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

(도서) 부디 아프지마라 : 나태주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3. 2. 8.
반응형
SMALL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이런 건 뭐라 하지? 속담, 격언?

뭐 어쨌거나. 

이 책이 딱 그랬다.

절대, 별로라는 얘기는 아니다.

나의 기대가 컸다.

 

나태주의 시집을 너무 좋은 느낌으로 봤다.

그래서 그의 산문도 괜찮을 줄 알았다.

 

 

특이점.

표지를 포함해서 중간에 그림 몇 점이 있다.

서선정이라는 분의 그림이다.

따라서 그려봤다.

 

저자는 서문에서 

날마다 잠에서 깨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살리고 나의 글을 읽는 일이고 저녁 시간에도 제일 나중에 하는 일이 컴퓨터에 나의 글을 적어 넣는 일이다. (6~7쪽) 라고 밝히고 있다.

아..... 힘들다. 이래야 이런 작가가 되는 구나.

 

나는 전봉건이라는 분을 모른다.

그 분이 저자에게 “나 형, 될수록 산문은 쓰지 않도록 하게요. 시를 쓰는 데 산문은 방해가 됩니다.”(28쪽) 라고 하셨다고 한다.

저 분의 말씀을 좀 들으시지. 이 수필은 시에 비해 임팩트가 적었다.

 

물론 이 책은 정치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런데 잠깐 그와 관련된 얘기가 나온다.

내가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남에게 나누어 줄 줄 알고, 베풀 줄 알고, 낮아질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보수의 자세다. 더불어 내가 진보적인 사람이라면 보다 부드러워지고, 보다 긍정적이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도한 좋은 진보의 본분이다. (50쪽)

보수와 진보에 관해 참으로 멋진 생각을 제시해주셨다.

 

저자가 시인이다보니 저자의 대표 시인 <풀꽃>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 저자가 있는 공주풀꽃문학관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대표 시인만큼 풀꽃만 소개한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야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책 내용 중에는 이름에 관한 얘기도 나온다. 

누군가 나태주란 이름이 시인의 이름으로 적절하다고 말했단다. 

이름에 받침이 하나도 없어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단다. 

나는 완전 인정한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 ‘김’의 경우,

우리는 ‘김’이라는 한 음절로 생각하지만

사실 ‘기’라는 발음이 훨씬 더 쉽고 ‘김’이라는 발음은 ‘기’라는 발음보다 힘이 더 들어가야 한다.

아이의 이름을 지을거라면 가급적 받침이 없는 이름을 지어주자.

그게 훨씬 더 부르기 쉽다. 

성이야 어쩔 수 없는거지만.

 

책에서는 또 흥미로운 것이 하나 있는데

저자가 소장한, 1961년도에 민중서관이 발행한 <국어대사전>이 있는데 이 책에는 ‘공해’라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당연히 1961년에 나온 책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저자가 썼으니 그렇겠지 하지만 조금 놀랍다.

 

책의 마지막은 저자가 자녀들에게 전하는 <미리 쓰는 편지>라는 글로 마무리된다. 일종의 유서라고 보면 된다. 나의 유서는 항상 프린터에 혀를 내밀고 있다.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