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유쾌하고 명쾌하다. 적극 추천한다. 진지한 얘기를 아주 즐겁게 쉽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메인 저자인 한스 로슬링께서는 2017년 돌아가셨다니 아쉽다.
저자는 갭마인더 재단을 만들었다. 그 안에는 달러스트리트 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한 번 살펴보자. 얼핏 봤는데 한국 사진은 7장 밖에 없어 아쉬웠다.
이 책은 <새빨간 거짓말, 통계>의 최신 버전 느낌도 있다.
“내가 읽은 가장 중요한 책,
세계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안내서”
빌 게이츠
이 책은 특이하게도 서문에서 13개의 간단한 퀴즈가 나온다. 모든 문제는 3지선다형이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 13개의 문제를 꼭 진지하게 풀어보기 바란다. 참고로 나는 한 문제를 맞혔다. 내가 맞힌 문제의 정답률은 86%이다. 쉽게 말하자면, 남들 다 맞힌 문제 하나 맞히고 나머지는 다 틀렸다. 나머지 문제 모두 평균 정답률이 33%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이 ‘사람은 침팬지보다 세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이다. 침팬지라면 33%의 확률로 문제를 맞혔을 것이다. 나는 침팬지보다 못했다.
타고난 편견을 넘어 사실을 밝혀낼 때
인간은 진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희망적인 책
버락 오바마
한 문제만 살펴보자.
Q.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참고로 이 문제의 정답률은 7%이다.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
책의 각 챕터가 시작되면 저자의 경험담이 나온다. 중간중간에도 이야기가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다. 어떤 이야기는 배꼽 잡고 웃게 만들고 어떤 이야기는 눈물을 글썽이게 만든다.
책 속으로
2015년 세계는 9000명이 사망한 네팔의 상황을 열흘가량 지켜보았다. 그런데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설사를 하다가 죽은 아이 역시 9000명에 이른다. (중략) 아이들이 이웃의 뜨뜻한 대변이 섞인 물을 여전히 실수로 마시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플라스틱 관 몇 개와 펌프, 비누, 기본적인 하수처리 장치만 있으면 그만이다. 헬리콥터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158쪽)
세계 곳곳에서 환경은 더 나빠지고 있다. 그러나 극적인 지진이 설사보다 언론의 관심을 더 많이 받듯, 죽어가는 해저나 시급한 어류 남획 문제처럼 더 해롭지만 덜 극적인 환경 악화보다 사소하지만 공포를 자아내는 화학물질 오염이 언론의 관심을 더 받는다. (167쪽)
1, 2단계 나라(후진국을 말함-블로거 주)에서 아이들의 목숨을 살리는 것은 의사나 별실 침대가 아니다. 병실 침대와 의사는 수를 세기 쉽고 정치인은 병원 개원식을 무척 좋아하지만, 아이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병원 밖에서 해당 지역 간호사, 산파, 교육받은 부모 등이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특히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보면 세계적으로 아동 생존율 증가의 절반은 엄마들의 탈문맹에서 나왔다. (184쪽)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블로거) 나는 국가별 ‘총’배출량을 기초로 중국과 인도를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조직적으로 비난할 때면 더러 오싹하다. 그것은 중국 전체 인구의 몸무게 합이 미국보다 크다고 해서 미국보다 중국에서 비만이 더 심각하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국가별 총배출량을 문제 삼는 주장은 나라마다 인구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도 안된다. 이 논리대로라면 전체 인구가 500만 명인 노르웨이는 1인당 이산화탄소를 아무리 많이 배출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199쪽)
(벽에 페인트칠도 되어있지 않은 아프리카의 낡은 병원에 관해-블로거) 페인트칠이 떨어져 나간 벽을 그대로 두면 상대적으로 잘사는 환자들을 오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환자는 시간이 많이 드는 값비싼 치료를 요구하는 탓에, 이들을 받지 않아야 병원의 한정된 자원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사용하고, 비용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214쪽)
- 저자의 진솔한 아프리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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