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다.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책 125페이지 8번째 줄에 나온다. 그 줄에는 이 문장 하나만 있다.
삶에 지쳐갈 때 쯤 읽으면 좋을 듯한 소설이다.
2021년 봄에 출간 된 책이 5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지난 주 충북교육청 선생님들과 행사를 하며 얘기를 나누다가 한 선생님도 이 책을 추천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J작가의 책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누군가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비슷하다고 했다.
소설의 구성적 측면은 비슷하다.
전체적인 내용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하지만
세부 내용은 작은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엮어서 전체를 구성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시점으로 나가는 소설이 아니라는 말이다.
어디에도 호불호가 있듯이
나는 이 책을 괜찮게 읽었는데
어느 블로그 이웃은 별로라고 하셨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드라마 <달동네>가 생각났다.
물론 그 드라마에는 편의점이 나오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달동네를 검색해보지는 말자. 인터넷은커녕 삐삐도 없던 시절의 드라마다.
배우 추상미의 아버지인 고 추송웅씨와 똑순이 김민희가 아역으로 나오는 드라마다.
편의점을 소재로 하다보니 편의점에서 파는 물품들이 자주 등장한다.
나도 옥수수 수염차를 술 대신 마셔볼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할 정도다.
옥수수 수염차 말고도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에일맥주 등이 등장하는데 누군가는 PPL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많이 팔린 이 책에도 명백한 오류는 있다.
16쪽에서 염 여사와 주인공이 서울역 서부역을 나와 갈월동을 지나 청파동으로 간다고 나온다.
갈월동은 서울역하고 조금 떨어져있고 서부역과는 더 거리가 멀다.
갈월동은 서울역의 동남쪽에 위치한다.
서부역을 나와 갈월동이 나오지 않고, 갈월동을 지나 청파동으로 간다는 건 말이 안된다.
평범해보였던 이 책에서도 마지막 반전은 있었다.
J작가의 소설처럼 독자의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정도의 반전은 아니다.
반전을 아주아주 기대하지는 말자.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252쪽)
사실 올겨울을 편의점에서 보내고 나면 마포대교 혹은 원효대교에서 뛰어내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2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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