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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가불 선진국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2.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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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부터.

‘가불’이라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사장님, 저기... 이번달 월급 좀...” 이거 아닌가.

그래서 더욱 ‘가불 선진국’이라는 제목이 이상하게 다가왔다.

그것도 이런 저자가 왜 이런 제목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낚시질이 다분하다. 나는 낚였다.

다만 그 낚시로 미꾸라지를 낚을지, 고래를 낚을지는 독자의 몫이다.

참고로 나는 <조국의 시간>을 읽지 않았고 앞으로도 읽지 않을 것이다.

싫어 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싶지 않을 뿐이다.(읽어보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한국은 이제 선진국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 명성은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급, 계층의 희생에 기초하여 이루어졌고

선진국이 되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미리 ‘선진국’의 칭호를 ‘당겨 받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불 선진국’이라 칭하는 것이고 이 글이 이 책의 취지라 볼 수 있다. 저자 스스로 머리말에서 위처럼 설명했다.

 

 

 

솔직히 우리나라가 그렇게 선진국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2020년 국가별 1인당 GNI가 한국이 이탈리아를 앞섰다고 한다. 이탈리아는 전 세계 7개 선진국 모임인 G7 국가 중 하나이다.

또 GNI가 뭔지 알아보게 만든다.

내가 어릴 적에는 주로 GNP 개념으로 국가경쟁력을 설명했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돈을 벌어오는 것이 많아서이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터 GDP 개념으로 설명했다. 우리나라 안에서 경제활동이 발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GNP와 GDP개념 설명은 생략하고

GNI는 소득(Income) 중심의 개념인데, 국내 소득의 합계에서 자국민의 외국 소득이 합쳐지고, 자국내 외국인의 소득은 제외된다.

요즘 학교에서는 사회시간에는 이런 것도 배우나. 솔직히 나는 GDP, GNP만 배웠다.

 

 

대부분 알고 있는 저자이지만 소개가 특이해서 옮겨본다.

 

저자 조국

부산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한국의 대학과 로스쿨에서 가르쳤다. 학자의 길을 걷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공직을 맡아 일했으나, 윤석열 당선자가 검찰총장 시절 지휘한 수사와 기소로 피고인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캄캄한 ‘멸문지화’의 터널 속이지만 시민 여러분께서 넣어주신 반딧불에 의지하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저자 소개를 읽고는 쌔~하다.

자세하지 않으나 알고 있고 그저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책 내용을 대충 보자면

주택 개혁,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 노동 인권 강화, 대기업과 중소기업, 차별 철폐등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2022년 3월 하순에 초판이 발행된 책으로 대선 결과 후에 출간되었지만

책의 본문은 같은 해 2월 20일을 기준으로 작성되었고

책 앞머리에 ‘펴내며’ 글만 같은 해 3월 10일 작성되었다.

따라서 책에서는 양당의 각 후보(윤+이)의 공약과 경선 과정을 거친 여타 후보(낙연, 세균, 준표, 승민 등)들의 주장도 소개되고 있다.

솔직히 경선 과정에는 그렇게 큰 관심 없었지만(대부분은 그렇지 않나. ‘될 놈이 되겠지’) 세부적인 공약의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4년 반 정도 후에 이 책을 다시 한번 보면서 각 후보들의 정책을 검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오늘 점심 시간에 다양한 선생님들과 점심을 먹으며

학비 비싼 동네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차이(명품으로 치장한 아이와 평범한 아이)

인천 송도에 위치한 C 국제학교 교복에 책가방 맨 아이들 세 명 데리고 다니면 그 아이들 학비만 연간 1억이 넘어가니 그 옆에서 명품백 매고 지나가면 귀엽다고.

40억짜리 아파트단지에서 교육하는 나도 귀염둥이였구만.

어쨌거나

저자는 한국의 불평등 심화 정도를 수치로 제시하고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독일이 소득 격차가 한국보다 적은 정도를 소개한다. (75쪽)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나라 중 G7에서 빠진 나라가 둘 있다. 이 두 나라는 불평등이 한국보다 심하다는 얘기다. 기회와 평등의 나라, 너희 나라에서도 이 책 번역해서 좀 봐라 싶다.

 

 

 

“의무만 있고 권리 주장이 없는 사람은 노예다.”

헤겔

 

종부세에 관한 얘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116쪽) 종부세는 전혀 폭탄이 아니라는 얘기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언론이 사실 근거와 무관한 플레이를 했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신기했던 것은, 2022년 1월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 백만장자 단체에서 코로나19 위기와 빈부격차 극복을 위해 부자에게 ‘누진적 부유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다. (117쪽)

 

‘맺음말’의 가장 마지막 문단은 인상 깊었다.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소수자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할지 걱정이 크다. 반공, 반북, 반중 이데올로기가 거친 형태로 부활하고, 보수적 기독교의 교리가 문화적으로 강요될 수도 있다. 칙칙하고 암울한 장면을 보고 견뎌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한 시간이다. (220-221쪽)

 

232쪽으로 두껍지 않아 마음 먹으면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국 사회의 여러 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거창한 이론서보다 한국 사회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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