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 아니다.
불호가 절대적으로 많다.
대체로 ‘이게 왜 많이 팔렸어’ 이런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버더레스, 나는 이 책이 별로라고 하지는 못하겠다.
딱 그정도.
이 책은 제목이 열일 다 했다.
책 제목이 뭔가 확 땡기지 않는가.
아주 제목을 잘 지은 케이스라고 본다.
아, 책에서 떡볶이는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와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내용으로 하는데, 뒷표지에 나오는 의사의 말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글에는 건조한 차트 속 기록에는 없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많은 좌절을 겪고 낙담하신,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의사의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해석이다.
저자와 공감대를 갖을 수 있으면 이 책은 의사를 대신할 책이고
정신이 건강하다면 이 책은 별로일 것이다.
먼저 다른 이들의 서평을 본다.
● 대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어느 부분에서 독자분들이 치유를 받은건지.... 제목에 떡볶이는 대체 왜 들어가있는 건지..... 읽는 내내 저까지 정신병이 올 거 같은 기분이었고 너무 불편했어요...................
● 안타깝다... 상담내용을 고스란히 녹음하여 만든 책.. 제목은 공감가지만 살제 내용은 나에게 위로도 공감도 줄 수 없었던 책... 사실.. 제목외엔 그다지 왜 베스트셀러에 뽑였는지 알수없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그닥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내용도 없고 스토리도 없는 기대 이하였음.
● 이 책 공감이 안됨 다시 팔아서 떡볶이 사먹을래
● 머릿글까지는 아주 좋았지만, 본문부터는 읽는 속도가 현저히 더뎌진다. 대화의 개연성이 많이 부족해서 읽기가 힘든데다 뜬금없는 부분도 있어 쉽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베스트셀러인것에 비해 많이 실망스럽다.
이런 평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많은 독자들이 건강하기 때문이다.
그럼 저자를 살펴보자.
저자 백세희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5년간 일했다.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경도의 우울증)와 불안장애를 앓으며 정신과를 전전했고, 2017년 잘 맞는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떡볶이다.
출판사에서 일한 경력으로 제목을 잘 뽑은 건가 싶다.
저자는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데,
내가 책을 읽어보기로는 이게 과연 병원을 갈 정도인가 생각된다.
그냥 좀 예민한 성격 정도인데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형인데 싶다.
그럼에도 저자는 병원을 방문하고
역시나 한국의 병원은 약을 처방한다.
나도 남조선의 병원을 가볼까 생각하다가도 가지 않는 이유다.
독자들의 평과 저자를 봤으니 책을 보자.
책은
아, 이렇게도 책을 쓸 수 있구나 싶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저자와 의사의 상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대부분의 독자는 이 부분에서 공감이 힘들 것이다.
저자와 똑같은 상태가 아니라면
환자와 의사가 상담을 하는 내용을 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공감을 하기는 쉽지 않다.
내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는 느낌이 든다.
상담하는 내용을 희곡, 시나리오 쓰듯이 정리해놓았다.
왼쪽 등장인물, 오른쪽 등장인물의 대사.
그래서 글이 많지 않은 책이다.
서로간의 대화라 쉽게 읽을 수 있다.
의사와의 상담 내용이 80%정도를 이루고
뒷부분에서는 저자의 수필 같은 내용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뒷부분의 수필이 더 좋았다.
어떤 내용은 반페이지, 어떤 내용은 여러 페이지에 걸친다.
저자의 생각에 따라 내용을 채운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점은 상담 내용의 끝에 ‘(2권에서 계속)’이라고 맺는다.
여기서 뭔가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다.
‘속았다’ 이런 느낌.
뭔가 해결이 없다.
여기서 많은 독자들이 실망을 느꼈을 것이다.
약간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본인이 생각하는 저자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며 읽었는데.
이건 뭐 ‘이거 괜찮으면 2권도 사보세요’ 이런 느낌이다.
저자는 출판사 근무 경력을 잘 활용하는 듯
특이한 점 하나.
이 책은 일본에서도 출판되었다.
저자의 출판사 근무 경력이 마케팅으로 잘 활용된 건가.
<死にたいけどトッポッキは食べたい>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고 (한글제목과 똑같다)
저자의 이름은 ‘ペクセヒ’ 한글로 쓴다면 뻬꾸세히
"괜찮아, 그늘이 없는 사람은
빛을 이해할 수 없어"
책 속으로
석 달에 한 번씩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일은 막내이모가 맡았다가, 큰이모가 맡았다가, 우리 엄마에게로 넘어왔다. 가까이 사는 고아라 이모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내가 이유를 묻자 엄마는 모르겠다고 했고, 할머니는 자기를 귀찮아하는 거라며 서운해했다. (189-190쪽)
□ 수필을 읽다가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는 일은 처음인 것 같다. 아니 할머니가 살아계시는데 이모가 ‘고아’라니. 이 부분 앞 뒤를 계속 반복해서 읽었다. 이모가 고아라는 것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모 이름이 ‘고아라’다. 그래야 문맥이 정상이 된다. 이 책을 통틀어 사람 이름 세 글자가 다 나오는 건 딱 이 이모 뿐이다. 정말 쌩뚱맞았다.
□ 다음 부분은 마음 아팠다. 내가 이 책이 거지같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자기 자신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면 주위 많은 것들에 대한 의지도 함께 사라진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관여하고 싶지 않고, 결정적으로 함께하고 싶지 않아진다. 관계에 대한 욕구를 상실하고 절저히 혼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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