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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제로편(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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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채사장’의 책이다.

궁금한 점 하나, 채사장은 채씨일까?

 

모든 지식의 시작, 모든 지식의 완성

 

얼마 전 책을 좀 읽는 친구를 만났다. 이 책을 보여줬더니 채사장을 모른단다. 뭐 그럴수도 있지만. 친구는 책을 보더니 “제목이 뭐 이래?”라고 말했다. 나도 처음 이 책 시리즈 1,2권을 봤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제목이다. 깊이가 없는 책의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읽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저자의 강력한 내공으로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명쾌하게 정리한다.

 

이 책은 A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만기일이 다 될 때까지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고 B도서관에서 다시 대출해서 다 읽었다. (556쪽의 살짝 부담되는 두께를 자랑한다.) A도서관에서는 이 책 세권이 모두 계속 대출중이어서 대출예약 신청을 해서 읽어 볼 수 있었다. A도서관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도서관이다. 반면 B도서관은 갔더니 세권이 떡하니 꽂혀있었다. B도서관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외진 곳에 위치한 도서관이다. B도서관은 일하는 곳 바로 옆에 있어서 찾게 되는데, 나의 활동 공간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어서 좋다.

 

나와 삶을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근본 지식

 

이 책은 2019년 12월 24일에 발행되었다. 내가 A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은 2020년 1월 하순에 발행된 책이었는데 45쇄였다. 한 달 만에 45쇄를 찍은 것이다. 상상이 되는가. 요즘엔 을지로 충무로 인쇄소를 봐도 주말엔 일을 안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주5일 근무를 지킨 인쇄소에서 찍었다면, 출판사에서 오전, 오후에 인쇄 오더를 내렸다는 얘기다. 말도 안되는 얘기다. 이정도의 수량이라면 한 인쇄소에서 소화해낼 수 없다. 시간 나면 서점에 가서 요즘 판매되는 이 책은 몇 쇄인지 확인해봐야겠다. (확인하는대로 이 부분은 수정하겠다.) 최소한 150쇄는 찍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심오한 주제를 가장 손쉽게 얻는다.

 

나는 가끔 밤 늦게 ebs에서 강의하는 걸 본다. 여러 분야에 대한 강의가 나온다. 채사장의 책을 좀 읽고 나면, 아, ebs 강의는 개나 소나 하는 구나 라고 생각이 든다. 핵심을 짚지 못하고 그저 그 사람의 사상을 나열하기에 급급하다.

친구랑 이 책에 대해 얘기하며 나는 이렇게 얘기 했다.

"유시민은 '돌 들어 이 **야. 이런 상황에서 왜 돌을 안들어'이런 분위기, 신영복 선생님은 그냥 철학을 말씀하셨는데 내 손에 돌이 들려있는 분위기, 채사장은 '아무 얘기도 안했는데 다른 친구에게도 손에 돌을 들게하는 사람" 이라고 나는 얘기했다.

이 책은 지적대화를위한넓고얕은지식 1,2권 시리즈가 먼저 나왔고, 저자의 생각에 그보다 더 근본적인 지식에 관한 얘기라는 의미로 0권 시리즈가 뒤에 나왔다. 세 권 모두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생도들의 교양을 위해서 4년 동안 52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일반적인 대학생보다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할 수 있다. 언젠가 한 번은 4학년 생도에게 읽어 본 책 중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시민의 교양’을 추천했다. 이 또한 채사장의 책이고 나도 이 책을 추천한다.

 

 

책 속으로

 

진리에 도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용기다. 여기서 말하는 용기란 내가 쥐고 있던 세계관을 내려놓을 용기를 말한다. 내가 믿는 진리가 거짓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용기 말이다. (24쪽)

- 이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기 바라며

 

점성술사가 이렇게 말했다고 가정해보자. “8월에는 물을 조심해야 한다.”그리고 8월이 되었다. 논리적 가능성은 두 가지다.

A : 물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한다.

B : 물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실제로 A가 되었다면 점성술사의 예측은 옳은 예측이 된다. 그는 참으로 통하다. 반대로 B가 되었다면 어떨까? 그렇다 하더라도 점성술사는 참으로 신통한 사람이 된다. 왜냐하면 그는 당신이 자신의 말을 듣고 조심해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성술사의 예측은 결코 틀릴 수가 없다. (83~84쪽)

- 가끔 어머니는 꿈을 꾸시면 불길함에 전화를 하신다. 어머니, 다 개꿈이에요.

 

좋은 대학에 가고, 높은 연봉의 회사에 취업하고, 더 좋은 집과 더 좋은 자동차를 갖고, 안락한 노후를 보내길 꿈꾸고 있는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단 한 번도 자신을 찾기 위한 시간을 가져본 적 없는 우리가 고대의 인류보다 더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다. (213쪽)

 

노자와 공자는 혼란한 세상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발 딛고 있었지만, 그것에 대응하는 방법은 정반대였다. 노자는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그곳에서 떠나고자 했다면, 공자는 그곳을 바꾸고자 했다. 다시 말해 노자가 인위적 개입의 헛됨을 깨닫고 초월적 가치로 나아가고자 했다면, 공자는 인위적 개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현세적 가치를 추구한 것이다. (283쪽)

- 수십 년 공부해온 노자와 공자를 이렇게 명쾌하게 정의 내렸다.

 

로마가 이 거대한 제국을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형식적인 측면과 내용적인 측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형식적인 측면으로 그들이 도로와 항구를 발달시켰기 때문이었다. 교통로의 발달은 시간과 공간을 압축한 효과를 만들어냈고,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거대 지역을 단일한 문화권, 경제권으로 묶어낼 수 있었다. 내용적인 측면으로는 로마의 다문화, 다신교 정책 때문이었다. 로마는 정복지의 고유한 문화와 종교를 인정했고 그들의 자치도 허용했다. (495~495쪽)

- 로마인 이야기 15권을 다 읽었는데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의 이 내용적 측면을 간과했다. 콘스탄티누스가 대제국을 말아먹을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우주의 창조와 소멸을 말하고 물질의 탄생과 생명의 의미와 모든 존재하는 것의 가치를 논하는 자. 이렇게 놀라운 초월적 존재는 다른 무엇이 아니라 당신이다. 당신이 세상을 보는 유일한 자이고, 세상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최후의 존재다. (553쪽)

- 저자가 이 두꺼운 책에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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