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잔잔하고 따뜻하다.
이 책을 보고 나서는 쌩뚱맞게 전원일기가 떠올랐다. 전원일기 서점버전
기승전결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이런 거는 이 책에는 없다.
보통 소설이
서울에서 출발해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에 도착한다면
이 책은 과속방지턱만 넘어간다.
저자는 책 후미 <작가의 말>에서
무엇보다 몸이 만족하는, 마음이 받아들이는 하루다. 나는 이런 하루를 그려보고 싶었다. 이런 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그려보고 싶었다. (362쪽)
이렇게 이 소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체로 소설에서는 목차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목차를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소설은 목차가 아주 길다.
굉장히 많은 짧은 단락으로 구성된다.
제목처럼 이 소설은 서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서점이 중심이다 보니 많은 책이 등장한다.
<슬픈 짐승>, <호밀밭의 파수꾼>, <에이미와 이저벨>, <옳고 그름>,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빛의 호위>, <세계사 편력>,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일하지 않을 권리>, <소유냐 존재냐>, <저녁의 해후>, <서 있는 여자>, <그리스인 조르바>, <밤에 우리 영혼은>, <프래니와 주이> 등이 나온다. (더 있다.)
소설이 많다. 아마도 저자가 좋은 느낌으로 읽었던 소설이 아닐까.
몇 권을 읽을 책 리스트에 올렸다.
주인공은 결혼과 이혼을 겪었는데 연애가 내용의 중심이 아니다 보니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그 내용도 짧게 나온다.
소설 내용 중에는 영국 그룹 Keane의 <hopes and fears>라는 노래에 관한 내용이 있다.
어떤 노래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들어본 노래다. 노래 괜찮다.
내용 중엔 주인공이 나영석 피디와 <꽃보다 청춘>의 아프리카, 호주편을 좋아한다고 나온다.
아마도 저자도 그럴 듯.
책 속으로
■ 좋은 책에 관해 주인공은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는다.
삶을 이해한 작가가 쓴 책. 삶을 이해한 작가가 엄마와 딸에 관해 쓴 책. 엄마와 아들에 관해 쓴 책. 자기 자신에 관해 쓴 책. 세상에 관해 쓴 책. 인간에 관해 쓴 책. 작가의 깊은 이해가 독자의 마음을 건드린다면, 그 건드림이 독자가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그게 좋은 책 아닐까. (41쪽)
“한번 가족이라고 해서 계속 가족일 필요는 없잖아요. 사장님이 가족과 함께할 때 불행하다면, 그건 아닌 것 같아요.” (169쪽)
■ 이미 실행하였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거짓말이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게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어떨 땐 문제가 되기도 하니까요.” (313쪽)
■ 친구를 통해 그녀가 한국에 왔으며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였다고 얘기를 들었다. 그녀는 나에게 한국에 온다는 연락도 안했다. 그녀의 집에 전화를 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역의무 이행 중에 있었던 일이다. 저 글을 보고 그때 일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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