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어떤 책인지 느낌이 온다.
음식으로 본 3국의 문화 비교를 한 책이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흥미롭고 어렵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많은 문헌을 참고한 느낌이 든다. -> 아마도 서구권의 서적이었다면 인용한 원전 표시가 꽤 많이 나왔을 듯하다. 이 책에서는 하나도 없다.
목차를 보면 어떤 내용이 있는지 파악이 된다.
목차
1장 밥 짓는 문화
1. 벼 문화의 총체, 한ㆍ중ㆍ일 밥상의 세계
2. 3국 3색의 식탁 도우미
3. 그릇으로 본 3국의 음식문화
2장 3국의 밥상 정치학
1. 계급음식과 음식으로 본 계급
2. 밥상정치-위민정신
3. 만한취안시-관용과 포용의 정치
4. 가이세키요리-도의 실현
5. 조선시대 왕은 무엇을 먹었을까
6. 청나라 황제는 무엇을 먹었을까
3장 추억도 살리고 건강도 챙기는 음식
1. 3국의 합창의 음식
2. 김밥과 스시, 국적 공방의 승부를 가린다.
3. 씹을수록 추억과 역사가 보이는 누룽지
4. 입이 아니라 몸이 원하는 빈대떡
5. 추억속의 짜장면
6. 동양 3국의 합작품, 짬뽕
4장 3국의 DNA음식
1. 자연과 인체를 조화롭게 만드는 김치
2. 고추에 눈을 뜨다
3. 대두음식문화의 분화
4. 두부 전성시대
5장 국물 있는 단짝은 괴로워
1. 국은 싸구려 음식이 아니다.
2. 국물 음식의 대표선수
3. 고기음식에도 서열이 있다.
4. 신에게 바친 선물, 통째
5. 삼계탕과 베이징덕의 배틀
6장 정력 때문이야, 정력 때문이야
1. 식도락의 극치를 보여주는 음식
2. 문화가 된 금기음식과 생활
3. 세속의 욕망의 꽃피는 보양음식
4. 정력 음식은 성력을 지키는 마음의 부적
5. 피부색을 바꾸는 먹는 화장품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 ‘짜장면’
‘짜장면’은 맞춤법에 맞는 단어가 아니다. 올바른 단어는 ‘자장면’이다. 하지만 나도 ‘짜장면’이 맞다고 본다.
책 속으로
한국에서는 주식과 부식이 뚜렷이 구분된다. 밥을 주식으로, 반찬을 부식으로 명확히 가른다. 밥을 중심으로 국과 여러 가지 반찬으로 한 끼의 식사를 구성한다. ‘따뜻한 쌀밥에 뜨거운 국’, 이것이 한국적 음식의 기본이다. (중략)
반면에 일본과 중국에서는 주식과 부식의 구분이 모호하다. 밥이 주식이 되기도 하고 부식이 되기도 한다. 중구과 일본에서는 밥도 여러 요리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얘기다. (중략)
중국 연회의 경우 육류, 채소류, 해산물, 조류고기 등으로 구성된 차이(반찬)가 먼저 제공된 다음 밥이나 면, 만두가 차례대로 나온다. 밥이 여러 요리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증거이다. 베이징 요리를 예로 들면, 육류-채소류-해물류-식사류(밥 또는 면, 만두)-스프(국) 순으로 음식이 제공된다.(17~19쪽)
- 중국에서 여러 명이 둥근 테이블에 둘러 앉아 식사 할 때 요리가 먼저 나오는 걸 보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아니 얘네들은 밥도 안주고 반찬부터 줘.”라고 했었다.
(젓가락에 관해) 중국은 길고 굵고, 일본은 가늘고 짧다. 한국은 길이와 굵기가 중국과 일본의 중간쯤 된다. 젓가락 재질도 한국은 쇠, 일본과 중국은 나무를 주로 사용한다. (중략)
중국인은 온 식구가 커다란 둥근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한다. 멀리 떨어진 음식을 먹기 편리하도록 젓가락 길이를 늘인 것이다. 또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끝이 뭉툭하게 처리된 나무젓가락을 사용하여 음식이 미끄러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중략)
(일본은...) 거기다가 작은 독상이기 때문에 굳이 젓가락이 길 필요가 없다. 그리고 생선을 발라 먹거나 회를 먹는데 용이하도록 끝이 뾰족하다. (43~44쪽)
그는 또 “1백만 명도 안 되는 만주족이 1억 명에 가까운 한족의 중국을 정복하여 2백80년 가까이 통치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성을 극복하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관용과 융합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관용과 융합을 통해서 현재 중국의 모습이 갖춰진 것이며, 그런 정신을 함축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 만한취안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76쪽)
(중국 황제의 식사와 관련하여) 식사 시중을 드는 여관은 황제가 두 번 먹은 반찬을 치워버렸다. 황제가 먹는 음식을 감시 통제한 것이다. 이튿날 똑같은 음식이 황제의 밥상에 오르는 법은 없었다. 이처럼 엄격한 규율을 적용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음식으로 황제를 위해하려는 모종의 음모를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중략) 둘째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중략) 편식을 막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 그래야만 입맛을 돋우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약식동원의 철학에 근거한 것이다. (102~103쪽)
그렇다면 언제부터 짜장면이 검은색을 띠게 된 것일까. 검은색 면장이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짜장면이 ‘검은 국수’가 된 것은 과열경쟁이 만들어낸 ‘부작용’ 때문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결과라는 게 음식학자들의 견해이다. 누군가가 면장에 캐러멜을 섞어 검은색을 띠게 한 뒤, 검은색 면장은 발효가 잘된 것이라고 거짓 선전을 해서 손님을 끌었다는 것이다. 콩과 찹쌀 등으로 발효시킨 된장에 캐러멜을 섞은 검은 면장이 바로 ‘춘장’이다. 중국에는 없는 새로운 면장이 탄생한 것이다. (150쪽)
(동양에서 무를 선호했다는 얘기 후에) 반면에 동북아시아 이외의 국가들, 특히 서양국가에서는 무를 ‘천대’한다. 대표적인 ‘천시 식품’으로, 아주 가난해서 먹을 게 없을 때가 아니면 먹지 않았다. 그래서 무 반찬이 오르면 ‘가난한 식탁’이라고 자탄했을 정도라고 한다. 영국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4월이면 식탁에 오르는 지긋지긋한 무 요리여!”라고 한탄하기까지 했다. 무를 즐기지도 않고 무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었던 것이다. (163~164쪽)
“쓰촨 사람은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후난 사람은 맵지 않은 것을 두려워한다.” (중략) 후난성과 쓰촨성에서 이렇게 많은 혁명가가 나온 것은 매운 음식이 사람의 성격을 적극적으로 바꾸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정을 낳는다. 어떻든 마오쩌둥은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혁명가’라는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기도 했다. (185쪽)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한 중 일 3국 음식의 특징을 비교, 분석하면서 “한국의 음식에는 발효의 맛이 난다”고 말했다. 반면에 중국 음식의 특징은 ‘불의 맛’, 일본 음식의 특징은 ‘칼의 맛’이라고 규정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날음식을 즐기는 점, 중국에 대해서는 익혀 먹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195쪽)
한국에서 국이 발달된 것은 안타깝게도 가난한 생활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식구는 많은 반면 먹을거리가 부족한 궁핍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넉넉히 먹기 위해 국물 요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226쪽)
2008년 기준으로 중국에서 사육되는 소는 8천7백20만 마리, 돼지는 4억 6천5백49만 마리다. 전 세계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55퍼센트가 중국에 있다. (2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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