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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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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영어권의 책은 원제를 표지 혹은 첫 페이지에 표시를 한다. 반면 일본 서적의 경우 원제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어와 달리 일본어가 처음부터 나오면 약간의 거부감 같은 느낌일 것 같다. 원제가 궁금했는데, 책 말미에 역자후기에서 원제가 나왔다.

 

원제 무기가 되는 철학

사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원제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일본어의 경우 어순이 한국어와 거의 비슷해서 원제와 상관없는 새로운 제목을 붙이지는 않았을텐데 꼭 ‘철학’이라고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새로운 제목을 붙인다면 ‘철학’이라는 용어 대신에 ‘인문학’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다.

 

목차의 일부를 살펴보자.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1장.

 

1장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 -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

01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 프리드리히 니체_르상티망

02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 카를 구스타프 융_페르소나

03 성과급으로 혁신을 유도할 수 있을까? : 에드워드 데시_예고된 대가

04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 아리스토텔레스_수사학

05 노력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신은 말하지 않았다 장 칼뱅_예정설

06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 존 로크_타불라 라사

07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 에리히 프롬_자유로부터의 도피

08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_대가

09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대한다면 : 장 폴 사르트르_앙가주망

10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 한나 아렌트_악의 평범성

11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일수록 인맥이 넓지 않다 : 에이브러햄 매슬로_자아실현적 인간

12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 리언 페스팅어_인지 부조화

13 개인의 양심은 아무런 힘이 없다 : 스탠리 밀그램_권위에의 복종

14 언제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_몰입

 

1장만 해도 융, 스키너, 매슬로, 밀그램 등 심리학자가 등장하고 있으며, 신교의 리더격인 칼뱅도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철학’이라기 보다는 ‘인문학’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 책이 신선하고 괜찮다고 느낀 점은 저 학자들의 주장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는 점이다. 역자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철학과 사상 용어들은 얼핏 일상생활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듯이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과 현상을 적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주고 새로운 세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332쪽)

 

50명의 학자를 언급하다보면 자칫 수박겉핥기 식의 내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았다.

 

 




책속으로

 

세계적인 비극의 장본인은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아돌프 히틀러도,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주범인 폴 포트도 아닌, 그들을 리더로 따르기로 선택한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에 의해 거대한 악이 자행되었다고 한다면 과거의 철학자들이 인류가 지불한 비싼 수업료의 대가로 남긴 문헌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배우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 (16쪽)

 

 

이들 실험 결과는 통상 비즈니스 세계에서 상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성과급 정책이 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직의 창조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 제공하는 ‘당근’이 조직의 창조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없을뿐더러 되레 해악을 끼친다는 것이다. (65쪽)

 

- 이 글 위쪽에 여러 실험을 통해 성과급이 창조성을 저해한다는 여러 결과들을 소개했다.

 

 

인류 역사상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악행은 그 잔인함에 어울릴 만한 괴물이 저지를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를 멈추고 저저 시스템에 올라타 그것을 햄스터처럼 뱅글뱅글 돌리는 데만 열심이었던 하급 관리에 의해 일어났다는 주장은 당시 큰 충격을 주었다. 평범한 인간이야말로 극도의 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은 누구나 아이히만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101쪽)

 

 

당연히 조직의 실적을 최적화하려는 목적으로 인사 평가 제도라는 수단이 개발되었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인사 평가 제도를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린 탓에 당초의 목적이었던 조직의 성과를 최적화한다는 관점에서는 거의 평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또한 일종의 소외다. 한마디로 소외는 목적과 시스템 사이의 주종관계를 역전시켜, 시스템이 주가 되고 목적이 종속되게 만든다. (197~198쪽)

 

- 마르크스의 ‘소외’개념을 현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부분이다.

 

- 연습량에 따른 성과의 차이 정도를 설명한 후에

이 수치를 보면 글래드웰이 주장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얼마나 위험한 주장인지 알 수 있다. 노력은 보상받는다는 주장에는 일종의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어 매우 아름답게 들린다. 하지만 그것은 바람일 뿐이고 현실세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직시하지 않으면 의미 있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261쪽)

 

- 한 파트에 한 철학자가 나오는데 파트의 앞 머리에 학자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소크라테스에 관해 아주 재미있게 소개했다.

소크라테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델포이에서 받은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는 신탁을 반증하기 위해 많은 현인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대화를 거듭하는 동안에 현인들이 자신의 이야기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마침내 ‘지식인 행세를 하는 자들의 무지’를 폭로하는 일을 필생의 업으로 삼게 되었다. (266쪽)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앨런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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