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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열두발자국 : 정재승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3.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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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로 유명한 과학자 정재승의 책이다.

나는 책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보는 경향이 있어서 어떤 책인지 모르고 접하게 되었다.

정재승의 책이라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된 듯하다.

최근에 ‘집사부일체’에도 나오셨으니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

 

방송 얘기하니까 생각나는데, 엄홍길이 8천 미터 16좌를 해도 사람들이 몰라봤는데 ‘무릎팍도사’ 나왔더니 술집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보더라고 했다. (사실대로 쓰지 않고, 좋게 표현해서 술집’, ‘사람이라고 했다.)

 

책 제목이 독특하다. 좋다는 말은 아니다.

<열두 발자국>이라는 제목은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의 숲으로 여섯 발자국>을 떠올렸다고 한다.

에코의 저 책은 읽지 못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인용된다.

그가 스페인 서북부 갈리시아 지방 라코루냐라는 작은 도시의 과학관을 방문했는데 생일과 고향을 얘기하면 본인이 태어난 날의 밤하늘을 보여준다고 한다.

나는 볼 수 없었던, 내가 태어난 날의 밤하늘. 참 낭만적이다.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있으려나.

어쨌거나 <열두 발자국>인 이유는 저자의 강연 12개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열두 발자국’에서 아무런 느낌이 없는 걸로 봐서는 ‘과학콘서트’같은 제목이 더 나아보인다.

 

 

 

 

책의 프롤로그는 ‘오일러수’라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시작부터 사람 기 죽인다.

나는 오일러수가 뭔지 모른다.

이 오일러수와 관련된 내용은 구글의 입사 채용과 관련된 내용인데, 그래, 그래서 내가 구글에 취업 못하고 이 지경으로 책이나 보고 있나보다.

오일러수는 모르지만, 서문에 나오는 이 내용은 처음 듣는 내용인데 아주 산뜻했다.

 

책의 앞 날개에 나오는 저자 소개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즉 이 책은 사람에 관한 책이다.

‘과학’, ‘물리학’하면 생각나는 골치 아픈, 나랑 상관없을 것 같은 이미지보다는

심리학적인 내용에 가까우며, 일상적인, 상식적인 내용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주제는 결정장애, 결핍과 욕망, 미신, 창의성,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등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내용들이다.

선택과 관련한 재미있는 실험 하나 소개. 2007년 대선 이명박과 정동영이 나왔다. 한나라당 지지자에게 이명박 사진을 보여주면 뇌의 긍정적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민주당 지지자에게 정동영 사진을 보여주면 별 반응이 없지만, 이명박 사진을 보여주면 부정적 반응이 활성화되었다. 이런 실험을 대선 전에 했다고 한다. (44~5쪽) 기발하다. 민주당 지지자는 정동영이 좋은 게 아니라 이명박이 싫을 뿐이었다.

 

저자가 학생들과 매주 면담을 한다고 한다. 대부분 하는 말이 ‘내가 하는 게 재미없는건 아니고,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절실함은 없다.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이런 식이라고 한다. (58쪽)

얼마 전 방송에서 본 내용이다. 음악 콩쿨과 관련하여 외국으로 음악 유학을 간 한국 학생들은 스승에게 곡을 골라 달라고 한다고 한다. 외국 스승은 ‘네가 하고 싶은 곡을 선택해’라고 하지만 한국 학생은 자기 곡을 고르지 못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책을 통해서.

 

저자는 본인에 대해 밝히길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원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수업시간에 단 한 번도 졸아본 적이 없단다. 강의를 귀로 듣는 게 교과서를 읽는 것보다 효율적이란다. (101쪽)

이와 관련된 얘기로 저자의 부모님은 아이에게 나가서 뛰어놀라고 하셨단다. 부모의 육아에 대한 얘기가 조금 나오는데, 역시나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미 이런 부모를 만난 건 내 선택이 아니니 어쩔 수 없고.

고등학교 때 K 영어 선생님의 수업은 거의 취침, 휴식시간이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새해 결심이 실패하는 이유는?

내년에도 새해가 오니까.

그럼, 내 삶에 더 이상 새해가 없다면.

그래서 암 걸리고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살아난 사람이 술 끊고 담배 끊고 하는 거란다.

 

타인의 얼굴을 보고 감정을 읽을 때 동양은 눈을 보고 서양은 입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 이모티콘도 서양은 :)을 사용하고 동양은 ^^을 사용한다는 얘기는 본 적 있을 거다.

그러다보니 눈은 있지만 입은 없는 헬로키티가 서양에서는 인기가 없다고 한다. (194쪽) 그런가 싶어서 헬로키티 이미지를 확인해봤더니 정말 눈하고 코만 있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말 들어본 얘기다. 이 얘기가 ‘노력하면 된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모두 노력을 하지만 저는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1%의 영감이 있습니다”라는 의미로 에디슨의 ‘잘난척’이란다. (199~200쪽)

‘산이 거기에 있기에’(‘비코즈 잇츠 데어’)도 비꼬는 투로 말한거다. 멋진 등산 철학 생각하지 말자.

 

책에서는 그림 하나가 소개된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그로브 미술관에 살바도르 달리의 <십자가의 성 요한의 그리스도>가 나온다. (206쪽) 그림 제목 번역이 잘못된 거 아냐? ‘Christ of St.John of the Cross’ 번역 맞다. 기회가 된다면 이 그림도 한 번 보고 싶다. 2미터가 넘는 대작이다. 물론 책에서는 미술사적 회화적 가치를 논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칼 세이건의 <에덴의 용>을 “엄청나게 재미있는 책”이라고 했다. 리스트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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