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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셰르파, 히말라야 등반가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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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본적으로 ‘셰르파’에 관한 이야기다.

관심 있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셰르파에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전혀 눈에 띄지도 않을 책이다.

 

블로그를 쓰는 지금 현재, 출간된 지 만 5개월이 되었는데

도서 판매 사이트에 북 리뷰가 하나도 달리지 않은 것이 이 책의 포지셔닝을 잘 설명한다.

 

도서관에서는 이 책을 문화인류학 도서로 분류하였다.

 

 

 


저자 오영훈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학위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UCR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등에서 인류학을 가르쳐왔다. 현재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이다.

대학 신입생부터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한 전문 등반을 제2의 전공으로 삼아 연구해왔다. 에베레스트에 네 번 오르는 등 전문 등반가이기도 하다. 셰르파 연구 외에 한국 근대 등반사, 산악 환경 문제, 페미니즘 이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사)대한산악연맹에서 국제교류위원장을, (사)한국산악문화협회에서 산악레포츠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월간 산』 기획위원이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산악회, 영국산악회 회원이다.

 

저자에 대한 다른 소개는 다 그렇다 치고, 영국산악회 회원? 솔직히 여기서는 좀 갸우뚱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공부한 저자가 영국산악회 회원이라.

 


‘셰르파’는 ‘동쪽 사람’이라는 뜻의 티베트 단어이다. 여태까지는 언론에서 ‘셀파’라고 지칭하였는데, 저자는 책 제목에서부터 ‘셰르파’라고 칭하였으니 그에 따르기로 한다. 셰르파의 두 가지 정의는 티벳에서 네팔로 건너온 소수민족의 종족명으로 볼 수 있기도 하고, 세르파족과 전혀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도 등반 가이드로 활동하며 본인을 셰르파 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례도 있다.

 

네팔에서 카트만두 일대에 오래 살아온 네와르 종족이나 체뜨리, 바운, 마가르 등의 종족은 성으로 종족명을 사용하지 않으며 가문, 카스트, 종교 용어를 성으로 사용한다. 반면 몽골계 소수 민족들, 즉 셰르파, 따망, 보떼, 구룽 등등은 종족명을 성으로 사용한다. 이들 소수민족은 카스트가 ‘없는’이들로 구별되어 비(非)카스트 종족들은 성에 종족명을 넣게 되었다고 한다.

 

 

 

해외 원정을 대행하는 셰르파로 구성된 원정대행사는 얼마나 수입을 올릴까? 세븐서및트렉은 2013년 트레킹 대행 업체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신고한 업체가 된 뒤로, 2019년에 93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10억이 넘는 돈인데, 이게 가장 크다고? 더 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187쪽에서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를 출처로 마칼루-바룬 지역 셰르파의 참여율 변화 추이를 보여준다. 90년대에는 미미했던 참여율이 2010년 이후로는 급격히 높아져 최근에는 전체 셰르파 중 30%에 이른다. 저자에 따르면 ‘2013년부터 네팔의 압도적인 최대 규모 대행사로 떠오른 세븐서밋트렉은 이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186쪽)

 

뭐니뭐니 해도 머니다. 셰르파는 얼마나 벌까?

2013년 당시 네팔의 한 원정 대행사 사무직원 네 명 중 최저 월 급여가 9000루피(100달러), 최고 급여는 1만 4000루피(160달러)였다. 같은 해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고용된 등반 셰르파가 2~3개월 동안 일해 받는 급여 총액은 2000~7000달러로 추정됐다. 급여 총액에 이렇게 큰 차이가 있는 까닭은 개인의 자발적 노력에 따른 각종 상여금이 있고, 대행사별로 임금 규모에 많은 차이가 있으며, 타 직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급여 수준에 대한 착복, 착취, 기만 또한 작지 않은 규모로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216쪽)

그 뒤에서는 대행사 대표가 “보통 4000달러씩 받습니다.”라는 언급과 함께 임금구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일반 사무직에 비하면 아주 고소득 직업이라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셰르파의 임금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6장 독점과 착복 : 셰르파의 히말라야 등반 경험]과 [7장 안살이 : 셰르파 웃음의 인류학]부분은 흥미로웠다. (앞에서 다루는 내용이 너무 따분했다.)

 

저자는 셰르파의 입을 빌려 셰르파가 보는 한국 산악인에 대한 평가를 아래와 같이 실었다. 저자는 가명을 사용했으며 나는 이 얘기를 저자와 함께 카트만두에 있을 때 들었는데, 이 사람이 누구누구 일지는 상상에 맡긴다. 다만, 상상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셰르파들은 미스터 김(가명)을 싫어합니다. 그난 약간 미쳤어요. 언제나 셰르파들과 싸웁니다. 미스터 리(가명)도 비슷하지요. 미스터 최(가명)는 다릅니다. 셰르파들은 다 그를 좋아해요. 예전에 함께 등반했던 셰르파가 죽었다는 얘길 듣고 미스터 최는 죽은 셰르파 가족에게 돈도 계속 주면서 도와줬습니다. 게다가 그는 네팔에 올 때마다 예전에 함께 등반했던 셰르파들을 만나서 옷이나 장비를 주곤 합니다. 셰르파들도 이건 다 알아요. (252쪽)

 

책은 앞에서 언급했듯 독자 일반에게 다가가기 힘든 내용이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의 내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셰르파 족에 관한 내용이 셰르파 전반에 걸쳐있지 못하고

마칼루 지역 셰르파, 왈룽 셰르파에 포커싱이 된 건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결론>에 이르러서는 ‘결론’이라기 보다는 ‘글을 마치며, 에필로그’ 정도의 논조로 글을 전개한 것은 많이 아쉽다.

 

셰르파에 관심이 있으면 읽어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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