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는 이 책을 불교서적으로 분류했다.
도서판매 사이트에서는 인문교양서로 분류했다.
내 판단은 서점의 승리.
돌아가신 법정스님을 포함하여 스님의 책을 다 불교서적으로 분류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판사, 변호사가 쓴 책이 모두 법률서적은 아니듯이.
저자는 스웨덴 사람이다.
번역서는 대부분 책의 시작 부분이나 끝 부분에 원제, 저자 이름과 함께 All right reserved라고 나오는 페이지가 있다. 그런데 그 페이지에 스웨덴어로 제목이 써 있는데 당연히 나는 스웨덴어를 모른다.
파파고를 확인해보니 스웨덴어 번역이 없다. (파파고에는 태국어, 인도네시아어도 번역이 된다. 스웨덴이 쪽수에서 밀린 것 같다. 참고로 스웨덴 인구는 약 천만 명이다.)
스웨덴어 번역기를 찾아보기도 귀찮고.
그러나 스웨덴어도 알파벳을 사용하는 문자로, 영어권과 비슷한 철자를 가진 단어들이 나오는데...... 추정컨대, 이건 스웨덴어를 모르는 내가 추정하는 제목이다.
숲속 스님의 삶에 대한 지혜
이런 문구가 아닐까. 아님 말고
물론 영어 원제는 한글 제목과 같이 <I may be wrong> 이다.
이 책의 번역자는 영어 전공자로 아마도 스웨덴어로 출판된 책이 영어로 번역된 책을 번역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책 앞부분 추천사에는 도종환과 달라이 라마의 추천사가 나온다. 추천인의 레벨이 남다르다.
아디야산티라는 저자의 스승은 이 책을 천천히 읽고 한 잔의 차처럼 음미하기를 권했다. 이 추천사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독특한 점 중의 하나는 그림이 아주 인상적이다.
표지를 포함해서 총 10점 이상의 그림이 있다.
토마스 산체스라는 화가의 그림이다. 구글에서 검색해봤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토마스’에다가 ‘산체스’야? 이게 검색이 되겠어? 중국에서 왕서방 찾는 것도 아니고.
그랬는데
토마스 산체스 화가가 바로 등장한다. 잘나가는 사람인가보다.
오랫동안 명상을 수행해왔고 자연과 동양철학을 영감의 원천으로 생각하는 화가라고 한다.
그림 정말 인상적이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서
이 책은 평범하게 대학 졸업하고 좋은 회사 들어가서 스물여섯에 임원 예정으로 잘 나가다가 태국에서 불교에 귀의해 승려 생활을 하며 17년간 수행하다가 승복을 벗고 스웨덴으로 돌아와 활동하다가 루게릭병을 얻어 2022년 1월 숨을 거둔다는 내용이다.
즉, 저자의 자서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저자의 삶이 공감되지 않는 것 사실이다. 그것도 서양사람에게 불교라니.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낄 수는 있다. 그때 이 사람을 이끈 것이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이라는 책이다. 저자가 1961년 생이니 원서가 출판 된 지 시간이 좀 되는 책이다. 한국에도 번역본이 나와 있다. 저자는 세 번이나 읽었지만 난해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이 책도 읽을 책 리스트에 올려본다. 설마 저 책이 나도 불교로 이끌지는 않겠지.
책에서는 안락사에 관한 이야기가 두 번 나온다. 한 번은 저자의 아버지, 다른 한 번은 본인의 안락사에 대한 생각. 저자가 안락사로 죽었는지에 관한 내용은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다만 고통이 심해질 경우 안락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나온다. 저자의 아버지는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다. 아마도 스웨덴은 안락사가 불가능하고 스위스는 가능해서 그런 결정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위스도 나름 안락사의 조건이 있을텐데 궁금해진다.
에필로그를 제외한 본문의 마지막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마친다.
내가 이생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게 당신의 눈이었으면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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