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통계학 책을 보게 되었다.
저자는 책 말미 감사의 글과 본문에서 <새빨간 거짓말, 통계>에 대한 존경심을 두 번이나 표현했다.
그렇다. 위 책과 비슷한 느낌의 통계학 책이다.
<새빨간 거짓말, 통계>는 1950년대에 쓰인 책이라 통계자료가 옛 자료인 것이 좀 아쉽지만 읽기 쉽고 재미있다.
그에 비해 이 책은 한국에서 2013년 출간되어 그나마 자료가 현대적이다. 다만 위의 책 보다는 조금 더 통계 전공적인 얘기가 있어서 어려운 부분도 있다. 회기분석 얘기가 나올 때는 일부 이해 안가기도 했다. 각 장의 본문이 끝나면 통계학을 위한 기초 이론들이 나온다. 이제야 분산과 표준편차가 조금 이해가 갔다.
통계와 수치에 관한 책으로는 <숫자가 만만해지는 책>도 괜찮다.
이 책의 특이한 점. 앞 날개에 보통은 저자 소개가 있다. 이 책은 없다. 책 내용에 대한 소개가 있다. 저자 소개는 뒷 날개에 있다.
또 특이한 점. 페이지 표시가 책 안쪽에 있다. 페이지 보기 불편했다. 이런 쓸데없는 디자인 장난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다음을 예측하는 직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통계학이 세상을 꿰뚫어 보는 도구임을 알려준다. 기업이 어떻게 숫자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지, 누가 통계를 통해 이득을 챙기는지 파헤친다. 통계학적 사고를 느끼게 해주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서문에서는 ‘렛츠 메이크 어 딜’이라는 프로그램에 관한 얘기가 나오는데 아주 흥미롭다. 내 생각과는 다른 결과를 통계학적으로 설명하는데, 읽고 나니 ‘어, 정말 그렇네.’ 이런 느낌이다.
“통계로 거짓말하기는 쉬워도, 통계 없이 진실을 말하기는 어렵다.”
책 속으로
부시 정부가 감세정책을 추진하면서 9,200만 미국인들이 평균 1,000달러 이상의 세금을 감면받는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균’이라는 점이다. 적은 수의 엄청난 부자들에게 매우 큰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대부분은 찔끔 감면을 해도, 이렇게 큰 숫자에 평균을 내면 저런 수치가 나오게 된다. 책에서는 이런 잘못된 통계의 문제를 자주 지적한다. 그러면서 먼저 지적한 예는 술집에서 보통 사람 10명이 와서 술을 마시는데 빌게이츠가 함께 와서 마시게 되면 11명의 평균 소득은 무지막지하게 늘어나는 가상의 상황을 예로 든다. (91쪽)
100여 명의 변호사들에게 로스쿨을 우수한 순으로 꼽아달라고 설문을 했더니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 중간 정도의 순위를 매겼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는 로스쿨이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112쪽) 펜실베이니아 얘기가 나오니 영화 <검사외전> 강동원이 생각났다.
SAT(쉽게 설명하면 미국 수능)점수와 대학 1학년 평점과의 상관계수는 0.56이고, 고등학교 평균 평점(한국적으로는 내신)과 대학 1학년 평점과의 상관계수도 0.56이 나왔다고 한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상관이 높은 거고 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없는 것이다. 참고로 키와 몸무게의 상관계수가 약 0.4다. 고등학교 평균 평점과 SAT점수를 조합하여 대학 1학년 성적과의 상관계수는 0.64라고 한다. 한국적으로 설명하면 수능과 내신을 조합하는 것이 대학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뽑는다는 얘기. (124쪽)
설문의 내용에 관해서도 설명한다. 살인범에 대한 사형에 찬성율은 60퍼센트 정도라 한다. 그러나 단순하게 사형만 묻는 것이 아니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대안으로 제시할 경우 사형을 선호한 미국 국민은 47퍼센트에 불과하게 된다. (309쪽)
‘섹슈얼리티의 사회적 구조 : 미국의 성생활’이라는 조사 결과 중 흥미로운 것 몇 가지 (313쪽)
■ 성관계 상대가 한 명인 응답자는 상대가 다수이거나 없는 응답자보다 더 행복했다.
■ 기혼 남성 중 1/4, 기혼 여성 중 10퍼센트가 혼외 성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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