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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 : 한중일 편 (서평)

by 안그럴것같은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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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효기심’이다. ‘호기심’이 아니고.

저자의 유튜브 채널 이름이 효기심이다.

가끔 유튜브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자주 듣는 건 아니고.

(나는 유튜브를 잘 ‘보지’ 않는다. 가끔 이렇게 떠드는 유튜브를 ‘듣는’다.

그래서 화면을 봐야 하는 먹방이나 등반 영상, 개그 채널 등은 보지 않는다.

주로 교육을 하는, 말로 떠드는 영상을 듣는다.)

 

저자는 1991년생으로 대학 졸업을 미루고 방송과 집필 등을 한다고 하니

유튜브가 대세이긴 한 모양이다.

그래도 이왕 들어간 대학인데 졸업은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그게 뭐 어려운 것도 아니고.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 기존의 역사적 견해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한다.

둘, 자세하게 몰랐던 역사의 뒷얘기,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추천할 만한 이유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이 책도 방송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펴낸 듯 하다.

방송용 멘트가 그대로 책에 실려 있다.

아마 ‘책’ 자체가 목적인 저술이었다면 안 실렸을 문장이 종종 나온다.

그래서 편하게, 빠르게 술술~ 읽을 수 있다.

역사책인 만큼 지도 그림도 많고, 사진 자료도 많다.

즉, 글이 적어서 빨리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고구려, 백제, 수나라의 외교 관계를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유튜브니까 가능한 일이다.

- 고구려 : 선빵쳤던 거 미안해 형. 앞으로 신하 노릇 잘할게. 그만 싸우자!

- 백제 : 고구려는 조공책봉관계 맺고도 뒤통수 친 쓰레기 같은 애들이야. 형, 이번 기회에 고구려 박살내자.

- 수나라 : 백제야, 나 고구려 용서했어. (90쪽)

중국의 분열 시기는 한마디로 ‘개판’이라고 표현한다.

유튜브 멘트를 그대로 옮긴 듯.

 

시간이 지날수록 기독교가 일본에서 어그로를 오지게 끌게 됩니다. 신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기독교의 교리는 철저한 신분질서를 통해 백성들을 통제하고 있던 막부의 심기를 건드리죠. (394~5쪽)

전형적인 유튜브 말투다. 즐겁게 읽으면 된다.

 

제목은 ‘한중일 편’이라고 되어 있다.

‘유럽 편’이 먼저 출판된 듯.

유럽의 복잡한 역사는 개인적으로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앞 7개 장은 중국 이야기이고, 뒤 3장은 일본 역사다.

즉, 제목에서는 ‘한중일 편’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은 ‘중일 편’ 이다.

 

그리고 ‘한중일’......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내 귀를 의심하는 단어를 들었다.

‘한일중’ 회담 진행이 어쩌구 저쩌구......”

아니 상식적으로 우리는 늘 ‘한중일’이라고 하지 않았나?

언제부터 ‘한일중’이라고 했었지? 그것도 뉴스에서.

용산총독부에 이상한 *이 들어가 있으니 정말 별걸 다 통제하고 있다.

(추가)공식 명칭은 개최 순번에 따라 첫 번째에 '주최국'이 나오고 그다음부턴 다음 회의 주최국의 이름을 넣는 것으로 암묵적 합의가 돼 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올해 회의는 '한일중 정상회의'로 부르는 것이 맞는다고 한다.

다만 3국 모두 자국을 먼저 표기하는 게 당연시됨에 따라 중국에서는 '중일한'으로, 일본에서는 '일중한'으로 부르고 있어 순서를 굳이 따지는 것이 큰 의미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2024. 5.26. 뉴스1)

그래서 오늘 두 공중파 방송 뉴스를 다 봤는데, 한 방송사는 '한일중'이라 했고 다른 방송사는 '한중일'이라고 했다.

 

 

하나 좀 아쉬운 단점은, 독자층 연령을 아주 낮게 잡았나 싶은 주석 해설이 너무 많다.

‘어부지리’가 설명이 필요한 단어인가?

‘본적’(어디 김씨, 어디 이씨, 이런 거)이 해설이 필요한가?

‘서구열강’, ‘부국강병’ 단어에도 설명을?

네 가지만 제시했지만 이것 말고도 해설을 단 기본적인 단어가 너무 많다.

이렇게 너무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단어에 해설을 달은 건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한국과 별로 인연이 없었던 중국과 일본의 분열기에 대한 설명은 조금 지루했다.

 

 

 

 

책 속으로

 

고조선의 건국은 기원전 2333년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서거정이 <동국통감>에서 중국의 요 임금 즉위 24년 뒤에 건국되었다는 기록에 근거한다. (17쪽) 그러나 저자는 중국의 건국 신화나 일본의 건국 신화를 모두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비판한다. 그로 인하여 고조선의 건국도 자연스럽게 부정된다.

 

진시황릉, 아마 가보지는 못했어도 병마용으로 가득 찬 사진은 본 적 있을 것이다. 이곳은 일종의 진시황릉의 별관이고 진짜 진시황릉은 1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전체 면적이 2.44 제곱킬로미터란다. 참고로 여의도가 2.9 제곱킬로미터라니 여의도보다 약간 작은 크기. (45~6쪽)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원나라가 고려의 왕을 사위로 삼으며 ‘부마국’으로 대우를 받아서 속국이 아니라 자주국이었으며 ‘원간섭기’라는 말을 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신선했다. (138~9쪽) 왕의 시호가 ‘충*왕’인데 ‘간섭’이라. 그리고 원나라가 고려를 이렇게 대하는 이유가 책에서 설명된다.

 

명청 교체기와 병자호란 전후 조선의 사정과 관련한 내용은 자세하여 아주 흥미로웠다.

광해군 통치기에 조선이 비교적 안전했던 이유는 광해군의 중립외교 덕분이라기보다는 후금과 명나라 간의 정세 때문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206쪽)

 

저자는 ‘마치는 글’에서 두 권의 책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 동아시아의 역사를 살펴봐도 권력자들은 하나같이 겉만 번지르르한 명분만 앞세울 뿐 뒤에서는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4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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