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도서관을 갔다.
읽고 싶었던 책을 찾았다.
그런데
그 책이 무지막지하게 두꺼웠다.
다른 책 고를 시간도 없는데 요 책을 읽어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하필 그 근처에 이 책이 있었다.
이게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다.^^
김태권의 책은 일단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퍼실리테이팅의 가장 좋은 예다.
사실 책의 제목을 봤을 때는 육식을 반대하는, 채식에 관한 얘기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렇지는 않았다.
저자는 스스로 육식을 좋아한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고기의 맛은 즐기지만 고기 먹는 일은 미안해하는, 이런 시선으로 이 책을 씁니다.”
이렇게 표현했다.
서문에 나오는 이 문장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글이다.
표지에 나오는 그림부터 책 속에 각 파트마다 등장하는 글은 저자의 그림이다.
“먹는 자와 먹히는 자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습니다.”
책 속으로
아르민 마이베스.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의란 무엇인가>에도 언급된 케이스다. 한 번 검색해보길 바란다.
미꾸라지가 들어 있는 수조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가 달아나려고 버둥거리다가 더 튼튼해진다는 이야기는 거짓이라고 한다. 나도 이렇게 믿고 있었는데.
유대교와 이슬람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에 대한 여러 이유로 등장하는 것이 잡식성이라 인간과 먹는 것이 비슷할 수 있고 목축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책에서는 신선한 이유도 등장하는데 ‘그리스도교로부터 이슬람을 차별화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인기 없는 이론이라고 설명하지만 꽤 괜찮은 이론이다. 한국에 도입된 카톨릭은 빠르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 한국화에 성공하지만, 그보다 늦게 들어온 개신교는 술, 담배, 제사를 금지하는 것으로 차별화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스님이 (공식적으로만)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스님만 그렇다고 한다. 태국과 티베트를 포함한 동양권의 스님은 탁발을 하기에 육식을 허용한다고 한다. 만해 한용운은 육식을 허용하자는 의견을 펼쳤다고 한다. 그냥 허용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 비공식적으로 육식을 할 거라면.
요즘 많이 보이는 마라탕. 마(얼얼한 맛)은 덩샤오핑의 고향 쓰촨성에서 좋아하는 맛이고, 라(화끈한 맛)은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성의 맛이라고 한다. 그래서 덩샤오핑을 계승하는 세력이 강해질 때면 쓰촨 사람들이 힘을 얻으니 국물도 얼얼해지고, 마오쩌둥 쪽이 반격할 때면 국물이 화끈해진다고 한다. 덩의 노선은 경제발전을 표방하고, 마오의 노선은 불평등한 분배 눈제 해결에 관심이 많으니 그 차이가 마라탕에서도 나온다니, 다 보고 나니 마라탕 하나도 참 복잡하다.
현세의 인류가 죽어 화석이 된다면 이 시대를 특정짓는 화석은 닭뼈가 아닐까 한다. 한 해 도축되는 닭은 약 600억 마리라고 한다. 한국에는 1억 9,000만 마리의 닭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닭고기 자급률은 80퍼센트 대라고 한다.
닭 하니 닭도리탕이 빠질 수 없다. 닭도리탕이냐 닭볶음탕이냐. ‘도리’가 일본어 ‘토리’(새)에서 나왔으니 닭볶음탕으로 하자는 주장. 볶음 요리가 아니니 닭볶음탕이 아니다 등등의 의견. 개인적으로는 그냥 발음하기 편한 닭도리탕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자장면이 아니라 짜장면.
맛집 사이트로는 식신과 망고플레이트가 자주 등장한다. 맛을 별로 개의치 않는 나로서는 이렇 사이트를 볼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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