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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파란하늘 빨간지구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2.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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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먼저 표지에 대해 말하고 싶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책의 옆면(책꽂이에 꽂혀있을 때 보이는 부분)에는 책 제목과 저자 이름이 있는데

정작 책 앞면에는 영어로 제목이 있고 아무것도 없다.

정말 ‘어, 이건 뭐지’생각이 안들 수가 없다.

한 두 줄의 책을 소개하는 문구도 없고 저자 이름도 없다.

게다가 책 제목은 영문으로. BLUE SKY RED EARTH. 그것도 아주 작게.

출판사가 이렇게나 이 책에 자신이 있는 걸까 하고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나중에 검색을 하고 나서야 이 책이 이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책 겉을 커버하는 종이가 한 장 더 있었는데

이게 책에 붙어있는 종이가 아니라 움직이는 종이였던 것이다.

그러니 책 관리 상 바코드와 분류번호를 붙여야 하는 도서관으로서는

그 고정되지 않은 커버를 분리해버린 것이었다.

나의 오해는 검색으로 확인했다.

 

 

 

 

 

이 책은 기후변화, 온실효과 등의 효과에 의한 지구의 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주장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내용의 같은 주장이 너무 자주 반복된다. 좋은 얘기도 한 두 번이지.

이런 글이 나오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저자가 신문사에 연재한 글을 모아서 책을 펴낸 데 있다고 본다. 신문사에 늘 기후와 환경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연재한 글을 책으로 펴내면 각 챕터별 글의 길이가 비슷하게 나오는 귀여움도 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렇다는 건 아니다.

중국의 북방민족과 한족과의 투쟁에 기후가 영향을 미치고

시리아 내전, 아랍의 봄 등 최근의 정세들의 배경에도 기후가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도 있다.

 


저자소개

저자 조천호

대기과학자.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서귀포에서 자전거 타고 대기를 느끼는 것과, 패들보드 타고 바닷속 다양한 색깔과 형태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대기와 바다가 이 세상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에서 30년 동안 일했다. 세계 날씨를 예측하는 수치모형과 지구 탄소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처음 구축했다. 기후변화와 지구환경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으로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며, 현재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중앙선데이》에 “조천호의 기후변화 리포트”를 연재했고, 2018년 이후 《한겨레》 인터넷판에 “조천호의 파란하늘”, 《경향신문》에 “조천호의 빨간지구”를 연재하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청하고 다른 건가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기상청 산하의 과학원인 것 같다.

그.런.데.

기상청......하면 왠지 신뢰가 안가지 않나?

올해 여름 예보도 워낙 안 맞아서.

오죽하면 사람들 댓글이 예보 하지 말고 중계라도 하라고.

일기예보와 관련해서 가장 황당했던 건

주말 12시에 10분 정도 나오는 뉴스의 일기예보에서

“오후에 비가 내리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미 그 전부터 비는 오고 있었다.

방송국에는 창문이 없나.

 

 

 

 

 


 

책 속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으로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이 약 1도 상승했다. 반면, 과거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변화되는 약 1만년 동안 기온이 약 4~5도 상승했고 이것은 자연적으로 가장 빠른 온난화 속도다. 인간에 의한 온난화 속도는 이보다 약 20~25배 빠르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시속 100킬로미터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차가 이상해져 시속 2000킬로미터 이상으로 질주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는 지구가 지속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30쪽)

 

춥고 건조한 기간에는 유목 부족이 중국 평야지대 중심부를 향해 세력을 확장해 원나라와 청나라를 세우기도 했다. 기후가 좋지 않아 농업 생산력이 하락해 중국의 힘이 약해지거나, 북쪽 목초지가 줄어들면 유목민이 중국을 침공한 것이다. 반면에 기후가 따뜻해지면 주로 농사를 지으며 사는 중국 한족 세력이 북쪽 지역이나, 때에 따라서는 서쪽 지역으로 팽창했다. (36쪽)

 

- 칭기즈칸이나 누르하치가 능력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다. 이런 기후적인 요인도 있다는 거다. 전적으로 기후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신봉하지는 말자. 어릴 적에 위인전 읽은 것이 가장 시간 낭비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해빙이 녹는다고 해도 해수면을 상승시키지는 못한다. 얼음이 물보다 밀도가 낮아, 해빙 전체의 무게와 물에 잠긴 해빙이 차지하는 부피만큼의 물 무게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라지는 해빙은 북반구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날씨의 원인이 되므로 기후 변화의 주요 지표가 된다. (99쪽)

 

-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해빙’이다. 북극에 둥둥 떠 있는 얼음은 녹더라도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그린란드, 남극의 얼음은 녹으면 해수면 상승을 일으킨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서는 인간에게 불을 선물한 프로메테우스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경기장에 불을 피워놓았다. 오늘날 새로운 불인 화석연료는 인류 문명의 동력이므로 우리는 화석연료에 감사해야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위험이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116쪽)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세계 평균보다 많지만 인구가 많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 그런데도 물 부족을 심각하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많은 양의 식량을 수입하기 때문이다. 농축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 폐기 과정에 간접적으로 들어가는 물, 즉 ‘가상수’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식량 무역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를 이동한다. 예를 들어, 밀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 물 1,500리터, 쌀 1킬로그램에 3,400리터, 쇠고기 1킬로그램에 1만 5,000리터가 사용된다. 수입된 농축산물량에 가상수를 곱하면 외국에서 수입된 물의 양이 산출된다.

국토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농산물의 경우 1992~2007년 가상수의 연평균 수입량이 288억 톤으로 수출량 17억 톤과 비교해 271억 톤이 더 많았다. (중략) 즉, 우리의 생존은 다른 나라의 물에 달려 있다. (136쪽)

 

- 여기서 얘기하는 ‘가상수’의 개념은 신선했다.

 

식량이 남아도는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1990년 43퍼센트에서 현재 25퍼센트 아래로 떨어졌다. 북한은 여전히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으나 곡물 자급률은 75퍼센트를 오르락내리락한다. 우리는 부족한 70퍼센트 이상을 외국에서 다들일 경제력이 있는 데 반해, 북한은 부족한 25퍼센트를 보충할 여력이 없다. 이런 상황을 보면 자급률보다 구매 능력이 더 중요하니, 식량은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팔아 수입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중략)

이미 지난 2010년, 러시아는 가뭄이 일어나자 밀 수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른 밀 가격 상승은 멀리 떨어진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에서 식량 폭동과 정치적 위기가 일어나는 원인이 되었다. (141쪽)

 

- 여기서 ‘곡물자급률’이라고 나와서 ‘식량자급률’아닌가 싶어서 곡물자급률을 검색해보니 사람이 먹는 것뿐 만 아니라 소, 돼지 등 가축이 먹는 사료용 곡물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가축 사료용에다가 추가로 기름, 당, 두부 등의 재료가 되는 콩, 옥수수 등을 포함한 개념이 아닐까한다.

 

서울의 오염먼지 농도는 2000년대 초반이 지금보다 50퍼센트 이상 높았다. 이후 점차 떨어지다가 2013년 이후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시민들의 통념과는 달리 오염먼지의 위험은 꾸준히 낮아졌거나 최소한 나빠지지는 않았다. 객관적인 사실의 영역에서는 변화가 없었는데도 시민들은 2013년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오염먼지의 위험을 알게 되었다. (중략)

2013년 세계보건기구에서 대기오염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이어 환경부에서 2014년에 미세먼지 예보를 시작했다. 이때 언론은 이에 관한 보도를 쏟아냈다. 논문에서 김영욱 교수는 “우리 주변에 상존하지만 인지되지 않고 있던 위험이 과학적 사실과 무관하게 언론에 의해 위험 문제로 재구성되어 확산될 수 있음을 언론 기사의 변화량이 보여준다.”라고 썼다. (173~174쪽)

 

- 아이 교실에 공기 청정기 사서 놓고 싶다는 어머님, 어머님 젊으실 때 마신 공기가 지금보다 더 더럽다고 합니다.

 

중국 오염먼지가 장거리 이동해 동아시아 국가(한국, 북한, 일본, 몽골)에서 발생시킨 조기 사망자는 약 3만 명이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이 중국 상품을 수입하면서 발생시킨 중국의 조기 사망자는 약 4만 명이었다. 다시 말하면 중국내에서 한국과 일본으로 수출을 위해 가동되는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먼지 때문에 발생하는 중국 조기 사망자수가, 중국 오염먼지로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하는 조기 사망자 수보다 많다는 것이다. (179쪽)

 

- 와, 정말 신선한 견해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 무역 흑자국이고, 중국을 값싼 생산기지로 사용하고 있으니, 중국의 먼지는 중국 혼자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글로벌한 시각으로 비판한다. 나도 중국에서 먼지 날아온다고 싫어하고 있었는데.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저소득 국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7퍼센트에 불과하다. 반면 G20 국가들은 세계 온실가스의 약 80퍼센트를 배출한다. 기후변화의 원인 제공자는 부유한 나라의 부유한 사람들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의 위험은 엉뚱하게도 가난한 자들을 덮친다. (218~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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