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단 저자와 이어령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느 곳에서는 ‘저자 이어령’으로 되어 있으나 책 표지에서는 ‘김지수 지음’으로 표기되어 있다.
저자 김지수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가 누적 조회수 천만을 넘었다고 한다. 관심 있으면 찾아보자.
이어령 선생의 약력 중 특이한 것은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을 주관했다고 한다. 책 속에서도 굴렁쇠 소년 이야기는 몇 번 등장한다.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굴렁쇠 소년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어령 선생은
출생 1934년 1월 15일, 충남 아산시
사망 2022년 2월 26일 (향년 88세)
하셨다.
삶과 죽음에 대한 그 빛나는 이야기
책 속에서 선생은 본인의 사망 이후 책이 나오길 바라셨는데
내가 본 책은
초판 1쇄 2021년 10월 28일
초판 2쇄 2021년 11월 10일 이었다.
선생의 사망 전에 출간되었다. 모르셨을까, 아니면 나중에 허락하셨을까.
저자는 프롤로그의 마지막에 추가로 이렇게 썼다.
PS) 선생님은 은유가 가득한 이 유언이 당신이 죽은 후에 전달되기를 바랐지만, 귀한 지혜를 하루라도 빨리 전하고 싶어 자물쇠를 푼다. (감사하게도 그가 맹렬하게 죽음을 말할수록 죽음이 그를 비껴간다고 나는 느꼈다.) (9쪽)
▶ 그런데 ‘추신’을 의미하는 PS를 여기에 쓰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하며’ 등의 표현으로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적어도 프롤로그는 ‘포스트’는 아니지 않나.
선생은 책 속에서 암이 처음에는 맹장, 다음에는 대장, 그게 또 전이가 되고 간으로. 그래서 수술과 방사능 치료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이 작가로서 마지막 희망이라고 한다. 이렇게 편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책 표지의 특이한 점 하나. 표지를 보면 ‘이어령’과 ‘마지막 수업’은 검정색 글씨이고 중간에 들어가는 조사 ‘의’는 연두색이다. ‘이어령’과 ‘마지막 수업’을 짙은 검정색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까. ‘의’를 튀게 보이려는 의도였을까.
누군가 나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돌아가신 분의 책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돌아가신 분은 더 이상 신간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없어지기 전에 봐야한다. (법정 스님의 책은 아직 서점에 존재하려나)
이 책도 사실은 그런 기분으로 대출예약을 신청했다.
그리고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 이나 <강의> 같은 책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내게는 그런 느낌이었지만
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이 책은 저자가 매주 화요일 선생을 만나면서 나눈 대담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말 그대로 ‘대화’이며 적어도 ‘수업’은 아니다. 책은 총 1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추측컨대 아마도 16회를 만난 게 아닌가 한다. 물론 대화가 길어져 한 번의 대화가 2개 이상의 장에 나올 수도 있고, 대화가 짧아서 한 장에 2회 이상의 대화가 있을 수도 있다.
대화의 횟수를 떠나서.
저자는 참 복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을 앞둔 선생과 매주 약속을 잡아 대면할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낼 수 있는 것도 영광 아닐까 싶다. 이제는 선생의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이렇게 이 책은 대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어 읽기가 편하고 이들과 함께 차 한 잔 하는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든다. 중간중간 되새겨 보고 싶은 선생의 대화가 나오는 부분을 제외하면 술술 읽게 된다.
“태초에 빅뱅이 있었어. 물질과 반물질이 있었지. 이것들이 합치면 빛이야. 엄청난 에너지지. 그런데 반물질보다 물질이 더 많으면? 빛이 되다 만 물질의 찌꺼기가 있을 것 아닌가. 그게 바로 우리야. 자네와 나지. 이 책상이고 안경이지. 이건 과학이네. 상상력이 아니야. 우리는 빛이 되지 못한 물질의 찌꺼기. 그 몸을 가지고 사는 거라네.” (25쪽)
▶ 우리는 빛이 되지 못한 물질의 찌꺼기. 그리고 언젠가는 빛이 되겠지.
“죽은 물고기는 배 내밀고 떠밀려가지만 살아 있는 물고기는 작은 송사리도 위로 올라간다네. (중략) 우리가 이 문명사회에서 그냥 떠밀려갈 것인지, 아니면 힘들어도 역류하면서 가고자 하는 물줄기를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네. 다만, 잊지 말게나. 우리가 죽은 물고기가 아니란 걸 말야.”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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