 차라리 일제 강점기가 나았다 싶을 적이 다 있다니까요. 아무리 압박과 무시를 당했다지만 그래도 그때는 우리 민족, 내 식구끼리는 얼마나 잘 뭉치고 감쌌어요. 그러던 우리끼리 지금 이게 뭡니까. 이런 놈의 전쟁이 세상에 어딨겠어요. 같은 민족끼리 불구대천의 원소가 되어 형제간에 총질하고, 부부간에 이별하고, 모자간에 웬수지고, 이웃끼리 고발하고, 한핏줄을 산산이 흩트려 적을 지게 만들어 놓았으니......”(82쪽)

 

전쟁보다는 일제 강점기가 나았을 수 있다. 그래도 ‘박정희때가 좋았어. 전두환이 잘했어.’소리는 하지 말자.

 

 

아무리 한동안 소식이 끊겼었다 해도 여고 동창생에 대해 궁금한 게 얼마나 예뻐졌을까, 연애는 해 봤을까 따위가 아니라 죽었을까, 살았을까 라는 것은 환갑이 지나고 나서야 할 짓이 아닌가. (125쪽)

 

- 저자는 이대 앞을 지나며 위와 같이 생각한다. 친구의 근황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찾는 인간성의 회복에 대한 작가의 묘사와 어휘 활용은 뛰어나다.

 

상상못한 반전이나 극적인 것이 좀 부족한 면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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