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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나의문화유산답사기 10 : 서울편 2 유홍준 (리뷰)

by 안그럴것같은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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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저자에 대한 소개는 필요없을 듯

답사기 서울편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근에 서울 3, 4편이 출간되었고 1, 2편은 2017년에 출간되었다. 즉 내가 들은 소식은 3, 4편이 나왔다는 기사였다. 1, 2편이 나온 줄도 모르고. 시리즈의 9, 10권에 해당하는 서울편 1, 2권을 보게 되었다. 목차를 보니 10권 서울편2가 더 호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10권을 먼저 봤다.

 

사실 이 답사기를 접하게 된 계기는 박기평씨가 이 책을 추천해서이다. 그래서 바로 서점으로 가서 1, 2권을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박기평씨의 추천이라 안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나서 거의 30년이 흘러 다시 유홍준의 답사기를 접하게 되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0권 서울편 2권의 내용은 한양도성, 자하문, 세검정, 부암동, 덕수궁, 동묘(동관왕묘), 성균관을 다루고 있다. 참고로 답사기 9권 서울편 1권에서는 종묘, 창덕궁, 창경궁을 다루고 있다. 이 블로그는 서울편 2권을 다룬다.

 

 

 

이 책의 부제는 유주학선 무주학불(有酒學仙 無酒學佛)(에구 한글자 한글자씩 다 찾아서 한문으로 바꾸느라 힘드네)이다. 첨보는 문구다. 흥선대원군의 난초 그림에 있는 도장에 이 글이 있다고 한다. 글을 쓴 게 아니라 도장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 도장이라면 여러 번 쓸 수 있다는 말인데 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8자의 문구라면 그냥 손으로 쓰는 게 더 쉬운 일 아닌가. <석란도> 10곡 병풍에 각 폭마다 문자도장이 찍혀 있는데 그 중 4폭에 찍힌 도장이라고 한다. 더 황당한 건 미국 하버드대학의 아서 M. 새클러 뮤지엄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흥선대원군의 그림이 미국 하버드의 미술관에...... 

뭐 일단 그렇고. 내용은 ‘술이 있으면 신선을 배우고, 술이 없으면 부처를 배운다’는 의미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적은 있어도(신자는 아니다) 절이나 성당에서 불공을 드리거나 미사를 드려본 적이 없어서 부처를 배우기는 힘들듯하다. 나는 신선을 배우겠다.

 

저자는 서문에서 시리즈의 완간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밝힌다. 앞으로 더 답사하고 싶은 곳을 언급한다. 올해 나온 서울편 두 권과 함께 더 좋은 책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저자는 1955년 청운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즉 어릴적부터 이 책에서 언급된 동네에서 살았다는 얘기다. 어릴적 소풍다니던 곳을 다시 답사하며 자료를 조사하며 책으로 펴내는 느낌은 어떨까. 또 하나 저자에 관해 아주아주 흥미로웠던 것은 1988년 박사과정에 입학해서 1997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나랑 같은 학교를 비슷한 시기에 다녔는데 저렇게 생긴 아저씨 본 적이 없다. 내가 학부생일 때 아마 미술교양과목을 강의하셨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미술에 워낙 재능이 없어 아예 관심 없는 분야였는데, 학부생때 저자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는 노무현 정부 때 문화재청장을 지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북악산 개방에 관해 있었던 일들은 당사자밖에 알 수 없는 일이라 흥미로웠다. 문화재청장 임명과 관련한 연락을 비서실에서 받고 집사람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거긴 월급 얼만데?”

 

한양도성의 숙정문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전략) 1976년 북악산 일대의 성곽을 보수하면서 숙정문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문루머리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쓴 현판이 걸려있다. (68쪽)

하긴 이 분은 광화문 현판도 손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신 걸로 알고 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홍제천, 남,북가좌동, 평창동 등 지명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점은 흥미롭다. 가좌동은 가재가 많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고, 5군영 중 총융청의 군량미 보관 창고를 평창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책은 2017년 출간되었는데 인왕제색도가 리움에 있다고 나온다. 물론 나도 리움에서 인왕제색도를 접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인왕제색도는 국가에 귀속되어있다. 이건희 컬렉션이 워낙 많아서 돌아다니며 전시를 하고 있다. 검색해보니 현재 이건희 컬렉선 모네, 피카소는 과천 현대미술관에, 김환기 작폼은 청주 현대미술관에 있다. 인왕제색도는 최근 국립광주박물관에 있는 걸로 보인다. 인왕제색도는 전국투어 중에 있어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확인해야겠다. 볼만한 그림이다. 교과서에서 사진으로 접하는 것과 다르다.

 

 

 

책에서는 이병직이라는 인물에 대해 비중 있게 소개한다. 1940년 잡지의 자료를 들어 개인소득 순위가 5위에 해당하는 분이란다. 많은 재산으로 많은 예술품을 모으셨다고 한다. 일단 이병직을 잘 모르니 넘어가자. 내 눈길을 끈 건 인촌 김성수가 4위에 올라있다. 1940년 자료다. 친일하기 좋은 때였다.

 

앞서 블로그 글에서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며 동묘(동관왕묘)가 나온다고 했다. 먼저 책의 목차를 보는데 ‘동관왕묘’라고 나온다. 이게 뭐지 싶었다. 삼국지의 영웅인 관우가 신격화되어 관왕으로 받들여지며 사당보다 격이 높은 묘(廟)가 된 것이고 조선시대에는 동서남북에 관왕묘가 있었는데 지금은 동관왕묘만 남았다. 그것을 우리는 줄여서 ‘동묘’라고 부르는 것이다. 즉 누구의 묘인지가 더 중요한데 덜 중요한 동(東)만 남아 동묘가 되었다.

그러면서 저자가 말하는 것이 ‘하우스작물’이다. 실제 시험에 이 용어가 출제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하우스작물이라하면 비닐하우스에서 키우는 것을 말한다는 걸 안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하우스작물’이라 하면 ‘집에서 키우는 작물’인데, 그럴바엔 더 중요한 단어의 포인트를 살려서 ‘비닐작물’이라 부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신라 경덕왕때, 고려 인종때, 조선 세종때, 그리고 영,정조 때를 문예부흥기로 꼽으며 이후 200년간 문예부흥기가 없다고 했다. 아마도 책이 출간된 시기가 2017년이라 K-팝과 BTS, 아카데미 작품상과 여우 조연상 수상, 오징어게임과 이정재의 수상을 보지 못한 때라 그렇게 생각한다. 개정판이 나온다면 앞서 언급한 ‘인왕제색도-리움’은 살짝 손만 보면 되겠지만 우리나라에 문예부흥기가 없다고 하는 이 부분은 왕창 도려내서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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