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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 제러미 블랙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3.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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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책 내용을 다 설명하고 있다.

영어 원제 A Short History of War

 

목차를 보면 책은 39개의 장으로 이뤄져있다.

각 장의 제목을 살펴보면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로마와 한니발. 십자군, 몽골과 티무르.’ 이와 같이 개별 국가와 개별 전쟁을 다루기도 하고

육상전의 화약 무기, 새로운 양식의 요새, .’ 등과 같이 전쟁의 테마를 정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그 중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었다.

임진왜란

저자는 영국인인데 과연 임진왜란을 어떻게 언급했을지 궁금했다.

 

그러고 보니 ‘임진왜란’은 우리가 부르는 명칭이고 다른 나라는 어떻게 부르는지 궁금했다.

일본에서는 당시 연호를 따서 분로쿠・게이초의 역(文禄・慶長の役)이라고 하고,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에서는 당시 명나라 황제였던 만력제의 호를 따 만력조선전쟁(萬曆朝鮮戰爭), 항왜원조(抗倭援朝)라고도 부르기도 하나 미국, 영국 등 영어권 국가들은 주로 일본의 한국 침공(Japanese invasions of Korea)이라고 부른다.(위키백과 참고)

역자는 아마도 저 문구를 ‘임진왜란’이라고 번역하지 않으셨을까 생각된다.

 

임진왜란 얘기가 나왔으니 이 부분 먼저 살펴본다. 과연 영국인인 저저는 임진왜란을 어떻게 볼까.

이순신 장군과 의병 얘기가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기대했던 ‘세계적인 해군 장군 이순신’같은 표현은 없었다. 일본에서는 이 침략이 실패한 이유를 명나라의 개입으로 본다고 한다.

저자는 ‘일본군은 조선 농촌에서 기대한 만큼의 자원을 수탈하는 데도 실패했다.’(236쪽)라고 서술하는 등 침략 실패의 이유를 보급, 병참의 문제로 봤다. 수탈할 식량은 없고, 해상 보급은 막히고. 거북선 국뽕을 하는 한국 교과서보다는 훨씬 객관적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임진왜란 이전의 오다 노부나가와 임진왜란 이후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본 이야기를 서술하여 전쟁 전후의 일본 사정을 서술하고 있다.

 

 

 

이왕 한국 얘기 시작했으니 이번에는 6.25 얘기로.

공산 진영의 기획가들이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예측하지 못했다(345쪽)고 언급한다.

이 부분은 조금 논쟁의 여지가 있다. 당시 한국파병을 위한 UN 안전보장이사회에 소련이 불참한 것은 냉전시대에 접어든 소련이 미국의 국력을 빼기 위한 전술이라는 견해가 있다. 남한이 압록강까지 밀어붙이니 중국으로서는 당연히 참전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소련은 북한에게 무기나 좀 지원해주고 북한과 중국의 손을 이용하여 미국과 전쟁을 벌인 셈이다.

 

 

이 책의 특징은 책의 뒷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서구 중심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동서양을 횡단하며 풀어낸 탁월한 전쟁사

 

그렇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책을 쓰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가장 오래된 청동검은 기원전 3000년 이전에 오늘날 터키 지방에서 만들어졌다. (24쪽)

기원전 3500년 경에는 바퀴로 움직이는 탈것이 서아시아에 존재했는데, 이는 전차 발전의 핵심 요소였다. (26쪽)

히타이트는 일찍부터 철제 무기를 썼지만 활용은 아주 제한적이었고, 철기를 군사에 체계적으로 활용한 제국은 아시리아였다. 북부 메소포타미아에 근거지를 둔 이 제국은 기원전 911년부터 기원전 609년까지 가장 강대했다. (33~34쪽)

중국에서 두 개의 등자(발걸이)가 묘사된 가장 오래된 토우는 기원전 322년경의 것으로 추정된다. (47쪽)

비록 해당 세력 간의 충돌은 소규모에 그쳤지만, 17세기 말 유럽의 전쟁 능력이 중국의 청나라나 인도의 무굴 제국보다 더 우월했다고 할 만한 근거는 없다. (229쪽)

□ 로마시대에도 안장과 등자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동양 중심의 전쟁 문화를 소개한다. 서양 중심의 전쟁사를 벗어난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 그러나 몇 가지 단점도 있다.

 

 

 

그림이나 사진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 전쟁 전술이나 대형 같은 걸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내용이 너무 간략하다. 이 책은 400쪽이 조금 넘어간다. 이 정도의 두께에 전쟁의 기원부터 현재까지 서술하다 보니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든다.

 

로마와 카르타고가 벌인 3차에 걸친 포에니전쟁이 5페이지 정도에 나온다. 그러니 간략하게 서술될 수 밖에 없다. 포에니 전쟁을 예로 든 거고 거의 모든 다른 전쟁도 빠르게 서술하는 그런 느낌이 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결론’에서

전쟁에 대한 책으로 말하자면 몇 층에서 떨어지든 지상의 보행자에게 치명상을 입히고도 남을 만한 벽돌 책이 드물지 않다. (400쪽)라고 서술했다. 나도 벽돌을 만들고 싶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이 책의 다른 특징을 설명한다.

 

 

 

2019년 국가별 군비 지출 순위 10개 국가가 나온다.(381쪽) 표현된 숫자의 단위는 10억 달러다.

미국이 732로 당연 1위고, 중국이 261로 2위, 일본이 47.6으로 9위, 한국이 43.9로 10위다.

심심해서 2위부터 10위의 군비를 모두 더해보니 698로 9개 국가 군비의 합이 미국의 95퍼센트다. 9명이 다구리로 붙어도 돈만 보면 못당해내는 천조국이라는 말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찾아보기’가 있다.

앞서 언급한 ‘포에니 전쟁’이 몇 페이지에 언급되어 있는지 단어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이 중에 ‘ㅊ’ 부분만 살며보면

차코 전쟁, 찬다와르 전투, 찰디란 전투, 체리뇰라 전투, 체슈메 해전’이 나온다. ‘ㅊ’부분에 있는 단어는 이게 다다.

이 전쟁들을 들어본 적 있는지? 이런 식이다. 너무 많은 전쟁과 전투를 다루다보니 생판 첨 들어보는 전쟁이 너무 많았다.

 

전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작은 단점을 무시하고 읽어볼 만한 책이다.

 

새롭게 궁금하게 된 것

책의 뒷 표지에는 다른 교수의 추천사가 있는데 마지막 추천사가 ‘울버햄프턴대학 교수’로 나온다. 울버햄프턴? 황희찬 소속 팀 이름이 울버햄튼 아니었나 싶었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포털에서는 황희찬의 소속팀은 울버햄튼 원더러스 라고 나온다. 뭐 발음상의 문제긴 하지만 실제로 찾아보니 철자가 Wolverhampton이었다. 영국사람들은 과연 이걸 어떻게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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