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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당신이 옳다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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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보니 저자의 내공이 장난이 아닌 듯 하다.

저자 소개의 일부를 올려본다.

 

저자 정혜신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2천여 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누었다. 최근 15년은 정치인, 법조인, 기업 CEO와 임원 등 자타가 인정하는 성공한 이들의 속마음을 나누는 일을 했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상담을 이끌었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심리치유공간 ‘와락’을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안산으로 이주해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에 힘썼다. 또한 서울시와 함께하는 힐링프로젝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감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엔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에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법’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조용히 스러지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넘쳐나서다. ‘적정심리학’이란 새로운 그릇에, 손수 지어서 허기를 해결하는 집밥처럼 자신의 심리적 허기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의 근본 원리를 담았다. ‘적정심리학’은 그녀가 현장에서 실제로 수많은 사람을 살린 결정적 무기인 ‘공감과 경계’를 기본으로 한 실전 무술 같은 치유법이다.

저자는 자격증 있는 사람이 치유자가 아니라 사람 살리는 사람이 치유자라고 말한다현장에서 쌓아 올린 30여 년의 치유 경험과 내공을 집대성하여 이 책에 담았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저렇게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실 수 있을까 생각된다.

심리에 관한 책을 쓰시는 분은 두 가지의 부류이다. 하나는 심리학자, 다른 하나는 정신과 의사. 이 중에 나은 쪽을 고르라면 나는 심리학자를 꼽고 싶다. 심리학자들은 인간 전반에 관한 접근을 하는 반면,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를 중심으로 내용을 쓰다 보니 내용이 편향적일 수 밖에 없다. 의사들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고 ‘환자’로 보는 경향이 많다. 이 책은 다른 의사들의 책들과 달리 정신과 의사가 쓴 책 중에는 가장 좋았다.

 

 

 

저자 스스로도 에필로그에서 ‘이 책도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쓴 글이 아니라 한 사람인 내가 온몸으로 체험하고 터득한 심리치유에 관한 내 이론과 경험을 옮긴 글이다. 내 안에서 터져 나오는 얘기를 구술하듯 옮겼다.’(312쪽) 라고 본인의 책을 설명했다. 저자의 설명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는 ‘나는 이 책에서 프로이트나 융, 아들러처럼 교과서에 나오는 정신분석학자들의 이론이나 말을 인용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를 더 이상 느끼지 않는다.’라고 했다. 대부분 정신과 의사들의 책은 소위 잘 나가는 심리학자들의 이론이 등장한다. 환자들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그런 게 하나도 없다. 그냥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동감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현대의 정신의학은 심리적 문제를 여러 연구와 실험을 통해 생물학적 원인을 찾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처방을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의료산업과 제약산업의 규모가 너무 커서 의사 또한 이 구조를 무시할 수 없다. 저자는 이런 시스템을 벗어나고자 한다. 이 부분이 저자에게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다.

 

이 책의 정말 특별한 점 하나.

책은 저자의 프롤로그로 시작하지 않는다. 프롤로그보다 앞에 ‘읽는 이에게’라는 글이 먼저 나오고 그 글의 제목이 <내 아내의 모든 것>이다. 그렇다. 저자 남편의 글이다. 그 글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내 아내는 정혜신이다. 그녀와 나는 일년 363일(이틀 뺀 거 맞다) 24시간 함께 있다. 무엇보다 연인이고 같은 일을 하는 도반이었으며 서로에게 스승이었고 특별하게는 전우였다.’(5쪽)

 

책 내용 중에는 저자의 어머니가 오랜 시간 암으로 고생하시다고 저자가 12세 때 돌아가셨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적지 않은 심리적 상처였을 거다. 저자에게 그런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게 남편의 덕이 아니었는가 생각된다. 나는 그런 대상이 없는 것 같아 외롭다.

 

 

 

저자의 남편은 본인의 글에서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한다.

‘상담가, 목사, 학교 선생님, 신부, 수녀, 직장인 멘토 등 심리적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보면 좋겠다.(8쪽) 나도 이 남편분의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저런 일을 하시는 분이 참고할 만한 책이다.

 

주로 저자에 관한 얘기를 했다.

저자는 실전의 고수다.

그러면 이 책은?

내공을 책으로 표현해내기는 쉽지 않다.

무술을 잘 하는 것과 무술 책을 펴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상처 입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책 내용 중에는 부모와 아이에 관한 내용이 여러 번 등장한다.

대부분의 부모는 책에 나오는 케이스처럼 아이를 대하고, 아이들도 그렇게 행동한다.

아이와 공감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생각보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내용은 조금씩 달라도 케이스를 대하는 저자의 방법은 거의 일관적이다. 그러다보니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이 좀 든다.

책은 A+급은 아니지만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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