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은 나온 시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발간일이 2019년 8월이다. 최근에 발행된 책으로, 일본의 무역보복조치가 시행된 이후이다. 이 사건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많이 담겨 있다.
저자의 견해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에 지지 않으려면 제대로 일본을 연구해라
저자 호사카 유지
195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교 공학부 졸업 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한일관계 연구를 위해 서울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 체류 15년 만인 2003년 대한민국으로 귀화했다. 2011년 독도 공로상, 2013년 홍조근정 훈장, 2018년 독도평화대상 특별상 등을 받았다.
외교부 독도정책위원회 자문위원과 독립기념관 비상임이사,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KBS 객원 해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 경상북도 독도위원회 위원,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상임이사, 단국대학교 일본연구소 편집위원, 동아시아일본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 《대한민국 독도 교과서》, 《독도, 1500년의 역사》, 《일본의 위안부문제 증거자료집 1》, 《대한민국 독도》 등이 있다.
현재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 1956년생이시니 나이가 적지 않으시다. 도쿄대학을 갈 정도면 똑똑한 분이다. 이 분의 이력에서 특이한건 2003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즉 한국인,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한국명을 사용하지 않고 일본식 이름인 호사카 유지를 계속 사용하신다. 그게 한국에서 자신의 아이덴터티를 활용하기 좋다는 걸 아시는 거다. 머리 좋으신 분이다.
책 속으로
일본 스모협회는 료고쿠 국기관 1층의 가장 비싼 앞좌석 전체를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위해 확보해 놓았다. 외국의 원수 일행에게 스모 경기의 앞좌석을 죄다 내준 것은 500년 이상 이어진 일본 스모 경기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때 스모를 관람하는 이국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뿐만 아니라 기타 고위급 수행원, 경비원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대통령 경호를 위해 가장 좋은 자리 약 1500명분을 모두 비워놓아야 했는데, 그 비용은 좌석요금만으로도 1억6천만 원이 넘었다. (36쪽)
1993년 8월에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발표하여 정국을 요동치게 하더니, 이와 동시에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자민당 정권이 비자민당 정권으로 교체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2009년 9월의 민주당 하토야마 정권 성립을 ‘54년 만의 일본 정권 교체’라고 언론들이 과장해서 보도했으나. 이미 38년 만인 1993년에 자민당 정권이 비자민당 정권으로 한때 교체된 적이 있었다. (58~58쪽)
- 비자민당 정권이 들어선 적이 있었네. 왜 내 기억에는 자민당 집권밖에 생각이 안나지.
(일본이 순시정 2척을 독도 영해에 침입시키겠다고 통보하고 나서) 2003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16척의 경비정을 독도 12해리에 동원시켜 일본 순시정의 독도 영해 침입을 막는 태세를 갖추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 순시정이 독도 영해를 침범하면 무조건 발포하고, 한국 경비정 두 척이 협공하여 일본 순시정을 부숴버리라고 명령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기세에 밀린 일본 정부는 한 발 물러섰다. (63쪽)
- 시원하다.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권 때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때 박근혜 정권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측 방안을 수용해 버려, 그 결과 외교적 참사를 일으키고 말았다. 박근혜 정권은 일본이 제시한 10억 엔이라는 보상금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인지, 그동안의 한국 측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합의를 하면서 ‘불가역적으로’ 결정되었다는 문구까지 넣어 커다란 외교적 오점까지 남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줄곧 배상과 법적 책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합의 결과에는 위안부 제도가 ‘합법’이었다는 함의의 장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들과는 논의도 하지 않은 합의였으므로 이후 후폭풍이 거세게 일어났다. (66쪽)
- 일본인의 피가 흐르는 한국인의 명쾌한 지적이다.
일본인들에게는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는 도덕성이 있지 않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물론 일본인들은 어렸을 적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교육을 받는다. 그래서 평생 동안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실은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편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일본인들에 있어서 절대적인 도덕관념 같은 것은 원래 필요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기에 위험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일본인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깊이 관계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침략사상 같은 사상을 내걸고 나서서 강력하게 끌기라도 하면, 일본인들은 알면서 모르면서 거기에 충분히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119쪽)
이렇게 되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국가신도’의 최고신 아마테라스에 대한 절대 신앙을 지상 세계의 일왕에 대한 절대 복종으로 연결시켰고 이것은 일본의 지배권을 전 세계에 확대시켜도 된다는 침략 지상주의를 낳았다.
신앙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사명감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일왕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최고신의 ‘신칙’이자 ‘신의 뜻“이라면, 신자들에게 절대적이며 광기 넘치는 사명감을 불러넣어 주는 결과를 만든다. (148쪽)
“한국인은 보이지 않는 쪽이 훌륭하고, 일본인은 보이는 쪽이 훌륭하다..”
예를 들면, 한국인은 깊은 심성을 갖고 있고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다. 일본인은 생각 외로 인간관계가 계산적이다. 그러나 일본인은 어려서부터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남을 배려하며, 보이는 측면에서는 바르게 행동한다. 그리고 정확하고 정직하다.
안국인은 일본인의 계획성 있고 정확한 생활습관, 나보다는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을 배워야 한다. 반면, 일본인은 한국인의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과 따뜻한 정의 세계를 배워야 한다. 서로 배우고 보완한다면, 이웃한 두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나라가 될 것이다. (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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