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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남극2041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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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운 책일 수도 있고, 관심없는 책일수도 있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책이다.

 

나는 전에 남극을 갔다 와서 이제야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경험자이다보니 재미있게 읽었다.

 

교보문고에서는 이 책을 에세이로 구분하였고, 용산도서관에서는 역사서로 분류하였다.

흠, 역사서는 아닌 듯하다. 사람들 손 진짜 안가게 만들어놨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이 책은 그 어느 누구도 보지 않은 듯 했다.

양장본이며 끈으로 된 책갈피가 달려 있는 책인데

누가 봤다면 끈 책갈피는 어느 페이지인가에 걸려서 아래로 나와 있을 것이다.

내가 본 책은 끈 책갈피가 책 중간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제본된 상태 그대로인 것이다.

책 모서리는 아무런 흔적도 없고, 밑줄도 없고, 접은 흔적도 없고.

거기에는 책 제목도 한 몫 한 것 같다.

<남극 2041> 전혀 손이 안 가게 생긴 제목 아닌가.

게다가 역사서로 분류를 해놨으니.

 

내가 보기에는 에세이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굳이 분류하자면 수필이라기보다는 자서전에 가까운 느낌이다.

 

책 내용을 요약하자면

‘스콧 대장 빠돌이의 극지 탐험기’

 

이 저자 대단한 사람이다. 스콧에 빠져 남극점을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그것을 실제로 실천한다. 게다가 북극점까지. 이 힘든 준비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내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특별한 점.

책의 표지를 보면 저자, 역자 외에 ‘기획:W재단’이라고 나온다.

책 안에서도 W재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솔직히 처음 들어본 재단이지만

검색창에서 W재단을 검색하면 이욱이라는 사람이 가수 벤과 결혼했다는 소식이 보인다.

재단의 활동보다 결혼이 더 유명한 재단이다.

 

 

 

 

 

 

http://www.gcrfund.org

또 특별한 점.

책 마지막 부분에서 여러 사람의 추천의 글이 나오는데(표지 사진 참고)

인피니트, 김병만, 강남, 김재경 등등....... 수많은 연예인들의 추천의 글이 있다.

출판사의 능력일까, W재단의 능력일까.

 

사족으로

책 속에서 중국의 쇄빙선을 ‘스노우 드래곤 Snow Dragon'으로 소개하고 있다. 설마 중국의 쇄빙선 이름이 스노우드래곤일까. ’설룡호‘다.

 


책 속으로

어느 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내 친구 앨시 멀러스가 한국의 W재단 설립자인 이욱씨를 만나보라고 제안했다. 멀러스는 이욱이 자신과 친분이 두터울 뿐 아니라 신의를 지키는 아주 훌륭한 한국인이라고 소개했다. 2012년에 설립된 W재단은 자연보호 활동에 주력하며 기후 변화 난민에게 긴급 구호물자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는 세계적인 비영리 단체다. (9쪽)

 

 

세르반테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어리석은 행동이야말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들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자신을 바보라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학교를 졸업했다. 말로만 떠드는 시간은 이미 충분했다. 이제는 순백의 설원을 걸어야 할 때였다. (86쪽)

 

- 세르반테스 답다.

 

스콧 대장의 죽음 이후 10여 년 동안 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상상력을 동원해가며 스콧의 우상화에 전력을 쏟아 부은 게 사실이다. 아마 스콧의 죽음은 서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죽음이었을 것이다. 영국뿐만이 아니었다. 소련에서도 그들의 영웅의 전당에 스콧 대장의 이름을 추가했다. 러시아 대중들에게 죽음도 불사하는 희생정신을 고취시키려는 의도였다. (112쪽)

 

- 사실 한국에서는 문인으로서는 세종대왕(왕을 문인이라 부르기는 좀 그렇지만), 무인으로서는 이순신이 신격화되었다. 탐험가, 모험가로서는 누가 있을까? P? U?

 

다른 목적이 없었던 아문센의 탐험은 오로지 남극점 도달에 집중되어 있었던 반면 스콧의 탐험은 과학적 탐구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스콧에게 있어서 남극점 도달은 탐험을 위한 그 모든 노력을 가능하게 한 하나의 요인이었을 뿐, 유일한 요인이 아니었다. 탐험의 ‘존재의 이유’가 과학 탐사에 있었다는 얘기다. (116쪽)

 

- 아문센, 스콧, 섀클턴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다.

 

 

 

 

 

장장 9개월 동안 좁은 공간에서 거의 입을 떼지 않고 사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일이 어느 정도로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는지 측정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가 동영상이라는 증거를 남길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더라면 우리 중 누군가는 톨슨의 목을 졸라버렸을 것이다. (180쪽)

 

- 나는 이게 상상이 된다. 이 글에서는 표현이 없지만, 해도 없는 곳에서 과묵한 사람과 매일을 함께 보낸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까불이’가 낫다.

 

등반이든 극지 탐험이든, 다른 분야의 그 어떤 기념비적인 과업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누구나 대서양 횡단 항해 경력은 원하지만 누구도 실행하려 들진 않는다. 누구나 소설 한 편 써놓았길 바라지만 누구도 자리를 지키고 앉아 문장을 뽑아내는 일에 선뜻 돌입하지 못한다. 누구나 위대한 무언가를 이미 성취해놨길 원하지만 위대함을 성취하기까지의 과정을 기꺼이 수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224쪽)

 

- 저자의 실천력은 인정해야한다. 책을 읽어보면 감탄하게 된다.

 

어쨌든 나는 입을 열었다. “로라 세이들은 친절하게도 저를 최초로 남과 북, 양 극점을 밟은 인물로 소개해줬습니다. 저는 그 문장을 조금 수정하고 싶습니다. 저는 실로 양 극점을 걸어갔을 정도로 멍청한 최초의 인물입니다.” (4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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