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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모기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2.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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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흥미로운 책을 골랐다.(정확히 말하면 골라졌다.)

 

이 책과 비슷한 책 두 권이 떠올랐다.

하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이유는? 세계를 개미의 관점에서 본 책... 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세계를 모기의 관점에서 본 책?

 

다른 하나는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이 책 <모기>는 <총균쇠>에서 ‘균’에 집중된 책이며

그 중에서도 모기와 관련된 질병에 더 포커싱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학부에서는 곤충에 대해서 배우고

석사과정에서는 벌에 대해서만 공부하고

박사과정에서는 벌의 두 번째 다리의 역할에 대해서만 연구한다는 그런 얘기가 생각났다.

 

굳이 판정을 내린다면, <총균쇠>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총균쇠>에서는 저자가 하고 싶은 내용을 파트별로 정리해놓았는데

이 책 <모기>는 완전 ‘역사서’이다.

과거 펠로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 대왕, 로마사부터 시작되어

최근에는 베트남전쟁까지의 내용이 나온다.

한국전쟁은 한 줄 밖에 나오지 않아 아쉽다.

 

 

 

 

 

한줄 정리

모기와 관련된 세계전쟁사 이다.

 

중요 포인트.

포에니 전쟁이 3차에 걸쳐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정도의 세계사를 아는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책일 것이다. (포에니 전쟁은 포니를 갖고 전쟁한거야? 그런 사람에게는 비추천)

 

2019년 10월 30일에 발행된,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책이다.

<총균쇠>를 흥미롭게 읽은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다만,

모든 전쟁에 모기가 개입하여 이겼다..... 라는 식의 서술이 계속 반복되어 조금 짜증은 난다.

 

700쪽이 넘어가는 책이다. 보통 책의 두 배되는 두께이니 읽기 전에 미리 참고하자.

 

 


첨보는 저자다. 저자를 살펴보자.

 

저자 티모시 C. 와인가드

티모시 C. 와인가드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콜로라도 그랜드정션의 메사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하키 팀의 헤드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와인가드 박사는 캐나다군과 영국군에서 장교로 복무했으며 군사역사학과 원주민 연구에 관하여 본 책을 포함한 다섯 권을 전 세계에 출간했다.

 

저자 이름이 와인가드이다. guard는 아니고 Winegard이다.

보통 한국에서는 이런 경우에 이름으로 인해서 별명이 생기거나 놀림을 받는다.(외국은 안그런가?) 그런 경우에 놀림을 받는 아이의 대처는 두 가지 이다. 놀림을 받는 왕따가 되거나, 주먹으로 놀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는 후자였을 것 같다. 그냥 추측이다. 책을 읽다보면 캐나다 사관학교를 다녔다는 얘기가 나온다.

 

중학교 때 성이 ‘피’씨였던 친구가 있었다. 흔히 그 또래들이 말하는 천민, 상놈의 성 중 하나이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를 성으로 놀릴 수 없었다. 그는 학교 짱이었고 중국 무술영화에서 나올법한 동작으로 싸웠다. 영화에서 보던 장면을 나는 실제로 목격했다. 그는 중2때 소년원을 갔다 온 뒤 자퇴했다.

 

저자 소개를 다시 한 번 보면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캐나다와 영국의 군에서 장교로 있었다고 한다. 딱 본인의 전공에 맞는 책이다. 한국의 육군사관학교에는 ‘전쟁사학과’라는 전공이 존재한다.(외울 거 졸라 많은, 시험기간에 고생하는 전공이다. 이왕 장교할 거 쉬운 전공을 고르자.) 이 분은 사관학교에서 전공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다.

 

 

 

 


 

책 속으로

 

2000년 설립 이래 모기연구에 약40억 달러를 기부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매년 인간의 생명을 가장 많이 앗아간 동물을 밝히는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헤비급 챔피언이자 영원한 우리의 정점 포식자는 바로 모기이다. 다른 동물들은 아예 경쟁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2000년 이후 매년 모기에 의해 발생하는 사망자 수는 평균 2백만 명을 웃돈다. 우리 인간이 47만 5천여 명의 사망자를 내어 2위에 올랐고, 그 뒤를 뱀(5만명),개와 모래파리(각각 2만 5천명), 체체파리와 자객벌레 또는 흡혈성 침노린재(각각 1만명) 등이 차지했다.(5쪽)

 

- 사망자 수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사망 원인이 인간으로 2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모기가 남자보다 여자를 선호한다, 어두운 색 머리보다는 금발과 빨간 머리를 선호한다, 혹은 피부색이 더 어둡거나 피부가 가죽처럼 딱딱할수록 모기에 물린 가능성이 적다는 등의 얘기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하지만 모기가 더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만큼은 사실이다. 혈액형 O형이 A와 B 혹은 AB형보다 모기의 입맛에 맞는듯하다. O형인 사람이 A형보다 모기에 두 배 더 많이 물리며, B형인 사람들은 그 중간수준이다. (15~16쪽)

 

- 아싸......

 

 

 

 

 

 

농경은 문자언어를 비롯한 인류의 여러 사회문화적 체계에 상당한 진보를 이끌어냈으나, 한편으로는 자연의 대량살상 생물무기인 모기를 건드려 깨우기도 했다 시체를 끌며 밭을 가는 꼴이었다. (68쪽)

 

- 마지막 문장 멋지지 않은가. 원문이 궁금해졌다.

 

 

 

한때 의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미아스마 이론은 유해한 연기와 공기 중 입자, 즉 고인 물과 습지, 늪에서 뿜어져 나오는 ‘나쁜 공기’가 모든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이었다. 바로 코앞까지 추리해낸 셈이다. 그러나 ‘거의 다 맞췄다’는 말은 ‘못 맞췄다’는 말과 같다.(73쪽)

 

- 이 책은 읽다보면 가끔 이렇게 감탄스러운 문장이 나온다.

 

 

 

모기들은 페르시아 맹공 당시 그리스에 힘을 실어주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동안 호전적인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산산조각 내는 데 일조했으며, 마케도니아의 부상에 박차를 가해주었고, 한때 난공불락이던 알렉산드로스의 군대를 좀먹고선, 알렉산드로스도 불사신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인 뒤 마침내 주둥이를 들어 서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모기들은 채울 수 없는 갈증을 로마에서 마음껏 풀면서 위대한 로마 제국의 건설과 몰락을 도왔다. (122~123쪽)

 

- 역사의 기록은 알렉산더대왕을 모기 관련 질환으로 죽었다고 되어있지 않지만, 그의 증상과 환경적 요인,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모기 때문에 죽었을 거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한니발은 굳이 말라리아가 극심한 지역에서 여름을 보내기에는 너무 똑똑한 사람이었다.” 모기는 인간 병사들로 구성된 로마군단만큼이나 로마를 지켜내는데 일조했다. (135~136쪽)

- 한니발이 똑똑해서 모기가 많은 로마로 진격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고난과 폭력 속에서 시작된 기독교는 이윽고 유럽과 근동에 걸쳐 수많은 사람과 성직자에게 문제를 해결해줄 종교로, 이 세계의 세력균형을 영원히 조정해 줄 종교로 떠받들어졌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보자면 로마제국 멸망 이후 유럽은 안으로 옥죄어들기 시작했다. 군주와 영주, 교황의 독재적 봉건주의가 대권을 장악했다. 기독교는 더 이상 치유의 종교가 아니었으며, 운명론과 숨은 뜻, 불과 유황 그리고 전면적인 영적 경제적 부패를 짊어진 종교가 되었다. 암흑시대 동안 유럽인들은 몸을 움츠리고 숨어들었으며, 고대에 이루었던 진보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갔다.(페이지 빼먹음)

 

 

유럽이 질병과 종교적 문화적 불안정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던 때, 중동에서는 또 다른 영적, 정치적 질서가 꽃피고 번영했다. 7세기 초 메카와 메디나에서 출현한 이슬람은 중동 전역에 걸쳐 문화적 지적 르네상스를 일으켰다. 유럽이 지적 심연으로 떨어지는 동안, 무슬림 지역 전역에서는 교육과 진보가 이루어졌다. (159~160쪽)

 

 

 

로마인들은 다채롭고 유연한 집단으로, 폭넓은 범위의 민족과 관습을 자신들의 신앙과 문화 체계 안으로 받아들이려는 의지가 강했으나, 기독교만큼은 소화하기 힘들어했고, 기독교 신자들을 온갖 창의적인 방법으로 학살했다. 그러나 박해는 실패로 끝났고, 오히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개종하게 만들었으며, 나아가 질병에 쫓기고 끊임없는 침략에 포위당한 로마 전역의 사회적 안정성마저 약화시켰다. (162쪽)

 

- 로마의 멸망 원인을 가장 정확하게 지적한 부분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15권의 책을 쓰면서도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십자가가 그려진 방패를 들고 영주 혹은 교회 지도자들의 호사스러운 염원을 대신 충족시켜주었던 신실한 십자군 기사들은 사실 아서 왕 신화 속에서 곤경에 빠진 여인들을 구원하고 위대한 기독교 세계를 수호했던 기사들보다는, 알 카포네나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따랐던 조직폭력배들에 더 가깝다. 이들은 유럽에서 성지로 향하는 도중 유대인 및 이교도 거주 지역을 지나도록 경로를 의도적으로 설정해, 무자비한 타민족 및 이교도 청소를 벌였다. (183쪽)

 

-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의 범죄조직 두목이며 마약왕으로 불렸다.

 

 

 

앞서 설명했듯 십자군의 목적은 침략이었으며, 그보다 더 중요한 목적은 교역이었다. 무슬림과 기독교 세계 간 문화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학문 면에서 심연에 빠져 있던 유럽에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헌들이 역수입되었다. 또한 무슬림이 전 학문 분야에 걸쳐 일구어놓은 혁신이 십자군과 상인들의 봇짐을 타고 유럽에 전파되었다. 십자군 전쟁이 한창이던 수세기 동안에도 계속된 이슬람의 황금시대, 무슬림 르네상스는 어둡고 위축된 유럽 각지에 계몽적 사상과 문화를 되찾아주었다. (196~197쪽)

 

- 이 책에서도 조금 아쉬운 점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내용은 이렇게 언급만 하고 넘어간다. 알렉산드리아에서 기독교도가 한 일은 꼭 기억되어야 한다.(영화 아고라 참고)

 

 

(원나라 이야기)1285년 남진 원정을 시작한 쿠빌라이는 여름동안 말라리아 청정지역인 북부로 군사를 퇴각시키는 통상적인 전술을 무시했으며, 그 결과 약 9만 명에 이르던 원정군은 견고하게 방어진을 구축한 모기와 맞닥뜨렸다. 몽골군은 중국 남부와 베트남 전역에서 말라리아에게 유린당했고, 인명피해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결국 1288년 쿠빌라이 칸은 이 지역에 대한 정복 계획을 완전히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흐트러지고 병든 약 2만 명의 생존병사들은 비틀거리며 몽골로 돌아갔다. (207~208쪽)

 

-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데 원나라 수준으로. 세계 최강의 국가가 쳐들어와도 가볍게 씹어먹는 나라가 바로 베트남

 

 

 

 

 

 

 

한편 흑사병으로 인한 재앙과도 같은 인구 손실은 살아남은 유럽인들에게는 놀라울 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인을 잃고 버려진 대규모의 땅을 나누어 가지면서 부가 증대한 것이다. 더 많은 땅이 주어졌으나 인구가 준 탓에 주식 곡물인 밀의 수요가 줄어 다양한 작물을 경작할 수 있었고, 이에 보다 건강하고 완성된 식습관이 가능해졌다. 식량이 풍족하고 가격이 낮으며 영양 균형도 개선되어 주민들의 삶은 윤택해졌다. 한때 경작지로 사용되었으나 흑사병으로 불모지가 된 땅들이 다시금 자연 상태의 목초지나 숲으로 돌아가면서 주민들의 단백질 소비량도 증가했고, 모기가 산란할 만한 장소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일자리 경쟁이 완화됨에 따라 숙련된 장인과 비숙련 노동자 모두 임금이 늘었다. 연인들이 더 어린 나이에 결혼할 여유가 생기면서 출생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부가 증대된 한편, 학업 경쟁은 완화되면서 대학과 고등교육이 느리지만 서서히 성장하였고, 학계도 전반적으로 발전하였다. 이는 마침내 계몽시대이자 유럽 세력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시대, 르네상스로 이어졌다. (211~212쪽)

 

- 지금의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일부의 사람들이 주장하기를,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복지비용 증가를 이 코로나를 이용하여 해결하려고 일부 국가는 적극적 방역을 하지 않고 방치한다고 한다.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런 부수적 효과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콜럼버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옳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고집스럽게 틀렸기 때문이다.” 작가이자 퓰리처상 수상자인 저널리스트 토니 호르위츠의 평이다. (222쪽)

 

- 동인도제도? 신대륙발견? 웃기는 얘기다.

 

 

1992년 콜럼버스 기념일에는 수(Sioux)족 원주민 운동가 러셀 민즈가 콜럼버스 동상에 핏물을 쏟아 부으면서, 신세계를 ‘발견’했다는 콜럼버스는 “히틀러도 비행청소년 정도로 보이게 만든다”고 선언한 일도 있었다. (229쪽)

 

- 이 책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표현이 많다.

 

 

아스테카 문명이 전멸한 이후, 말라리아 역병은 1550년대에 걸쳐 멕시코 전역을 황폐화시켰다. 1620년에 이르자 한때 2천만 명에 달하던 멕시코 토착 원주민 인구는 약 7.5퍼센트인 150만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236쪽)

 

 

아프리카 노예들은 모기 매개 질병에 대한 유전적 방어체계 덕분에 모기의 분노를 이겨내면서 인기 절정의 상품으로 거듭났다. 아프리카인의 유전적 방어체계가 이토록 포괄적으로 진화한 것인 아프리카 대륙의 자연환경 덕분이다. (270쪽)

 

 

1848년 칼 마르크스는 이와 같은 초기 식민지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여러분들은 서인도 제도가 커피와 설탕을 생산하는 게 자연이 결정한 운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오늘날 상업 때문에 몸살을 앓는 대자연께서 두 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인도 제도에 사탕수수도 커피나무도 심으신 적이 없다”고 경고했다. (271쪽)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세계로 건너간 102명의 필그림 파더스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로 건너간 정착민들 중 예외적일 만큼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곳에 발을 들인 대부분은 유럽 대륙 출신이거나 연한 계약 노동자, 범죄자, 혹은 노예였다. (345쪽)

 

- 이 사실을 미국인의 몇 퍼센트나 알고 있을까.

보통은 책에 나온 순서대로 책 내용을 적는데, 다음의 내용은 당겨서 적어본다.

 

 

 

아메리카 식민지에는 연간 2천명의 영국인 범죄자들이 수송되었다. 식민지에 버려진 영국인 범죄자들은 도합 6만 명에 달했다. 미국이 독립하면서 영국 의회는 점점 더 늘어나는 국내 흉악범을 수용할 새로운 기지를 찾아야만 했다. 갓 건설된 잠비아 식민지가 우선 고려되었으나, 아프리카로의 추방은 곧 사영 선고나 다름없다고 간주되었다. 영국인 유배자 중 80퍼센트가 도착한지 1년 이내에 모기 매개 질병으로 사망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모국의 범죄자들을 처벌하고 제거하는 동시에 추방된 영국 국민들을 식민화의 선봉장으로 내세운다는 유형지의 이중적 목적에 모두 어울리지 않았다. 범죄자가 살아남지 못한다면 식민지가 어떻게 번성할 수 있겠는가? 결국 1788년 1월, 대체 유형지였던 시드니 보터니만에 1366명의 영국인 범죄자들이 수송되었으며, 이로써 영국령 호주가 탄생했다. (411~412쪽)

 

- 호주가 영국인 범죄자들을 보낸 국가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미국의 독립에 따라 미국 대신에 호주를 선택한 건 몰랐다.

 

 

영국령 북아메리카와 아이티, 스페인령 아메리카에서 일어난 혁명들은 각각 새로운 국가를 탄생시키면서 유럽 제국을 깎아먹었으며, 한데 모여 대서양-아메리카 지정학과 세계사의 새 시대를 열었다. 이 혁명들의 성공은 모두 황열병과 말라리아에 어느 정도 빚을 지고 있다. 길들여진 미국인들과 아이티인, 남아메리카 혁명가들은 독립을 위해 용맹하게 싸웠다. 그러나 그들에게 자유를 선사한 것은 다름 아닌 모기들이었다. (388쪽)

 

-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제시되는 내용이다. 세계사의 수많은 전쟁들은 모기의 도움을 받았다. 이게 계속 반복되다보면 조금 지친다.

 

 

 

모기는 루이지애나 준주 매입을 포함하여 미국을 형성하는데 헤아릴 수 없는 영향을 미쳤으니, 러시모어 산의 워싱턴과 제퍼슨 조각 사이에 모기 조각을 두어 두 대통령의 고마운 눈인사를 누리게 해야 마땅하겠다. (434쪽)

 

- 표현 죽인다. 루이지애나는 프랑스 땅이었는데 별로 쓸모가 없어서 나폴레옹이 미국에 돈을 받고 팔았다고 한다.

“모기들이 중개하고 압박하여 성사된 1803년 루이지애나 매입으로 미국은 1에이커(약 1224평)당 3센트도 들이지 않고 하룻밤 사이에 영토를 두 배로 넓혔다.”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것이 단연코 모기라는 점에서 맬서스식 논리를 따라 모기 매개 질병 퇴치를 반대하는 이도 다수 존재한다. 인간과 모기 모두 전 지구적 생태계와 생물권의 일부이며, 그 생태계와 생물권은 자연적이고 살아 숨 쉬는 견제와 균형의 체계 속에 존재한다. 최고 포식자를 퇴치해 힘의 흐름을 방해한다면 목숨을 건 러시안 룰렛에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맬서스식 세계관에서 보자면, 인구 증가가 이대로 억제되지 않는다면 한정적인 자원과 지속 가능성 문제 때문에 결국 그 자체로 맬서스식 견제인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굶주림, 질병 그리고 재앙 같은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635~636쪽)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수컷 모기의 유전자를 편집해 오만한 ‘이기적 유전자’를 심은 뒤 모기 번식 구역에 방생하여 암컷 모기들로 하여금 유충을 사산하거나, 생식능력을 잃거나, 오직 수컷 유충만 낳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두 세대만 지나면 모기는 멸종할 것이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 이 무기만 있다면 인류는 다시는 모기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어쩌면 모기 매개 질명 없는 멋진 신게계를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 (639쪽)

 

- 유전자 변형을 통한 모기 박멸, 즐거운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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